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3월 29일자 국제면에 실린 「한국, 포퓰리즘적 민족주의 등장」제하 기사.중앙일보 PDF
3월 29일자 <중앙일보>는 17면 국제면에 「한국, 포퓰리즘적 민족주의 등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있다. 이 기사는 워싱턴 미국기업연구소(AEI)가 '노대통령, 이제 그만?(Roh, No More?)'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 결과를 여과 없이 보도했다.
그 요지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한국에 나타난 포퓰리즘적 민족주의가 자본이탈과 수출 경쟁력 약화 등으로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은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 돼 파병철회를 주장해도 노 대통령이 이를 억제할 것이라는 모순적인 주장도 같이 싣고 있다. 탄핵사태 이후 폭발한 한국인의 정치개혁 의지를 미국인들이 노무현 대통령 개인과 결부시켜 급조해낸 스테레오 타입을 그대로 보도하는 중앙의 저의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상징조작 및 자의적 표본집단 선정 등... 총선판국 반전 의도?
위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은 두 신문이 보수야당에 유리한 보도를 하기 위해 작위적인 여론조사와 반한적 미국 기업연구소 세미나 결과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현재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총선판국을 보수당 편에 서서 반전시켜보겠다는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국의 참여 민주주의는 탄핵반대 촛불시위에서 나타났듯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바람'으로 표현되건, 포퓰리즘적 민족주의라고 묘사되건, 4·15총선 때 유권자들의 표심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는 '진리'에 의해 돌아가는 게 아니라 '다수'에 의해 돌아간다. 거대 야당의 국회의원들이 다수의 힘을 이용해 대통령 탄핵을 가결했듯 한국의 새로운 민주세력이 형성한 다수의 힘은 현재의 야당에 엄청난 부담으로 되돌려 질 것이다.
동아와 중앙이 유권자들의 새로운 정치참여 의식을 끝까지 외면한 채 과거의 보수적 추억에 얽매일 경우, 그들은 4.15총선이 끝나는 순간부터 정치적·경제적 위기에 부딪칠 수도 있다. 새로운 다수는 정치뿐만 아니라 신문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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