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최병렬 한나라당대표의 SK비자금 수수 대국민사과 발표가 끝난 뒤 나오연 후원회장이 지난 대선전 후원금 모금관련 대책회의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나라당의 'SK비자금 100억 수수'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끝이 '모금 대책회의'로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대선 당시 당 후원금을 총괄했던 나오연 의원이 "모금 대책회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서 사실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나 의원은 27일 오전 최병렬 대표의 '특별 기자회견'이 끝난 뒤 당내 기자실을 찾아 "통상 후원회를 하기 위해서는 당 간부들이 모여서 어떻게 후원회를 할 것인가를 사전에 검토하고 대상자를 만들어 초청장을 보낸다"면서도 "지난해 5월 후원회 전에는 그런 모임을 가진 적이 있지만, 10월 후원회에서는 저도 (그런 모임에 대한) 기억이 안 난다"고 밝혀 세간에 떠도는 '모금 대책회의설'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나 의원은 "후원회 전 사전 검토 모임은 후원회(날짜)를 다시 상기시키고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당직자나 사무직 요원들이 전화하는 관례"라고 밝혔다.
아울러 나 의원은 "일부 신문에서는 100개 기업을 할당해 전화를 하도록 했다는데, 그런 명단을 만든 적도 없고, 지난 5월 후원회 때 1500개의 후원자들 명단을 담당국에 내려준 것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작년 10월 후원회 전 통상적인 회의를 열었다"는 김영일 전 사무총장, 이재현 전 재정국장의 말과 정면으로 배치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 최돈웅 의원이 검찰 수사에서 "당에서 후원회를 앞두고 요청해 100대 기업을 나눠 전화를 했다"고 말한 내용과도 서로 다르다.
김영일 전 총장-이재현 전 국장 주장과 정면 배치
현재 각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지난해 10월말 당후원회를 앞두고 당중진들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책회의에는 김영일 전 총장을 비롯해 최돈웅 재정위원장, 나오연 후원회장, 하순봉, 김기배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일 전 총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대책회의는 해마다 후원회에 앞서 해온 통상적인 회의로 비자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SK비자금과의 관련 유무를 떠나, 일단 후원회 전 '대책회의' 실체는 인정한 셈이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현 전 재정국장도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중앙당 후원회에 앞서 가진 대책회의는 통상적인 후원회 준비모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7일 나 의원이 다시 이를 부인하고 나서면서 '모금 대책회의'의 실체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