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재신임 연계시 노 대통령 탄핵 발의"

조순형 민주당 대표 8일 신년 기자회견

등록 2004.01.08 10:02수정 2004.01.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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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불법 선거개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불법 선거개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대체: 오전 11시50분]

노 대통령이 노골적인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민주당이 '탄핵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8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노 대통령이 '총선-재신임 연계 발언' 등 불법 선거개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대통령의 선거운동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노 대통령이 불쑥 제안한 재신임 국민투표는 헌법 위반"이라며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재신임 제안을 아직도 철회하지 않고 이를 4·15 총선과 연계하려는 불온한 음모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대표는 "이는 헌법과 법률을 이중 삼중으로 유린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위헌 불법사태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노 대통령의 불법 선거운동은 헌법과 법률의 위반이므로 정교한 법률적 해석이나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당운을 걸고 대처하겠다는 말이 결코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운 걸고 대처, 결코 정치적 수사 아니다"


조 대표가 이처럼 탄핵까지 언급하며 강경하게 나온 것은 최근 노 대통령의 언행이 결국 '민주당 죽이기'로 모아지고 있다는 당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노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총선을 앞두고 하락세로 돌아선 당지지율 끌어올리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 대표는 인적쇄신에 찬성의 뜻을 밝히면서도, 최근 당내 분란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호남 물갈이론'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대표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인적쇄신은 어디까지나 공정하고 민주적인 제도로 운영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한 뒤 "특정인을 거명하는 (인위적인) 운동방식으로 인적쇄신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대표와 기자들의 일문일답.

"민주당 지지율 하락, 한-민 공조도 영향"

오마이뉴스 이종호
- 국민들의 욕구에 따라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이번 총선에서도 상향식 공천제도를 가장 공정하고 투명하게,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인적쇄신의 원칙이라고 본다. 인적쇄신은 어디까지나 공정하고 민주적인 제도로 운영돼야 한다고 본다. 특정인을 거명하는 (인위적) 운동방식으로 인적쇄신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바라지 않는다. 인적쇄신은 경선과 총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 향후 지역구획정을 포함한 선거법 협상이나 국회의원 정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가 농촌출신에 특정 지역구와 연계돼 있어 문제가 되지 않나.
"선거구와 선거제도에 관한 문제는 국민의 열망과 도농간 인구편차 등을 재구성된 정개특위에서 종합 고려할 것이다. 만약 국회의원 숫자를 동결한다면 비례대표 정수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를 포함해 대부분이 이번 정개특위에서 합의될 것이다. 정개특위 간사가 농촌-특정지역과 인접했다고 해서 거기에 영향을 받을 리는 없다고 본다."

- 최근 여론조사 결과 우리당과 민주당이 각축하는 가운데서도 민주당이 호남지역 등에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 대책은?
"전당대회 이후 지도체제 개편과 새 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해서 민주당 지지도가 상승기운을 탄 것은 사실이지만 여론조사는 변화무쌍하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 지지도가 좀 떨어졌지만 총선을 앞두고 이보다 더 나쁜 최악의 상황이 올 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기회 있을 때마다 당원들에게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국민들이 40%에서 60%까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하락세의 원인을 외면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냉정히 분석하고 있다.

지난번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돕는다는 발언이 좀 영향을 준 것 같다. 두번째로 경선 과정, 당직인선 과정에서 당 내부의 잡음이 내분으로 보도된 것이 영향을 준 바도 있다고 본다. 물론 정치개혁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조한 것 등이 영향을 줘서 일부 이탈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 철저히 대처해 나가겠다."

- 노 대통령이 재신임과 총선을 연계하면 탄핵 발의하겠다고 했는데, 선거법 위반이 탄핵 사유가 되나. 또 오늘 처리 예정인 FTA는 어떻게 할 것인지.
"재신임을 총선에 연계한다는 것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 열린우리당을 국민들이 지지해 주지 않으면 대통령을 그만두겠다는 것이 재신임의 취지다. 이는 국민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행위로 정교한 법률적 판단이나 중선관위 유권해석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한다는 것은 단순한 정치행위가 아니고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탄핵을 발의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한다면 첫째 작업이 민주당이다. 당운을 걸고 대처하겠다는 것이 결코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FTA는 노 대통령 의사를 듣고 현명하게 대처하겠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뒤 인사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상임중앙위원과 의원들이 배석했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뒤 인사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상임중앙위원과 의원들이 배석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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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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