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스님 15만여명 불자 애도 속 열반

월하스님 미리 입적 예고

등록 2003.12.12 13:35수정 2003.12.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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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物脫根塵(일물탈근진- 한 물건이 이 육신을 벗어나니)
頭頭顯法身(두두현법신- 두두물물이 법신을 나투네)
莫論去與住(막논거여주- 가고 머뭄을 논하지 말라)
處處盡吾家(처처진오가- 곳곳이 나의 집이니라)”


조계종 9대 종정인 노천당 월하방장인 월하스님은 '一物脫根塵(일물탈근진) 頭頭顯法身(두두현법신) 莫論去與住(막론거여주) 處處盡吾家(처처진오가)' 즉 한 물건이 이육신을 벗어나니 두두물물이 법신을 나타내네. 가고 머뭄을 논하지 말라, 곳곳이 나의 집이니라, 또 스님은 '부처님도 도둑을 제도하려면 같이 도둑질하면서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을 깨우쳐라고 했다'며 중생의 생활 한가운데에서 자비심을 심어주는 중생교화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다 지난 4일 통도사에서 입적했다.

10일, 월하스님의 다비식이 거행된 식장에는 전국 각처에서 몰려든 15만여명의 불자가 운집해 북새통을 이루었고 노무현 대통령, 김종필 자민련 총재 와 티베트 링 린포체스님과 티티 링창 스님이 월하스님을 추모하는 조전과 조사를 보내왔다.

또 이 자리에는 박관용 국회의장과 김혁규 경남지사가 참석했으며 일본 정행사 15대 주지 다께하라, 인도 대봉사원 학장 로브장 갸초스님, 티베트 겔루파 종정 간덴티파 스님 등도 조사를 보내오기도 했다.

월하스님을 지난 20여 년 간 보필하고 마지막 임종까지 지킨 최수진(53·여) 보살은 "한밤중에 내가 입적하면 나의 비보를 들은 사람들은 급한 마음으로 통도사로 오려다 사고가 날 우려도 있다. 그래서 나는 사시(오전 9시∼11시)에 간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해 월하 방장이 자신의 입적을 며칠 전 예고했다고 한다. 더욱이 '스님은 입적하신 뒤에도 평소와 같은 피부 색깔을 유지해 임종을 지켜본 여러 스님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월하스님의 법구를 다비식장으로 옮긴 길이 8m,너비 3.6m 크기의 가마모양의 상여는 옛궁궐에서 많이 사용했던 가마연 형태의 상여로 약 4500 송이 국화꽃 등 4∼5가지의 꽃들로 치장됐고 정상부분에는 연꽃으로 장식했다.

특히 월하스님은 조계종 종정을 역임했기 때문에 보통 스님이 입적할 때 사용하는 상여보다는 조금 길게 제작됐다고 통도사 측은 밝혔다.


지난 1915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한 스님(속명 윤희중·尹喜重)은 18세 때인 1933년 강원도 유점사에서 성환 스님을 계사로 득도한 후 1940년 통도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이후 오대산 한암 스님 아래에서 하안거를 성만한 후 50여 안거를 성취했고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선승으로 우뚝 섰다.


또 월하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통도사 주지, 조계종 총무부장, 조계종 감찰원장, 중앙종회의장, 동국대 재단이사장, 조계종 원로의원 및 총무원장 등을 역임했고 94년 제9대 조계종 종정에 올랐다. 종정 당시인 98년 월주 총무원장의 3선 반대 등 종단 주도권을 둘러싼 '조계종 사태'로 종정뿐만 아니라 영축총림 방장 자격을 잃는 등 영욕을 고스란히 껴안기도 했다.

스님은 영축총림 통도사 산중총회에서 '종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98년 종단사태의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입장을 표명해 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a 열반하는 월하 큰 스님

열반하는 월하 큰 스님 ⓒ 이오용

a 줄 이은 조문행렬

줄 이은 조문행렬 ⓒ 이오용

a 스승의 열반에 오열하는 제자

스승의 열반에 오열하는 제자 ⓒ 이오용

a 열반을 지켜보는 사람이 열린 나무

열반을 지켜보는 사람이 열린 나무 ⓒ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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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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