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민, 15일 탄핵무효 첫 촛불집회

[현장] 아이 동반한 부모 모습 눈길...여고생도 한 목소리

등록 2004.03.16 18:44수정 2004.03.1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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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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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 토만 달던 의원들이 그렇게 통과시켜 분했고 한번 대통령을 시켰으면 끝까지 책임져야지 크게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자꾸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이호인(67·익산시 남중동)씨

15일 전북 익산에서도 대통령 탄핵 반대와 관련, 첫 촛불집회가 제일은행 사거리에서 열렸다.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한쪽 도로에서만 집회를 하는 모습에는 당일 경찰의 집회 제재 방침에 대해 법을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익산지역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오후 7시부터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탄핵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익산희망연대 임형택 간사의 사회로 원광대 법과대 노래 동아리 ‘노래 잇기’와 원광보건전문대 ‘6·15 실천단’의 노래와 율동으로 흥을 돋구었다.

익산시민사회단체의 홍보 시간이 짧았음임에도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의 모습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어머니, 아내, 아이들 둘과 함께 참석한 조혁신(모현동)씨는 “차떼기를 일삼던 부패 정당이 과연 대통령을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노를 느꼈고 오늘은 더 많은 시민이 함께 해야 하는데 그래도 익산지역에서 개최한 집회 중에서는 호응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율학습과 학원 때문에 잠시 들렀다는 정지애(원광정보예술고 1학년)양은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을 무시한 것 같다”며 “오늘 친구들과 학교에서 인터넷을 보며 대통령 탄핵가결에 관련된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모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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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대치한 가운데 이루어진 이날 집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과 '아침이슬'을 부르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탄핵 가결에 동참한 국회의원 사진이 전시돼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김성대(47·부송동)씨는 "잘하는 정치란 없는 사람들 살기 좋게 만들어야 좋은 정치인데 그래서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뽑았더니 국민들을 배신했다"고 성토했다. 김성대씨는 이번에 우리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또 원광대 이흥수(44) 교수는 “국회의원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대통령은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국민들의 의사도 수렴하지 않고 탄핵을 가결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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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석한 익산YMCA 유희영 사무총장은 “탄핵 가결은 부패한 정치 기반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무너져 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 친일청산을 뒤로 미루게 하기 위한 것에서 기인한 것 같다”며 "이는 지역극복, 화합하는 정치, 민족의 자주성을 원하는 국민들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자발적 집회 참여는 평화적인 분위기를 담아 정치문화를 한 단계 앞당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넷 다음카페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http://cafe.daum.net/antitanhaek)’소속 네티즌은 집회 현장에서 탄핵반대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부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15일 현재 익산에서만 1500여명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집계했다.

'탄핵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익산시민 촛불집회'는 17일 익산시 중앙동 제일은행 앞 4거리에서 오후 6시부터 개최될 예정이며 앞으로 회의를 거쳐 영등동으로 집회장소를 옮길 계획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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