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모여 어둠이 박살나고, 촛불이 모여 정의가 춤을 춘다김태우
친일진상규명법이 누더기로 통과되던 날, 나는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사>에서 읽었던 반민특위의 좌절이 떠올랐다. 현재 한국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 어떤 피를 물려 받은 자들인지 깨달았다. 암살당한 김구 선생이 떠올랐고, 고문으로 죽어간 열사들이 떠올랐고, 조봉암 선생을 비롯한 선각자들의 이름이, 해방 이후 한 번도 3·1절과 광복절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던 독립유공자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또 떠올랐다. 전재산이 29만원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피 묻은 손으로 권좌에 앉았던 전직 대통령이 떠올랐고, 철저한 일본식 황국신민화 교육과 군국주의 교육을 받은 독재자도 떠올랐고, 택시 아저씨가 정신 감정을 받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던 한 전직 대통령도 떠올랐고, 지구가 멸망하면 딱 2종류의 생명체만 살아남는데 바로 바퀴벌레와 늘 2인자의 길을 걸어온 이 정치인이라고 했던 말도 떠올랐다.
탄핵 정국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발단이 되었지만, 이제 우리는 더 큰 역사적인 관점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현 사태는 민주와 반민주, 민족과 반민족의 싸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