동시로 찾는 꿈과 희망

한국교육문예연구원 이문희 원장

등록 2003.08.13 08:31수정 2003.08.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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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영

"동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찾아주고 싶습니다. 동시는 아이들이 쓰는 것이라는 인식은 잘못됐어요. 모든 사람이 감동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동시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순수한 세계를 넓혀줄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어요. 제 힘이 닿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좋은 동시를 쓰고, 보급하는 것이죠."


동시 보급을 통해 보다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한국문예연구원 이문희(44) 원장은 그야말로 문학계의 마당발이다.

한국문예연구원 원장, 한밭대 평생교육원 주임교수, 대전문인협회 이사, 대전아동문학회 회원 등 매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교사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지도 하는 것.

어렵고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글쓰기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을 바로잡아주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게 그녀의 소신이다.

이 원장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그늘진 아이들의 표정을 밝고 활기차도록 삶을 바꿔 놓은 잊지못할 사연을 털어 놓았다.

"예전에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글쓰기 지도를 한 적이 있어요. 그 아이가 글을 써서 최우수상을 받고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한 후로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 아이는 상을 받고 나서 ‘처음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다’면서 ‘나도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 수 있구나’생각했대요. 글쓰기를 통해 자신감을 찾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가슴 뿌듯함을 느꼈어요."


감동 있고 진솔한 글을 쓰려면 가슴 아팠던 기억까지 전부 끄집어내야 하기에 아이와 함께 그녀도 많이 울었다.

글쓰기는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인정 못 받고 칭찬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칭찬해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이 원장은 바로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아이들을 지도해 왔다.


"이 부분은 생각이 들어가서 멋있네. 여기는 표현을 잘했네. 이런 식으로 칭찬해주면 처음에는 칭찬을 받아들이지 못한 아이들도 점점 익숙해집니다. 칭찬해 준 사람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그 아이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죠. 작가될 수 있겠네 하고 말해주면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책에 관심 갖고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니까 정말 작가가 되고자 하는 꿈을 아이들에게 심어줄수 있는 거죠."

아이들의 꿈이 커 나가는지 눈에 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런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는 이 원장은 아이들에게 고운 마음, 밝은 마음을 가지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시를 쓰게 하면 자연스럽게 고운 심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특히 이 원장은 지난 97년부터는 여성회관에서 ‘자녀 글쓰기 지도’라는 강좌를 맡아 주부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교육도 하고 있다. 주부들과 아이들을 동시에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삶을, 엄마에게는 아이들의 삶을 많이 들려주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가교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

"얼마 전 3개월 과정을 모두 수료한 여성회관 수강생들이 한마디씩 하고 싶은 말을 적은 도화지를 선물해줬어요. 어찌나 기쁘고 행복하던지 집에다 걸어 놓고 날마다 읽습니다. 저로 인해 삶이 바뀌었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이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해요."

언제나 일에 쫓겨 다니지만 마냥 행복하다는 이문희 원장은 수강생들에게 선물 받은 도화지를 자랑하며 아이 같은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눈물 흘릴 줄 아는 그녀는 내년에 동시집을 발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아이들 못지않은 순수함을 간직한 이 원장의 작품이 담긴 동시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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