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하려면 빚부터 갚아라

이상건의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등록 2003.12.01 13:20수정 2003.12.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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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책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더난출판
"다음 질문에 대답을 해보자. 어느 날 한 시점에 전 국민의 재산을 몰수해 그야말로 돈에 관한 한 평등 세상이 됐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고 나서 20세 이상의 성인들에게 모두 똑같이 5백만원을 지급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전국민의 재산을 조사했을 때 돈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아마도 재산 몰수 전에 부자였던 사람들이 다시 세상 돈을 거머쥐고 있을 것이다. 왜? 이 세상에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제목으로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너도나도 부자가 되고 싶어하며 경제적 풍요 속에 삶을 유지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언제나 부자가 되긴 너무 힘들다는 생각 속에 경제적인 곤란에 허덕이기 일쑤이다.


그럼 세상의 돈은 어디로 가는 걸까? 평범한 내가 부자가 되는 길은 험하기만 한 걸까? 저자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결을 제시해 준다. "평범한 월급쟁이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단언하면서.

그럼 평범한 월급쟁이인 내가 부자가 되는 길은 무엇일까? 그 첫째 조건은 빚을 없애고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을 절제하고, 대출을 줄이고.

돈을 아낄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다.

물론 이것은 실천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많은 편리함이 존재하며, 간편하고 빛 좋은 대출의 유혹이 널려 있다. 사람들은 신용카드 사용이나 대출은 합법적이니 빚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빚지고 돈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남의 돈을 내 것처럼 생각하다 보면 함부로 쓰게 되고, 결국 빚더미에 허덕이게 된다. 저자는 이런 삶의 방식을 뜯어 고쳐야만 부자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빚을 해결하고 나면 부자가 되는 길이 트이고 그 길은 공부를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돈 버는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무슨 공부냐 하면 바로 '돈 버는 공부'다. 재테크 고수들 중 공부하지 않는 사람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1년에 1백권 가까운 책을 읽기도 한다. 공부와는 통 거리가 멀 것 같은 사채업자들도 책을 가까이 하고 있었다."

공부를 통해 돈 버는 방법을 터득하고, 이미 돈을 번 주변의 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테크 비법을 전수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어떤 방법이 돈을 벌기에 좋은 방법인지 알게 된다. 그 방법들은 오로지 은행의 저축만을 통해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제2 금융권 등 주변에 투자할 대상들은 널려 있다. 다만 투자에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 문제인데, 그 위험은 공부를 통해, 귀동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간접 체험을 통해 터득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공부 방법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신문의 경제 정보만 믿고 투자를 감행했다가는 낭패를 보기가 쉽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인맥 형성을 통해 정보를 얻다보면 자기 스스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이 생긴다.

또한 고수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일들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빚내서 주식 투자하지 마라.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지 마라. 한 곳에 절대 몰빵하지 마라. 목표수익률을 지나치게 높게 잡지 마라. 할부 좋아하지 마라. 돈을 잃더라도 지나치게 연연하지 마라. 신문기사를 지나치게 믿지 마라. 이해가 안 되면 투자하지 마라. 남의 얘기를 지나치게 믿지 말라."

물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고수들은 이 원칙에 충실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사실들이다. 하지 말라는 것들을 왜 꼭 하면서 부자가 되는 길을 피하고 있는가? 저자는 일침을 가한다.

"돈 버는 사람들은 돈에 우선권을 부여한다. 그들이 꿈꾸는 삶은 '자유'다. 그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자유의 많은 부분이 돈에 의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돈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으며, 돈에 대해 이중적 잣대도 갖고 있지 않다. 돈이 주는 긍정적 측면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이 주는 압박감과 행복감을 동시에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돈의 노예가 되어 부자가 되기만을 꿈꾸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돈이 주는 편리함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돈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태도나 잘못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월급 통장을 관리할 수 있는 자발적 능력 또한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돈 관리 요령을 쉽게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돈에 대한 맹신주의를 경계하는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이상건 지음,
더난출판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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