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 고 이용석씨의 영결식이 종묘공원에서 열렸다. 영결식을 마친 후 조합원들이 이씨의 영정을 앞세우고 장지인 광주로 출발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승훈
지난 10월 26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분신한 근로복지공단노조 고 이용석(32)씨의 장례식이 전국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이씨가 숨을 거둔지 38일만인 8일 오전 10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영결식은 유가족과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영결식에 앞서 이씨의 유해는 서울 영등포구 서울중앙장례식장에서 어머니 오강님(62)씨 등 유가족과 장례위원장인 단병호 위원장, 동료조합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인됐다. 이후 이씨의 주검을 태운 운구차량은 근로복지공단 앞을 지나 유족들과 조합원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영결식장인 종묘공원에 들어섰다.
첫눈이 내린 쌀쌀한 겨울 날씨 속에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고인의 약력소개, 각계인사들의 조사, 추모굿 등의 순서로 채워졌다.
단병호 위원장은 조사에서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한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싸워오지 못한 민주노총이 당신을 죽였다"며 "왜 조금만 더 일찍 비정규직도 인간다운 노동자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못했던가 통한이 사무친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인이 분신에 앞서 남긴 유서가 낭독되자 영결식장 곳곳에서는 침통한 표정의 조합원들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이승원 공공연맹 위원장은 조사에서 "42일간의 파업투쟁 끝에 근로복지공단측과 합의한 고인의 6급 정규직 추서와 단체협약서를 작으나마 동지 앞에 바친다"면서 "죽은 후에 정규직이라니 기가 막힌다"며 울음을 삼켰다.
정종우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고인에게 바치는 글에서 "너의 희생에 정부와 사측은 전혀 변하지 않았어도 우리 조합원들은 노동자가 무엇인지, 비정규직 차별이 무엇인지, 왜 싸워야 하는지 알게됐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이루어 낼테니 차별없는 세상에서 모든 짐 내려놓고 안식하라"며 고인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