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접근 어려운 장애복지시설

주변 교통편 미흡 통행로는 급경사

등록 2004.01.13 15:05수정 2004.01.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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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눈이 내리고 난 다음날인 지난 13일 오전 성남장애인복지관(성남시 중원구 상대원1동) 앞. 장애인재활작업장으로 출근하는 장애인들의 발길이 몹시 힘겨워 보인다. 통행로에 눈이 녹지 않아 빙판길인데다 경사도 심해 장애인들이 도보로 이동하는 모습이 아슬아슬할 지경이다.

a 장애인들이 이 길을 올라야만 재활사업장과 장애단체를 찾을수 있다. 급한 경사로가 비장애인들 조차 힘겹게 느껴진다.

장애인들이 이 길을 올라야만 재활사업장과 장애단체를 찾을수 있다. 급한 경사로가 비장애인들 조차 힘겹게 느껴진다. ⓒ 이종구

장애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해 재활작업장, 발달장애 주간보호센터 그리고 시각·지체 등 5개장애인단체가 한데 모여 있는 이곳은 성남의 대표적인 장애인 복지센터다. 복지센터 하루 이용 장애인은 200여명이지만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지리적 여건과 센터 앞 경사진 도로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센터 이전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센터와 인근 단대역과의 거리는 버스로 열 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어 사실상 지하철 이용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거기에다 버스정류장과 센터와의 거리도 비장애인이 걷기에도 조금은 버거운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40˚에 이르는 경사진 통행로를 100m가량 올라야만 비로소 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체와 시각장애를 안고 있는 장애인들은 센터에 민원을 접수하려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재활작업장 상시 근로자들은 상황이 더 나쁘다. 매일 반복되는 힘겨운 출·퇴근길에다 눈이라도 오면 아예 출근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작업장 근로자 강만석(분당구 금곡동·신체장애)씨는 “경사진 도로를 오르다가 넘어진 장애인들을 종종 보곤 한다”면서“장애가 심한 동료 한 명은 눈이 온 다음날은 항상 출근을 못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연합회 정일상 성남지회장은“장애시설은 교통여건이 좋은 위치에 설립하는게 세계적인 추세인데, 오히려 성남시는 장애인들을 산골짜기에 내몰고 있다”며 “장애인들이 센터 위치에 대해 불만이 많아 시에 센터 이전을 거듭 요구했는데, 수년째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성남시장애인연합회는 지난 10년 간 센터 이전을 수 차례 요구했으나 번번이 묵살됐다고 밝혔다. 특히 연합회는 지난해 장애인들의 민원을 접수하는 장애 단체만이라도 교통편이 원활한 시 소유 야탑 제2종합운동장으로 이전을 요구했으나 체육시설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바 있다.


이에 성남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접근성이 좋지 않아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은 인정한다”며“센터 이전에 따른 비장애인의 반대민원이 가장 큰 문제지만 어쨌든 관계부처와 협의중인 사항으로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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