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열차를 정해진 철로를 따라 제대로 운행한다면 사고 날 이유가 없어요. 단, 사람이 아니라 기계이기에 의외의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긴 해요. 바로 그 부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사람이 끊임없이 점검하고 관리해야 하는 거죠.
인재로 인한 사고는 절대 발생해선 안돼요. 인재란 '사람이 제 할 몫을 하지 않아 생기는 사고'잖아요. 사람들이 맡은 바 책임을 다 한다면 인재로 인한 사고는 결코 일어나지 않겠죠."
가끔 밥 먹을 때도 안전모를 쓰고 먹는다고 너스레를 떠는 신씨에게 '고객의 안전'은 그의 신념이자 철학이었다.
어린 시절 "너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은 어느 덧 성인의 문턱에 들어서면 "넌 꿈이 뭐였어?"라고 바뀌어진다.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수많은 소년들은 흔히 한번쯤 '-사' 자 가 들어가는 직업과 '대통령'을 꿈꾸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신씨는 "유명하고 큰 사람이 되는 것 보다는 그저 무슨 일을 하든 열심히 최선을 다 하는 것"이 꿈이었노라 말한다. 이어 그는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한 분야에서 인정 받아 다른 이들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너무 소박하고 평범하죠. 이거 재미없어서 어떡하죠?(웃음) 꿈이 다른 사람에 비해 별로 특별한 게 없는데…."
신씨는 특별한(?) 꿈이 없었음에 멋쩍어 했다. 하지만 그는 특별했다. 18년간 일하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남보다 빨리 팀원의 반장으로 임명돼 22명의 직원들을 보란 듯이 잘 이끌고 있다. 행하지 못하고 지키지 못하는 '말'만 난무하는 시대. 자신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는 신씨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특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