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훈
바야흐로 요즘은 2학기 수시모집 철이다. 대학으로 가는 길로서 첫 번째를 1학기 수시모집으로 친다면, 이제 두 번째 대학가기 연례행사가 진행 중인 셈.
그런데 낮 시간을 조금 할애해서 준비해도 거뜬했던 1학기 수시모집 때와는 달리, 우리는 밤 10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까지 학교에 남아, 2학기 수시모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한 배경에는 단순히 1학기 수시, 2학기 수시라는 어감상의 차이뿐만이 아닌 여러 가지 상황 변화에 따른 사연이 있다.
우선 수시모집 지원자와, 그들이 지망하는 대학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
사실, 1학기 수시모집에 비해 2학기 수시모집에서는 전체적으로 대학들이 모집하는 학생 인원수가 더욱 많아진다. 그러다 보니까 더욱 더 많은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1학기 수시모집에서의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2학기 수시에 희망을 거는 이들이 많다.
수업시간, 수시 철을 맞아 선생님들께서도 2학기 수시에 많이 응시해 볼 것을 권하셨다.
“수시라는 것을 시작하고부터, 정작 수능 성적으로 대학에 가는 정시모집에서는 모집하는 인원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수능까지 다 보고, 정시모집으로 대학에 가려고 하면 경쟁자가 더 몰리게 되죠. 자기 성적이 조금 괜찮다고 생각된다면 수시를 많이 써보세요. 물론 수시를 많이 쓰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대로 안 나올 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대학들 배만 채워주게 된다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어차피 대학에 가야하고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보인다면 시도를 해 볼 가치가 있는 거지. 하여간 수시로 대학들 많이 가야 합니다.”
우리 반의 경우, 수시모집에 응시하는 친구들은 대략 10여 명이다. 그리고 우리 반 학생들이 쓰는 대학원서의 총 개수는 대략 30개 이상이다. 친구들에 따라서 다르지만 적게는 한 개에서부터 많게는 일곱 개까지도 쓴다.
“야 너는 대학원서 몇 개 쓰냐?”
“나? 4개 정도 쓰려고.”
“나는 6개 정도 쓰려고 하는데.”
"그렇게나 많이 써? 너 네 집 부자구만.”
“부자는 무슨, 그냥 찔러 볼 수 있는 데까지는 찔러보는 거지(웃음).”
인원수로 본다면 대단치 않은 숫자일지도 모르지만 학생 별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여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수시모집 지원자의 증가에 따라 대학이 각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2학기 수시모집 원서 접수와 각종 서류가 폭주하게 된 것. 그러다 보니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계시는 전산실은 하루 종일 바쁘다. 대학 별 서류 접수 날짜에 따라서 준비 멤버는 순번을 서듯 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