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부상자 "민주당은 5월항쟁을 욕보였다"

[광주 탄핵반대 시위 현장] 충장로 거리는 촛불의 물결

등록 2004.03.13 18:14수정 2004.03.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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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승후/사진 안현주 기자

[3신 : 13일 밤 9시55분]

시민들 민주당 심판 결의하고 밤 9시경 해산


a  13일 저녁 시민사회단체회원들과 시민 500여명이 광주우체국 앞 규탄집회를 마치고 도청 앞으로 진출하던 중 경찰에 저지 당하자 금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갖고 있다

13일 저녁 시민사회단체회원들과 시민 500여명이 광주우체국 앞 규탄집회를 마치고 도청 앞으로 진출하던 중 경찰에 저지 당하자 금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a  이날 집회에서는 아이와 함께 손잡고 나온 부모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아이와 함께 손잡고 나온 부모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공식집회가 끝난 밤 8시10분경 30여명의 시민들로 시작된 자발적인 즉석집회는 20여분이 지나자 150여명으로 불어나 탄핵정국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불어난 시민들에게 나눠줄 양초가 부족하자 모금을 통해 양초를 더 사오는 모습도 보였다.

금남로 삼복서점앞에서 열린 즉석집회에서 시민들은 서로 연사로 자청하고 나서 현 시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성토의 말을 쏟아냈다.

5·18 항쟁당시 부상을 입었다는 김광헌(77세·지산동)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당리당략에 눈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끌어내리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어 나왔다"며 "우리들의 힘으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모두 몰아내버리자"고 말해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전정(58·교사)씨는 "5·18 영령들을 향해 대못질을 한 민주당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전두환, 노태우 등 학살정권들의 계승자인 한나라당과 야합한 민주당은 광주를 배신했고 5월을 욕보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시민이 연설에 나서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배승덕(51·문흥동)씨는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때리면 호남인들의 지역감정을 결집시킬 수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것은 커다란 착각"이라며 "어제 탄핵안 가결을 보고 마음속에서부터 민주당을 지웠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특별한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아침 이슬'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며 탄핵정국이 끝날때까지 집회를 계속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14일 오후 6시 광주우체국앞에서 다시 모일 것을 결의하며 즉석집회장 주변을 청소한 후 밤 9시경 자진 해산했다.



[2신 : 13일 저녁 8시 20분]

주최측 집회 종료 알렸으나 시민들은 제자리 지키고 있어


광주전남 8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6시 광주우체국 앞에서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광주전남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300여명의 시민들이 집결한 가운데 열린 대회에서 참석자들은 "민생정치 외면하고 부패로 얼룩진 16대 국회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정치권을 규탄했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통령 탄핵정국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글을 발표하고 "수구 기득권세력 청산을 위한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혀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탄핵소추안 가결은 16대 국호의 반국민적, 반 헌법적 작태이며 스스로의 파멸을 자초하는 정치적 자살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합법의 외피를 썼다 하더라도 총칼없는 쿠데타"라며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헌법재판소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위헌적인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신속하게 결정해야 하며 6개월이나 끌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해 탄핵안의 무효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며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수구 기득권세력 청산을 위한 운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규탄집회를 마치고 촛불행진을 시작할 무렵인 저녁 7시경 집회 참가 시민들은 500여명으로 불어났다. 시민들은 촛불을 켜고 금남로로 진출해 가톨릭센터를 거쳐 전남도청앞 광장을 향했지만 도청앞 광장 진입을 불허하는 경찰에 의해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광주 YMCA앞에서 길이 막힌 시민들은 연좌시위를 벌이며 약식집회를 가졌다. 저녁 7시50분 현재, 시민단체들은 이날 끝을 알리고 해산을 선언했으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해산하지 않은채 금남로 주변 인도에 다시 모여 시국토론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의 약식집회 진행중에 즉석해서 사회를 본 한 시민은 "5.18당시 조선일보가 보도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하냐?"며 "조선일보 기자가 있으면 여기서 나가달라"고 <조선일보>에 대한 취재거부에 들어갔다.

한편 오늘 촛불집회에는 열린우리당 김태홍 의원이 우리당 관계자들과 참석해 주민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받기도 했다.

a  13일 저녁 광주전남 88개 시민사회단체회원들과 시민 500여명이 우체국 앞 규탄집회를 마치고 금남로로 진출해 촛불행진을 하고 있다

13일 저녁 광주전남 88개 시민사회단체회원들과 시민 500여명이 우체국 앞 규탄집회를 마치고 금남로로 진출해 촛불행진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a  시민 500여명이 광주우체국 앞 규탄집회를 마치고 금남로로 진출해 촛불행진을 하던 중 이를 막는 경찰과 대학생들 간의 몸싸움이 일어나자 시민들이 이를 말리고 있다

시민 500여명이 광주우체국 앞 규탄집회를 마치고 금남로로 진출해 촛불행진을 하던 중 이를 막는 경찰과 대학생들 간의 몸싸움이 일어나자 시민들이 이를 말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a  9. 13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광주지역 국민의힘 소속 회원들이 '대통령을 살립시다!'는 주제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안 처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자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9. 13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광주지역 국민의힘 소속 회원들이 '대통령을 살립시다!'는 주제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안 처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자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1신 : 13일 오후 5시30분]

"대통령을 살립시다"... 충장로 가득 메운 인파


광주에서는 어제에 이어 13일 오후 6시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규탄하는 집회가 광주우체국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규탄집회 시작을 30여분 앞둔 지금 광주의 중심가 충장로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인파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바쁘게 길을 걸어가던 시민들은 광주우체국앞에서 진행되는 서명운동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서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지역 국민의 힘 회원들이 '대통령을 살립시다!'는 주제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안 처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민 이시은(24·광주 동명동)씨는 "국회 탄핵안 처리 소식을 듣고 답답하던 차에 이곳에서 벌어지는 서명운동을 보고 참여를 결심했다"며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인데 국민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국회의원들이 독단적으로 (탄핵안을)처리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힘 회원인 유성우(21·대학생)씨는 "오늘 오후 3시부터 서명운동을 시작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직접 여기까지 찾아와서 서명을 해주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며 "시민들의 호응이 뜨겁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오후 5시30분 현재 10명의 이름을 기입할 수 있는 서명용지 400여부에 시민들의 이름과 주소를 직접 서명받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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