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낙선운동은 '정치 개혁의 두바퀴'"

[제3회 오마이포럼] 2004년 총선, 시민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

등록 2004.01.15 21:36수정 2004.02.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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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04년 총선, 시민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제3회 오마이포럼에서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정대화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박길상 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 등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2004년 총선, 시민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제3회 오마이포럼에서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정대화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박길상 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 등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치가 변하려면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가 누구인지 밝혀주는 운동이 필요하다."(물갈이 국민연대 정대화 공동집행위원장)

"권력에 대한 감시를 표방하는 단체가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참여연대 김민영 시민감시국장)


오는 4.15 총선에서 당선운동을 천명한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연대와 최근 낙선운동을 전격 발표한 참여연대의 입장은 다소 엇갈렸다. 심지어 참여연대 김민영 국장은 "가급적 낙선운동과 당선운동이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두 운동을 같이한다면 분명 정치적 시비에 걸릴 것이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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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대화 집행위원장은 "당선운동과 낙선운동은 서로 대치되는 게 아니라 물갈이와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굴러가야 하는 마차의 두 바퀴와 같다"고 말했고, 결국 낙선-당선운동 진영은 '부패 정치 퇴출'이라는 대전제에는 강한 공감을 표시했다.

<오마이뉴스>는 15일 오후 4시부터 제3회 오마이포럼 <2004년 총선, 시민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당선운동이냐, 낙선운동이냐> 토론회를 열었다.

a 사회를 맡은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사회를 맡은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민단체의 총선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지난 12일 낙천·낙선 운동을 선언한 ‘2004 총선시민연대’(이하 총선연대)측과 15일 본격적으로 출범하며 지지·당선운동을 벌이기로 한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연대’(이하 물갈이연대)측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참여연대 김민영 시민감시국장은 “권력에 대한 감시를 표방하는 참여연대 차원에서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민단체 차원의 당선운동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물갈이연대의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지난 2000년 총선 때와는 달리 국민이 원하는 정치참여 정도가 다양해졌다”고 지적하며 “당선운동과 낙선운동은 서로 대치되는 게 아니라 물갈이와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굴러가야 하는 마차의 두 바퀴와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물갈이연대가 고려하고 있는 지지·당선후보의 선정기준과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박길상 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은 “단순히 깨끗한 정치인이 지지후보 선정의 기준이라면 민주노동당 후보가 가장 많이 선정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시민단체에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지지후보의 선정 기준이 단지 도덕성과 참신성에 한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정 기준만을 보면 각 당의 차이점이 없다. 그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자들은 "정치인들 후안무치가 도를 넘었다"면서 부패정치인 청산에 뜻을 같이 했고, 이번 총선에서 시민단체들의 대응 방식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분열이 아니라 다양성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토론회 요지이다.

- 총선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 전망 및 각 단체 활동 계획은.

a 정대화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정대화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대화: "우리 정치가 근본적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바꿔내는 것이 국민들이 참여하는 선거,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주는 긍정적인 운동을 하면 정치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갈이연대는 17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모아 3월 말에 국민후보를 선출할 것이다. 당선운동의 방식은 온라인을 기본으로 하되, 오프라인이 결합된 지지당선운동을 펼쳐갈 것이다."

“정치인들 후안무치가 도를 넘었다, 낙선운동 필요”

김민영: "참여연대는 지난 1월 12일 월요일에 반개혁적 의원들에 대한 반대운동을 펼쳐가기로 했다. 운동을 펼치는 주체들에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4년 동안 정치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는 자책이 들었다. 낙선운동 이외에 다른 운동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작년 연말에 정치인들의 후안무치가 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했다. 그런 국민들의 요구라는 것이 국민들의 힘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운동은 과거 4년 전 낙선운동과 유사하기는 하지만 두개의 새로운 운동을 제안하게 됐다.

부패정치 감시를 위한 직접적인 시민운동에 나서게 됐다. 또 이번 선거가 1인 2표 정당명부식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따라서 정당의 각종 정책에 대한 평가를 정리해 내서 유권자들에게 전달해 줘서 유권자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조현옥: "여성계에 일어나고 있는 총선에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우선 총선여성연대는 321개 여성단체가 모여서 제도개선 운동을 하고 있다. 맑은여성정치네트워크는 실제 정치에 진입할 수 있는 여성의 리스트를 발표하고 이들의 당선운동을 펼칠 것이다. 물론 이 두 단체에 중복되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맑은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지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쓸만한 여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맑은여성정치네트워크가 이번에 102명의 리스트를 만든 것은 정치권에 쓸만한 여성들이 없다는 것에 대한 화답 형식이다. 그리고 각 당의 지역에서 공천이 이뤄지게 되면 지역에서 지지당선운동을 하게 될 것이다."

박길상: "총선을 앞두고 논의는 무성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당선운동을 할 것인가, 낙선운동을 할 것인가를 두고 토론을 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의견이 낙선운동으로 참여하자로 모아졌다. 그리고 제가 있는 단체는 인천지역에서 낙천낙선운동을 펼쳐가기로 선언했다.

물론 시민단체로서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냐는 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정치권이 보여주는 모습은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많이 때문에 적어도 떨어뜨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 지역에서 이런 의견에 따라 낙천낙선운동을 펼쳐갈 예정이다."

“물갈이운동은 낙선과 당선의 절묘한 복합체”

a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대화: "저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크게 다섯 가지로 본다. 참여연대에서 추진하려는 낙선운동, 물갈이연대의 지지당선운동, 그리고 감시운동, 교육운동, 참여운동 등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운동은 시민단체의 분열이 아니다. 이것의 긍정성을 충분히 봐줘야 한다고 본다. 지난 총선과 달리 지금은 운동의 다원화와 분화된 상황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은 하나로 힘을 모은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형태를 고민하는 유권자들에 대한 소외가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요구들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운동이 필요하다.

저는 낙선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낙선운동만으로 포괄할 수 없는 국민적 가치가 있고, 분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선운동과 낙선운동이 정치개혁의 쌍두마차라고 생각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김민영: "4년 전에 비해서 유권자운동이 다원화 됐다. 하지만 참여연대가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깃발을 든 것은 시민단체가 특정 단체와 조직을 공개적으로 지지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여연대로서는 국민적 지지아래 어떤 기준을 가지고 현재의 정치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 퇴출되어야 하는 정치인을 퇴출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조현옥: "개인적으로는 물갈이 운동에 동의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이 2000년에는 낙천·낙선운동에 동참했다. 그때 여성들이 느꼈던 것은 실제 여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여성들을 당선시켰어야 하는 일에 매진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활동은 미약했다는 점이다.

2004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이라는 측면에서 당선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까지 여성유권자들은 정치에서 수동적인 입장에 서 있었다. 이번에는 주체적인 입장에 서보자는 의미에서 지지당선 쪽을 택했다."

박길상: "물갈이연대에서 주장하는 것과 달리 사실 물갈이와 당선은 어울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가장 깨끗한 정당을 묻는다면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정당이라고 본다. 그런 진보정당 정치인들을 시민단체들이 모두 다 지지할 수 있겠는가. 고민해 봐야 한다.

시민단체의 입장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후보자들을 선정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낙천·낙선운동은 2000년도에 이미 방법이 증명이 되었기 때문에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정대화: "정치권 물을 가는 것은 두 가지 행위를 해야 한다. 첫째는 낡은 물을 버리고 새 물을 넣어야 한다. 물갈이운동은 낙선과 당선의 절묘한 복합체라 생각한다.

특정후보를 반대하는 것은 중립적이고, 특정후보를 당선시킨다는 것은 편파적인가. 낙선운동을 하다보면 특정후보를 떨어뜨리고 특정정당에 해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낙선운동은 편파성 시비에 걸리지 않고, 당선운동은 편파성에 걸린다는 주장은 생각해봐야 한다."

- 당선운동의 기준, 낙선운동의 기준은 무엇인가?

a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대화: "후보의 장점을 가지고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운동은 장단점이 있다. 물갈이연대의 당선운동이 정치판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운동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진보와 보수의 관점에서 당선운동을 풀어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서 느끼는 분노는 수구의 창궐과 대의민주주의의 부작동이다.

4월 15일 투표행위는 국민들 개별적으로 다 당선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 기준의 뭔가. 유권자가 가지는 기준이다. 우리는 각 개인들의 기준을 정형화시킬 것이다. 몇 가지 보완적 장치를 가지고 있다. 우리 사회 발전정도를 감안해 정치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을 볼 것이다."

김민영: "부패비리 인사, 의정활동 무능력자, 그것 이외에도 반인권 환경의 유린과 같은 인사는 퇴출돼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가 요구해왔던 개혁과제에 대해서 반대해 왔던 인물들도 퇴출돼야 한다. 또한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은 퇴출돼야 한다. 이 기준들을 합리적으로 구성할 것이다. 이런 기준을 놓고 보면 최소한의 정치인들을 물러나게 만드는 것인데, 당선운동처럼 최소한의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지지당선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정대화: "국민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기준이 있다. 그런데 지역주의, 언론의 영향, 돈 선거로 인해서 잘 나타나지 않았다. 주권자인 국민이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를 뽑는 것은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다."

박길상: "어느 지역구에 민주노동당을 포함에서 여러 정당이 나왔다고 하자. 현실적으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 후보보다 더 깨끗한 정당이 어디 있는가?

조현옥: 도덕성과 참신성을 놓고 보면 민주노동당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기준을 들이 댓을 때 민주노동당 후보가 당선운동 후보로 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 당선운동과 낙선운동의 기준이 큰 차이가 없다면 ‘기준’으로서 의미가 있는가?

조현옥: "개혁성, 전문성을 이야기할 때 실제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여성계에서 보면 부패에 연루된 적이 있는가를 중심적으로 보고, 사회발전이라든가 여성과 관련된 활동을 얼마나 했는가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영: "가급적 낙선운동과 당선운동이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총선연대는 최소주의적 기준에 적합하다면,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가리지 않고 퇴출되어야 할 정치인으로 규정하고 활동을 해갈 것이다. 당선운동과 낙선운동을 같이한다면 분명 정치적 시비에 걸릴 것으로 본다."

정대화: "낙선운동의 불법시비는 복선을 깔고 있는 것이다. 불법성 시비는 시민운동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 문제이고, 선거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선운동의 특성상 좋은 분을 뽑기 위해서 당선운동을 한다면, 많은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합법성의 영역에서 해야 할 것이다."

- 향후 활동계획은?

a 박길상 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

박길상 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 ⓒ 오마이뉴스 남소연

박길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민사회가 분화되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한다. 지금 국민들의 판갈이 열망이 강하기 때문에 2000년 총선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끔 지역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조현옥: "여성들도 당선운동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물갈이연대와 조금 다른 운동을 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연대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연대를 하리라 본다. 여성이 주체로 나서는 운동에 매진하겠다."

정대화: "정치인들이 국민을 배신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그들의 당선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갈이 운동을 하는 것이다. 특정선거구는 낙선운동이 꼭 필요할 수도 있고, 특정선거구는 당선운동이 꼭 필요할 수 있으리라 본다."

김민영: "정치개혁을 어떻게 이룰 것이냐를 고민해 왔다. 지난 연말 차떼기니 체포동의안 부결이니 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유권자들이 부패한 정치인에 대한 심판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부탁드린다. 시민행동 프로그램에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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