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이어진 금남로 촛불행렬

500여 시민 다시 금남로 진출... 탄핵대책기구 82개 단체 망라

등록 2004.03.14 22:09수정 2004.03.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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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탄핵안 가결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광주를 비롯 목포, 광양 등 광주전남 3곳에서 사흘째 이어졌다.

광주에서는 오후 8시경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서 노사모 회원과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사회자의 안내로 광주출정가, 님을 위한 행진곡 등 민중가요를 부르며 국회 탄핵안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을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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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철

a  14일 오후 광주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서 노사모 회원과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가졌고 전날에 이어 금남로 진출을 시도하자 경찰이 시민들을 막아섰다

14일 오후 광주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서 노사모 회원과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가졌고 전날에 이어 금남로 진출을 시도하자 경찰이 시민들을 막아섰다 ⓒ 신진철

촛불시위가 벌어지는 행사장 주변에는 탄핵안 무효를 주장하는 천만인 서명운동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나가는 시민들은 가던길을 멈추고 서명에 참여했다. 휴일인 관계로 시내 나들이에 나섰던 가족과 연인 등 시민들도 자연스레 촛불시위장으로 발길을 향했다.

광주시민모임 행사도우미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양초와 노래가사가 적힌 나눠주며 촛불시위를 안내했다. 시민들은 탄핵안 가결에 대한 분노를 아직 삭이지 못하고 사회자의 안내 멘트에 따라 차분하게 집회를 이어갔다. 특히 가족동반이 많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묵과하면 또 무슨 일 저지를지 모른다"

a  촛불시위에서는 13일 발행한 오마이뉴스 호외가 배포됐다

촛불시위에서는 13일 발행한 오마이뉴스 호외가 배포됐다 ⓒ 신진철

오후 6시경 60-70명으로 시작한 촛불시위가 7시가 넘어서면서 500여명에 이르자 이들은 오후 7시30분경 금남로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겹겹이 출동한 경찰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시 대열을 정비해 시민발언을 이어갔다.

북구 매곡동에서 상업에 종사한다는 30대 한 시민은 “임기도 얼마남지 않고 비리에 찌들대로 찌든 국회의원들이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다”며 “대한민국의 수치다”고 주장했다. 이 시민은 “만약 이를 묵과한다면 후안무치한 그 사람들이 앞으로 또 무슨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며 “이번 총선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말했다.


“고향이 충청도인데 광주에 많은 빚을 지고 살아왔다”는 최수열(조선대 약학과 4년)씨는 “광주는 80년 5.18 항쟁과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당선시킨 곳”이라며 “광주가 분연히 일어서자”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 대책기구 구성 서둘러


규탄발언에는 특히 80년 광주를 들어 민주당을 맹 비난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사회자는 아직 광주에서 촛불시위가 본격화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여론조사를 보면 광주전남이 탄핵안에 반대하는 비율이 제일 높게 나타났다”며 “광주의 자부심을 갖자”고 다독이기도 했다.

시민발언을 순서를 가진 시민들은 오후 8시 30분경 다시 금남로 진출을 시도해, 경찰의 만류를 뿌리치고 금남로 광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오후 9시 30분경 촛불시위를 마친 시민들은 15일 오후 6시 다시 삼복서점 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지난 13일 시위가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주관이 된 반면 이날 촛불시위는 노사모 회원들이 주관했다. 광주전남민중연대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등 광주전남시민단체들은 이미 범 시도민을 망라하는 대책기구를 꾸리기로 방침을 정하고, 14일 탄핵정국과 관련한 실무자 회의를 통해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책기구에는 현재 광주전남 82개 단체가 가입됐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책기구는 20일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범국민대회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주 발족식을 가질 예정이다. 대책기구가 정식 발족되게 됨에 따라 탄핵안 가결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도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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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철

a  이날 촛불시위는 특히 연인 및 가족동반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촛불시위는 특히 연인 및 가족동반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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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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