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징역 7년 및 벌금 120억' 구형

'조세포탈'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항소심에서 검찰은 원심대로 징역 7년 및 벌금 120억원을 구형했으며, 방씨 측 변호인은 "판결은 위법이고, 부당 파기됨이 마땅하기에 피고에게 무죄선고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은 26일 오후 4시40분경 서울고법 4층 403호 법정에서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조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방상훈 사장에게 징역 7년에 벌금 120억원을, 방계성 전무에게 징역 5년에 벌금 20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조선일보사에도 벌금 20억원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방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특이한 사건으로 지난 2001년 국세청 세무조사 시작 전부터 결과를 쪽집게처럼 맞춘 언론문건이 10여건 흘러나왔고, 세무조사 끝나기도 전에 피고(방상훈 사장과 방계성 전무)의 구속을 기정사실화 하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며 "세무조사의 목적은 세금을 제대로 거두러 하는 목적인데, 가장 많은 세금을 낸 신문사에 가장 많은 요원을 투입해, 가장 오랜 기간 조사해 경영진 두 명을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했다"고 부당함을 제기했다.

이어 방씨측 변호사는 "이 사건의 본질은 여기서 출발하는데, (그렇다고) 조선일보가 모든 세금을 한푼도 빠뜨리지 않고 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피고인이) 불찰과 절세의 집착으로 실정법을 다소 어겼을 수는 있으나 적극적 부정행위를 통해 포탈범으로 구속돼 법의 심판을 받을 만큼 부도덕적으로 포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방씨측 변호인 업무상 횡령혐의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면서 "검찰이 구체적인 증거없이 법의 부외자금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검찰이 법리를 오해한 채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은 "피고 방상훈이 지배 경영권을 목표로 주식을 방준오, 방성훈에게 이전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론을 펼쳤다.

끝으로 변호인은 "결론 판결은 위법이고, 부당 파기됨이 마땅하기에 피고에게 무죄선고가 있어야 한다"며 "혹여 일부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정상이 참작돼 방상훈 피고에 대한 형 집행은 정지돼야 한다"고 최후 변론했다.

방 사장도 직접 최후 진술을 통해 "일여를 막론하고 사회의 모범이 돼야할 사장이 법정에 선 것만으로 매우 안타깝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조선일보가 유무형의 외압에 버티기 위해서는 스스로 깨끗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방 사장은 "저는 부족한 사람으로 잘못했다면 남에게 돌리지 않을 것"이라며 "80년 조선일보 역사의 긍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공사양면으로 노력해 왔음을 말씀드린다"고 최후 진술했다.

다음은 방상훈 사장의 최후 진술.

"일여를 막론하고 사회의 모범이 돼야할 사장이 법정에 선 것만으로 매우 안타깝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2001년 세무조사는 조선일보에 큰 깨달음을 줬다. 조선일보가 유무형의 외압에 버티기 위해서는 스스로 깨끗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후 조선일보는 투명한 경영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어느 언론사보다 세금을 더 많이 냈고 어느 기업의 대주주보다도 세금을 많이 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정치적, 언론탄압적 본질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 당시 정치인들이 바뀌었고, 그들 모두 야인으로 돌아간 상태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사건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 것이다. 저는 부족한 사람으로 잘못했다면 남에게 돌리지 않을 것이다. 80년 조선일보 역사의 긍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공사양면으로 노력해 왔음을 말씀드린다."

한편 방계성 전무는 "할 말이 없다"는 한마디 말만 남겼을 뿐 최후진술은 하지 않았다. 피고인인 방 전무는 이날 스스로 증인으로 나서 2시간여 동안 검찰 변호인 양측의 신문에 임했다.

이날 재판은 오후 4시40분경 시작해 3시간여 동안 진행됐으며, 저녁 7시30분경 끝났다. 재판부의 선고 공판은 2004년 1월 14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지난 2001년 8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증여세 55억과 법인세 7억원을 포탈하고, 회사공금 4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오세립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30일 방상훈 사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6억원, 방계성 전무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 ㈜조선일보에 벌금 5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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