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선정 2003 여성 10대 뉴스

호주제폐지 성과에 웃고 가정폭력 충격에 울었다

등록 2003.12.24 16:33수정 2003.12.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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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와 함께 시작된 2003년 한 해, 여성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최고의 뉴스는 단연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정부안으로 확정돼 여성계의 오랜 숙원인 호주제 폐지가 목전에 다가왔다는 사실이다.

또한 정치권 우먼파워가 두드러진 한 해이기도 했다. 조각시 여성장관 4명이 탄생한 것을 비롯해 추미애 민주당 의원의 당권 도전과 이오경숙 전 여성연합 대표의 열린우리당 공동의장 선출 등 여성 정치지도력이 부각됐다.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을 겨냥해 ‘지역구 30%-비례대표 50% 여성할당’이 당연시되면서, 여성전용선거구제나 양성평등선거구제 등 지역구 여성후보 경쟁력 높이기 방안들이 집중 부각됐다. 한편으론 총선여성연대,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 등 여성계 스스로의 여성 정치권 진출 노력과 의지가 두드러졌다.

한편에선 경제위기와 여성의 사회진출, 빈곤한 모성보호지원책 등으로 한층 가속화된 출산 기피 현상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갖가지 출산장려안들이 모색됐다. 또 청년실업난 중에서도 여성취업난이 가장 극심했는가 하면, 빈곤여성들의 자녀 동반 생계형 자살이 사회에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라크 파병안을 둘러싸고 그 어느 때보다 여성들이 반전평화의 목소리를 높인 한 해이기도 했다.

올 한해 우먼타임스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주요하게 다루었던 다양한 여성 뉴스들에서 10대 뉴스로 선정된 뉴스들은 다음과 같다. 선정작업에는 우먼타임스 고문과 편집위원 등 18명이 참여했다. <편집자주>


우먼타임스 10대뉴스 선정에 도움주신 분들조은희 편집위원장,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박권상 전 KBS 사장,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이상 고문), 고도원 ‘고도원의 아침편지’ 발행인, 김기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신명숙 KBS1 TV ‘미디어포커스’ 진행자, 우지숙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유인경 경향신문 여성팀 부장, 유지나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이명숙 변호사, 이종호 연합뉴스 부국장대우, 장성자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추애주 여성학자, 홍은주 MBC해설위원(이상 편집위원), 오종남 통계청장(객원 편집위원)


1. ‘호주제 폐지’정부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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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지난 10월 28일 국무회의에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호주제 폐지의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이번 민법개정안의 핵심은 호주 승계순위 삭제, 부성 원칙 하에 혼인신고시 모성 선택 가능, 호주 중심 사고를 배제한 가족범위 재규정, 재혼가정 자녀의 복리를 위한 성 변경 가능 등이다. 이에 따라 여성계는 총력을 기울여 관련 국회의원들에 대해 맨투맨 로비작전을 펼치고, 국회 앞에서 정치권을 향해 호주제 폐지를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했지만, 16대 정기국회가 끝난 9일까지 호주제 폐지 정부안은 법제사법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2. 여성장관 4명 탄생 헌정사상 최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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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지난 2월 27일 발표된 참여정부 첫 내각에 4명의 여성이 장관(강금실 법무부장관,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 지은희 여성부장관, 한명숙 환경부장관)으로 발탁됨으로써 건국 이래 최다 여성각료가 배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전체 각료의 20%를 점하게 된 이들 여성장관들은 높은 대중적 인기도와 뛰어난 업무 역량 등으로 여성각료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여성장관들 사이에 원활한 의사소통과 함께 연대의식이 강해지면서 호주제 폐지 정부안 확정이나 보육업무 여성부 이관 등 부처간 미묘한 난제들이 속속 해결되는 성과를 낳았다. 반면, 여성 차관은 전무해 공직사회의 높은 금녀 벽과 빈곤한 여성인력풀을 실감케 했다.

3. 여성전용·양성평등선거구제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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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여성계의 여성할당 촉구에 힘입어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이 가시화되면서 지역구 30% 여성할당을 위한 실질적 대안으로 민주당은 여성전용선거구제를, 한나라당은 양성평등선거구제를 제안했다. 지난 10월 16일 민주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확정된 정치개혁안에 포함된 ‘여성전용선거구제’는 현행 선거구와 별도로 전체 지역구의 10%에 해당하는 23개 광역선거구에 여성전용 선거구를 설치하자는 안이다. 11월부터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한나라당의 양성평등선거구제는 전국 대도시 분구 대상 지역에 중선거구제 방식을 원용해 남녀 후보 각각 1명씩을 뽑자는 안이다. 그러나 당내 일부에서 위헌 소지와 역차별 문제를 계속 제기, 이들 안의 실현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4. ‘홀로서기’ 여성 정치권 진입운동 활발

그동안 주로 정치권을 향해 여성할당을 주장해오던 여성계가 17대 총선을 향해 스스로의 연대와 노력을 통해 여성들의 정치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8월 발족된 전국 321개 여성단체의 결합체 ‘17대 총선을 위한 여성연대(총선여성연대)’와 11월 출범한 각 여성리더들의 연대체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여성유권자연맹, 여성정치연구소, 여성단체연합, 여성단체협의회 5개 본부장 단체가 실무창구를 맡고 있는 총선여성연대는 ‘비례대표 50%-지역구 30%’ 여성할당 관철이 주요 목표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여성 100인 국회 보내기를 목표로 다양한 경로와 추천을 통해 자체적으로 여성후보를 발굴, 지원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 2004 세계여성지도자회의 서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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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세계 여성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04년 세계여성지도자회의’가 내년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여성을 위한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이 회의는 1990년 캐나다에서 시작됐으며 서울 회의는 11번째다. 서울 회의의 주제는 ‘리더십, 테크놀로지, 성장’. ‘2004 세계여성지도자대회’ 한국조직위원회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 www.gswseoul.org)를 구축하고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자문단 단장으로, 김성주 중소기업협동조합 여성특별위원장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정·재계, 언론계, 문화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정된 100인 후원회를 발족시켰다.

6. 이경실씨 폭행피해 사건 가정폭력 이슈화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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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올해 초 개그우먼 이경실씨가 남편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 병원에 입원한 사건은 온 국민에게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우며 충격을 주었다. 파리한 입술의 이경실씨의 모습은 그로 인해 웃음을 얻었던 국민들에게 가정폭력은 먼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사건 직후 경찰청은 이례적으로 신속히 수사지침을 내려 가정 내 폭력이 진행중이거나 그 직후라고 판단될 경우 거주자가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더라도 엄중 경고하고 물리력을 행사해 피해자 가택에 진입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지난 7일 경찰청은 올 9월까지 하루 평균 52명이 가정폭력사범으로 검거되었다고 발표, 다시 한번 가정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7. 김미화씨 “나도 호주제 피해자”고백 화제

시민·사회단체에서 홍보대사 활동을 하는 등 사회적으로 올곧은 목소리를 내온 개그우먼 김미화(39)씨가 지난 5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 성을 쓰면서 사회적 편견에 시달렸던 사실을 최초로 밝혀 화제가 됐다. 본지의 인터뷰 이후 일간지, 스포츠지, 주간지, 월간지 등이 잇따라 후속 보도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개인적인 상처를 당당하게 밝히고 그것을 사회적인 이슈로 확대시킨 김씨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 등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호주제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8. 이라크전 발발…여성 반전평화운동 불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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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지난 3월 미국의 바그다드 폭격에 이은 이라크전 승리 후 촉발된 한국군 파병 논란은 여성들의 반전평화운동에 불을 지폈다. 파병 반대운동 과정에서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여성단체연합, 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파병반대국민행동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

차도르를 두르고 손수 만든 평화의 비둘기를 안고 반전평화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여성의 이름으로 이라크 파병 반대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특히 ‘인간방패’로서 이라크 현지로 떠났던 유은하씨는 전쟁으로 참담해진 현지 여성과 아이들의 소식을 생생히 국내에 전했다.

미군 장갑차에 의한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여성계의 반전평화운동은 남북통일여성대회 등 남북 여성간 교류와 화해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도 기여하고 있다.

9. ‘출산기피 시대’모성보호정책 강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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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세계 최하위에 속하는 ‘출산율 1.17명’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치권과 정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안 모색작업이 활발했다. 이 같은 저출산율 이면에는 여성들의 사회진출, 자아실현에 대한 강한 욕구를 미처 따르지 못하는 열악한 모성보호제도가 자리하고 있다.

모성보호법 시행 2주년을 넘긴 현재까지도 일하는 여성들 중 70%가 비정규직으로 여전히 모성보호정책에서 소외되어 있고, 아동의 보육을 대부분 사설 보육기관에 맡겨야 한다. 따라서 ‘출산파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여성들의 출산기피 현상은 극심해지고 있다.

이에 국회에선 셋째 아이부터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출산안정법안, 모성보호 차원에서 생리대 부가세 면제를 위한 조세개정법률안 등이 발의돼 관심을 모았다.

10. ‘평등결혼식’캠페인 새결혼문화 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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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지난 8∼9월에 걸쳐 총 10회 동안 연재된 우먼타임스의 ‘평등결혼식을 올립시다’는 결혼문화를 점검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본 의미 있는 기사로 호응을 얻었다.

양성평등과 관련한 여러 민간단체들이 릴리즈하는가 하면 일부 사회문화 단체들이 관심을 표명하는 등 반향을 일으킨 이 기사는 구체적인 사업에 돌입, 지난 12월초 우먼타임스 공식 1호 예비평등부부로 김경희·이지훈씨 커플을 선정해 내년 2월 1일 평등결혼식을 지원하게 됐다.

이 사업에는 현재 (재)서울여성(이사장 변도윤)이 1호 커플 지원에 나선 상태. 우먼타임스는 향후 5쌍의 시범 커플을 평등결혼식으로 지원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사회적인 사업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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