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수정타운 입주민, "이동식 방음막 불안"

크레인에 매달려 대롱대롱 ‘아찔’

등록 2004.03.17 16:02수정 2004.03.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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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성남 신흥동 수정타운 입주민들이 이번엔 해당 건설사의 ‘땜질’ 조치에 분개하고 있다. 공사현장의 소음도를 줄이기 위해 설치된 이동식 방음막이 오히려 안전사고 위험을 가중시키면서 입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남시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보다는 업체의 공사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a 공사현장의 소음도를 줄이기 위해 설치된 이동식 방음막이 오히려 입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공사현장의 소음도를 줄이기 위해 설치된 이동식 방음막이 오히려 입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이종구


수정타운 소음피해 대책위원회는, 건설사가 공사현장의 소음도를 줄이기 위해 7일부터‘이동식 투명 방음막’을 설치 운영하고 있으나, 임시 처방적인데다 바람만 불면 크게 흔들려, 위협감을 느낄 정도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가로 15m 세로 10m의 이 방음막은 대형 크레인에 매달린 채 요동이 잦아 보기만 해도 아찔할 정도다. 더욱이 방음막 크기가 빌라 전체면의 절반에도 못 미쳐 소음피해를 감소시키는데 역부족이고, 또 빌라와의 이격거리도 불과 2m 정도로 짧아 주민들은 위험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대책위원회 원애리 위원장은 “공사소음이 심해 수개월간 민원을 제기하고, 피해상황을 호소했는데 결국 대안이라고 마련한 게 공중에 매달린 방음막이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입주자들은 안전하고, 위협감이 들지 않는 그런 방음막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또 이동식 방음막 설치가 주민들의 소음피해를 줄이기보다는 행정처분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데 의혹을 보내고 있다.

대체로 주민들의 소음민원이 제기되면 해당관청인 수정구청의 소음측정이 실시되는데, 그때 소음기준치가 70db을 넘으면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그러나 주민들은 소음측정이 이뤄지면 즉각 방음막이 측정장소로 이동해 측정치를 낮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소음측정 결과에서도 첫 측정치는 75db을 넘어섰으나 이후 방음막이 이동하면서 69db까지 떨어졌다.

입주민 김은정씨는 “구청직원이 소음도를 측정하면 방음막이 즉시 그 장소로 이동해 실제 소음도를 낮추고 있다”며 “상식 이하의 조치에도 화가 나지만 방음막이 흔들거리는 걸 보면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S건설사 윤모 과장은 "이동식 방음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안전한 공법"임을 강조했다.

윤 과장은 또 “방음막 구조물 설치공사를 진행하려 했는데 주민들의 민원이 심해 어쩔 수 없이 이동식 방음막을 설치하게 된 것”이라며 “방음막 아래쪽에서 고정역할을 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어 주민들이 우려하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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