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민주화 위한 교장선출보직제"
"현 제도 보완, 선출제 대안 아니다"

[포럼] 교장임용제도 관련 포럼 개최... '찬반' 양론 펼쳐

등록 2003.10.17 19:35수정 2003.10.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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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교장임용제도에 대한 교육계 내부의 비판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 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전교조 대구지부, 대구학교운영위원협의회, 대구남부지역새교육시민임, 전국교수노조 대구지부 등 지역 교육관련 9개 단체는 17일 오후 6시 대구은행 강당에서 '학교자치를 위한 교장임용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제1회 교육포럼을 열었다.

a 17일 오후 학교자치를 위한 교장임용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제1회 교육포럼이 개최됐다.

17일 오후 학교자치를 위한 교장임용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제1회 교육포럼이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날 교육포럼에 앞서 전교조 대구지부 장명재 지부장은 "최근 울산교육청의 교원연구논문 심사 조작사건 등 승진점수에 목을 매는 교원승진제도의 구조적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교육자치제도의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지만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지부장은 이어 "이번 포럼이 특정집단의 이익창출이나 기득권 보전을 위한 일방적인 목청을 돋구는 자리가 아니라 위기의 공교육을 살려내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포럼에서는 현행 교장임용제도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에 대해 중점적인 토론이 이뤄졌다.

"교장임용제도 개선은 학교시스템 민주화 하자는 것"

주제발제를 맡은 안승문 서울시교육위원은 "교장임용제도의 문제제기는 단순히 교장선출의 방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학교를 민주적인 시스템을 바꿔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라면서 "하지만 교육을 개혁해야하는 문제의식은 많지만 뚜렷한 대안은 나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a 주제발표를 한 안승문 서울시 교육위원

주제발표를 한 안승문 서울시 교육위원 ⓒ 오마이뉴스 이승욱

안 위원은 이어 "교육현장의 개혁의 핵심적인 과제는 교육 조직의 근간이라고 학교교육 체제를 뒷받침하는 행정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은 현재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낡은 교육행정과 학교운영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안 위원은 "일제시대 이후에도 교육제도는 그대로 유지돼 왔고 민주화의 과정에서도 교육부분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통제하는 낡은 제도는 바꾸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은 또 "현행 교장제도의 문제점은 교육을 소홀히 하게 하는 제도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면서 "교장으로 승진을 위해서는 연구활동과 승진을 위한 경쟁으로 아이들과 교사를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장의 '조정자' 역할 위상이 필요"

안 위원은 교장임용제도의 핵심은 새로운 '학교장'의 위상 정립에 있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은 "새로운 교장의 상은 참여와 자치를 위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교육청의 공문과 지침이 없으면 제대로 학교 운영을 하지 못하는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간의 조정자로서, 지역사회와 학교간의 조정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장제도의 개선과 함께 학교내 민주적인 구조를 강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안 위원의 주장이다. 안 위원은 "교장의 조정자 역할을 중심으로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가 재량 범위내에서 민주적인 학교의 의결구조를 만들고, 이 대표들을 중심으로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또 "교육청 등은 이러한 이견과 갈등이 있을 때 최소한의 개입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교장제도의 개선이 이뤄지면서 학년부장의 역할 강화한다면 자연스럽게 교감제도의 폐지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대구대 최병두 교수는 "교육개혁의 걸림돌은 교장선출직제가 핵심적인 문제"라면서 "교육개혁 중 가장 현장 중심적인 개혁과제가 교장제도의 개혁"이라고 안 위원의 주장에 동의했다.

교장선출보직제 찬반 양론
"현장 교육개혁의 과제" VS "선출제 완벽한 대안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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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하지만 최 교수는 "학교장의 선출보직제에 따른 적체된 교장 희망자들의 반발과 자칫 교장 선출 선거 과정에서 정책보다는 인물 중심, 그리고 선거 과열로 인한 문제점들이 생길 수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구남부지역새교육시민모임 오미경 공동대표는 "지방자치단체 시대에서 단체장의 민주성과 새로운 역할을 하는 일꾼이 필요하다"면서 "학교 역시 학교장이 교육청의 지시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풀어가는 새로운 위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또 "교육자치를 위해 교장선출보직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이 모색해야 한다"면서 "제도 개선이 불화를 야기할 수 있지만 열린 마음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현직 교장이 참석해 교장임용제도에 대해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경북여고 이천우 교장은 일부 개선, 현행 제도 유지론을 펼쳤다. 이 교장은 "현재의 교장임용 과정이 가장 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직무연수를 학교 현장에서 하거나 기간을 늘리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장선출보직제가 모든 교육개혁의 대안일 수는 없다"면서 "교장임용제도의 문제가 있다면 다른 부가적인 제도를 추가해 현실의 문제점을 고치면 더 유능한 교장을 선출할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 교장은 또 "임용제도로 선출된 교장이 적절하지 않게 업무를 수행했을 때 인사위원회 등으로 탈락시키는 등 유연하게 개선하는 방법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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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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