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철 한나라당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에 이어 또한번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졌다.
심규철 한나라당 의원은 21일 대정부질문 도중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자당 소속 한 의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다음과 같이 대선자금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과 통합신당 측은) 한나라당은 지금 100억이라고(SK로 부터 100억을 받았다고) 떠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결론 날지는 수사결과를 지켜보아야 되겠습니다만, 본 의원이 들은 바에 의하면 지금 신당에 가있는 정대철 대표께서 우리당의 가까이 지내는 의원에게 지난 대선 당시에 고백한 내용입니다.
'우리도 SK에서 200억 받았으니까 한나라당도 좀 할 수 있으면 얻어 써라.' 이런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 25억 원으로 줄여서 수사가 됩니까."
즉, 정대철 전 대표가 평소 가깝게 지내던 한나라당의 한 의원에게 사석에서 "우리당도 200억원을 받았으니 한나라당도 얻어쓰라"고 했다는 것. 심 의원은 이후 국회 한나라당 기자실로 내려와 좀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발언을 설명했다.
심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기 30분전 홍사덕 원내총무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한 뒤 "검찰 수사가 공정하길 바랐는데 신당은 25억으로 짜맞추고 우리는 100억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태도를 비판했다.
하지만 심 의원은 정대철 전 대표에게 이 발언을 전해 들었다고 하는 한나라당 의원의 실명은 "더 구체화되면 밝히겠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기자들은 "어차피 밝혀질 것이라면 지금 공개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소동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집요하게 캐물었으나 심 의원을 입을 꾹 다물었다.
이에 대해 정대철 의원은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신상발언을 요청해 심 의원의 발언 취소와 속기록 삭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정 의원은 "한마디로 말하면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고 음해"라며 "혹시 꿈 속에서 발언하는 것 아니냐하는 생각이 든다"고 분노했다.
정 의원은 "사실이라고 믿는다면 6하 원칙에 의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 밝히라"면서 "이는 개인의 명예에 관한 문제이고, 민주당과 신당을 조직적으로 음해하려는 한나라당의 음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또 "사과하고 취소하지 않으면 그래도 같이 대표를 지냈던 최병렬 대표가 동지애를 발휘해서라도 사과해야 한다"며 "우리 당이, 민주당이 대선 자금을 거둔 것이 140억 밖에 안 되는 것인데, 200억을 받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근태 통합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본회의가 끝난 오후 6시10분께 기자실로 내려와 "의회정치를 파괴하는 폭거"라면서 심규철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심규철 의원을 향해 "정신 나간 X이지, 아무리 국회가 개판이어도 이렇게 할 수 있나"고 원색적으로 분개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너무 화가난다"라는 말을 연발하는 등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 200억원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니까 검찰에 고발하면 되지 않나, 그러면 진상이 뭔지 밝혀지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은 한나라당이 반성하고 잘못을 국민 앞에 용서 빌어야 할 날"이라며 "이는 의도적으로 물타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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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SK서 200억 받았다더라" 한나라당 또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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