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가짜 독립유공자 비문 ‘삭제명령’

"관련 공무원 엄중문책, 수정 건립하겠다"

등록 2004.03.16 09:25수정 2004.03.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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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규상

가짜 애국지사의 생애비와 휘호비를 진짜 독립운동가 비문에 끼워넣어 논란을 벌였던 대전 은평공원 생애비 및 휘호비와 관련하여 대전시가 행위 주체인 대전애국지사숭모회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대전광역시는 지난 10일 애국지사 김용원 선생의 후손인 김옥경씨(대전시 중구 문화동)가 제기한 진정 민원에 대한 회신을 통해 "국고 보조를 받아 사업을 추진한 대전애국지사숭모회가 시의 사전 승인은 물론 유족과도 협의 없이 상이한 비문내용과 비석 이면에 이돈직의 휘호와 생애 기록을 음각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대전애국지사 숭모회(대표 이규희)에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조속한 시일 내에 김용원 선생 유족과 협의해 수정 및 삭제하라는 시정촉구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이어 "국고보조 사업 결산 당시 '이돈직'이라는 인물이 생애비에 각인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생애비 건립비를 지원하고도 당초 설계서와 다른 점을 확인하지 못한 서구청 관련 공무원의 업무소홀이 인정되는 만큼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또 "시 자치행정과 및 서구청 도시개발과와 공동으로 해결의지를 갖고 조속한 시일내에 문안 내용을 수정해 건립토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애국지사숭모회는 지난 2000년 비영리민간단체 국비보조사업으로 대전출신의 대표적 항일 애국지사 김용원 선생의 휘호비와 생애비 건립 사업을 추진하면서 950만원을 지원 받았으나 정작 김용원 선생의 휘호와 생애 음각은 뒷면에 하고 앞면에는 계룡건설 이인구 명예회장의 조부인 이돈직의 휘호와 생애를 '애국지사'로 명기해 세워 놓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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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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