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국도 25호선 공사

창원시, ‘길상사’ 측 노선변경 반발... 7년째 난항 거듭

등록 2003.11.27 11:31수정 2003.11.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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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여 동안 표류해오던 국도 25호선 공사가 창원대 측과 합의점을 찾아 진척되는 듯 했으나, 다시 노선변경을 반대하는 길상사 승려 및 신도들의 반발에 부딪쳐 창원시는 또 한차례의 난항을 겪고 있다.

a 26일, 시청 앞에서 농성중인 길상사 승려와 신도들

26일, 시청 앞에서 농성중인 길상사 승려와 신도들 ⓒ 이오용

창원시∼동읍을 연결하는 국도 25호선 2단계 공사가 7년을 넘게 표류를 거듭하던 중 지난 2일, 창원시의회 의장단은 창원대 김현태 총장을 중심으로 학장 등 보직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창원대 방침인 의과대·한의대 등 유치계획과 국도 25호선에 관련된 입장 표명을 들었으며, 창원대는 국책사업 선정대학으로서 기초자치단체의 지원계획, 경남지방경찰청∼공과대 진입로 개설 등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때 시는 최종적으로 창원대를 경유하는 공사는 전체 터널방식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그런 반면 창원시 용호동 길상사(주지 무자)와 순천 송광사, 성주사, 해인사 등 10여개 사암 주지와 신도 등 100여명은 지난 24일 오후 4시 창원시청 정문에서 국도 25호선 노선 변경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길상사 측은 “당초 시가 마련한 공사설계는 사찰 아래쪽에 직선도로를 내게 돼 있는데 대학측의 계속된 반발로 사찰 대웅전 바로 위로 도로가 지나가도록 노선이 변경됐다”며 “당초 시가 계획했던 대로 건설하라”고 주장했다.

또 경남사암연합회(회장 원정, 성주사 주지, 이하 경사연)는 “변경노선대로 공사를 추진한다면 도로가 휘어짐은 물론, 경사면이 심해져 교각과 터널을 별도로 시공해야 한다. 이는 1000억원 이상의 공사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며 자연환경 훼손도 더욱 심화된다”며 노선 변경을 강력히 반대했다.

경사연은 또 “오래전부터 도로로 사용하고 있는 저수지 둑을 국도로 편입하는 당초 계획안이 자연경관 훼손을 줄일 수 있는 최선책이다. 공사현장은 대학의 학습권과 환경권을 감안한 대학 뒤쪽 100m이상으로 설계됐던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하며 국도 25호선은 저수지 제방을 이용했던 당초 설계대로 착공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경사연은 △국도 25호선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라 △ 1천억원이 추가되는 곡선 건설 반대 △불교탄압 중단 등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써 공사 추진계획의 지연은 물론 이해관계가 엇갈린 길상사와 창원대 측의 마찰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배한성 시장은 “시내에 개발지역이 있다면 산쪽에 종교용지를 제공하겠으나 현재는 마땅한 부지가 없다”며 “길상사가 도로 개설로 인해 철거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므로 내년 상반기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또 “2004년 도로 개설에 따른 실시설계가 시작되면 길상사 주변을 최우선적으로 설계해 길상사의 개·보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지난 2일 창원대 측과 협의점을 찾은 후 4일 경남도 기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발주기관인 도와 시가 국도 25호선 용동∼동읍간 대체우회도로 개설공사를 일괄입찰 방법으로 집행하기 위한 공고를 낸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였다.

국도 25호선은 총 길이 6㎞, 도로 폭 20m, 터널 1개소(2050m), 교량 2개소(1610m)가 건설되고 1천799억원(공사 예정금액)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공사로 오는 200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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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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