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 네빌 'Nature Boy'

[나의승의 음악이야기34]

등록 2003.10.30 12:06수정 2003.11.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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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승

올해 만 62세인 '아론 네빌(Aaron Neville)'은 팝 또는 재즈에서 독특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뉴올리언즈 출신이자 소울, 펑키 그룹이었던 유명한 네빌 브라더스(Neville Brothers)의 네 형제 중 셋째다.

60년대부터 그들은 다소 거친 듯한 펑키 스타일의 연주를 해왔다.

아트 네빌(키보드), 찰스 네빌(섹소폰), 아론 네빌(목소리), 시릴 네빌 이렇게 네명의 형제들은 풍부하고 복잡 다양한 음악적 풍토의 '뉴올리언즈'출신답게 대단히 음악성 풍부한 음악가들로 인정받는다.


레게, 라틴, 소울, 블루스 등을 느끼게 하는 다소 펑키한 흑인음악, 그들의 음악은 듣는 사람들을 흥분하게 만든다.

형제들과의 그룹 활동 중 '아론 네빌'은 89년, 린다 론스태드(Linda Ronstadt)와 듀엣으로 Don't Know Much를 불렀는데, 그래미의 최우수 팝 연주가상을 받았다.

"린다는 내가 솔로가수로 새로운 삶을 살게된 진짜 이유죠"라고 아론 네빌은 말했었다. '네빌'은 그때부터 그래미상을 네 번 수상했다.

그래서 2003년 10월인 지금까지 열 장 이상의 솔로 음반을 녹음했는데, '가스펠(교회음악)'에서부터 컨추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폭넓은 장르의 음악들을 부르고 있다.

이 시대의 대중음악이란 곧 사람들의 기대를 대변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수는 대중의 기대에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과도 같은 싱싱함으로 부응을 해주어야만 한다.

그는 두 번 말할 것도 없이 그렇게 하는 일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리고 과거의 음악경력 속에 어떤 음악들이 존재했는가의 문제와 전혀 상관없이, 지금 그의 음악은 재즈다. 최근 값을 인정받아 인류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의 하나로 인정되는 그런 음악이 재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터프(Tough)하고 거친 외모를 가진, 게다가 얼굴에서부터 온몸에 기묘한 문신을 새기고있는 덩치 커다란 사람. (필자는 그가 어떤 험난한 과거의 사연을 가졌는지 알지 못한다.)

그의 외모에 대해서 "영화에나 나옴직한 나이트 클럽의 '기도'처럼 생겼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차라리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그런 사람의 목소리라고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Gentle'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발성하며, 그의 목소리에는 뭔가에 도취되어 있는 듯 한 느낌과 특히 고음에서, 독특한 세련미도 갖추고 있다.

2003년 1월, 그는 Nature Boy를 녹음했고 지난 여름 CD가 나왔다. 대개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의 새로운 음반을 보게 되었을 때, 목록에 있는 음악 제목들을 보고 '그는 이 노래들을 어떤 내용으로 불렀을까…'의 설레임으로, 또는 '으음 상상이 되는구만' 등등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내 아버지 '빅 아서(Big Arthur)', 그는 '넷킹콜'과 같은 재즈 스타일을 좋아했습니다. 'Nature Boy'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고요. 그래서 이건 아버지께 바쳐진(Tribute), 노랩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

버릇없이 아버지를 친구처럼 부르는 그들의 문화지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며 우리의 '효'와도 같은 감정을 그들도 똑같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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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승

음반 타이틀 'Nature Boy', 그 안의 노래들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즐겨 들었거나 그가 연주하는 재즈 클럽에서 좋은 느낌으로 기억에 남거나 했던 '재즈 스탠다드' 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것은 재즈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긴 시간 우리 귀를 길들게 해준 듣기 편한 음악들이다. '섬머 타임'에서 '대니 보이'까지 20세기의 대표음악들….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의 음악환경과 현실 속에서, 60의 나이가 넘도록 더욱 다듬어 지고 진화되어 가는 음악인을 발견하기는 그리 흔하지 못한데, '아론 네빌'과 같은 사람을 보면 음악을 즐기는 것과 더불어 존경심도 절로 나는 것 같다.

흔하고도 자주 사용되는 말들 중에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말도 있겠지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대개 사람들은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50, 60대의 나이에 대기만성형의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그의 음악의 뿌리는 '네빌 브라더스'에 있을 것이다.

다소 점잖지 못한 표현이지만 "더욱 세련되어 졌는데, 팔세토(가성)의 기생오라비 같은 느낌의 솔로음악보다는 옛날의 '네빌브라더스' 시절 음악이 더 인간적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아론 네빌'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실 네빌브라더스의 Yellow Moon(1989)같은 음반은 사람들이 '네빌'의 솔로음악에서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62세의 나이와 이제는 Top Star인 아론 네빌. 그의 음악은 최근 더욱 다듬어져서 최선의 음악들을 들려주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보여주는 2003년의 Nature Boy. 그와 형제들은 뉴올리언즈의 대표음악인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과거 '루이 암스트롱' 같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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