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김조년 교수김경아
"한 달에 두 번 도시 전체 불을 꺼보자. 그리고 오로지 달과 별에 의지해보자”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김조년 교수(57)는 한 일간지 기고문에 이와 같이 엉뚱하고도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물론 김 교수도 이 제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안다. 다만,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의 정서적 메마름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기불이 모두 꺼진 밤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세상이 온통 칠흑 같은 어둠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두려움부터 앞섭니까? 달빛 하나에 의지하며 책을 읽던 옛 조상들을 생각해보십시오. 한번 쯤 어둠이 짙게 깔리고 달빛과 별빛만이 은은히 내리 비치는 자연과 우리만이 존재하는 시간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요?”
실현 불가능한 일은 없다. 김 교수는 도시 전체가 전부 불을 끌 수 없는 현실이라면, 한달에 두 번 보름달과 그믐달이 밤하늘을 장식 할 즈음 달과 별만이 빛을 내는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모임-‘보름달맞이’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 모임이 이루어진지도 여러 해. 수능시험을 며칠 앞둔 아이가 아버지와 함께 길을 나서기도 하고,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두 참석하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고 김 교수는 회상했다.
“전등 불빛이 없는 곳을 찾다보니, 주로 산을 찾게 되죠. 어둑해질 무렵 출발해서 산에 도착하면 달과 별이 고요하게 저희 일행을 반깁니다. 길 따라 강 따라 밤공기를 마시며 걷고, 달과 별과 대화하는 시간에는 모든 잡념이 사라지죠. 자연이 나인지, 내가 자연인지 분별할 수 없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른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