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진보가 보수에게' 시리즈 화제

등록 2004.04.07 13:25수정 2004.04.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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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지난달 29일부터 총선홈페이지(www.pangari.net)에 연재하고 있는 '진보가 보수에게' 코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첫 회 <최순영이 박근혜에게> '홈런'

첫 회는 유신붕괴의 한 계기가 된 YH여공들의 신민당사 농성사건 당시 노조지부장이었던 민주노동당의 최순영 부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보낸 「최순영이 박근혜에게-묵은 것은 가고 새것은 오고야 맙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인터넷 매체들과 스포츠 신문에 관련기사가 실린 데 이어, <동아일보>의 데스크 칼럼에 '여공과 영애'의 내용이 되는 등 화제가 됐다.

두번째는 민주노동당 지지를 선언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김영길 공무원 노조 위원장이 고건 대통령권한대행에게 띄운 「달인인가, 퇴물인가」로 "고위직 공무원들의 정치활동은 허용되면서 하위직은 막고있느냐"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공무원 노조측은 "이 글 때문에 고건 대행이 공무원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에 나섰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글 또한 언론에서 많은 인용보도를 했다.

3회∼6회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측에 초점

3회부터 6회까지는 열린우리당 측에 포커스를 맞춰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당원인 김형민씨의 「막걸리 당원이 '노빠'에게-제가 좋아한 '노무현'이 "정말 안되는 이유들"」 ▲지난 89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문광명 변호사가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으로 같이 활동했던 임종석 의원에게 띄운 「386이 386에게-변호사 문광명→국회의원 임종석」 ▲민주노동당에 대한 비판적지지를 자임하고 있는 인터넷매체인 진보누리가 역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 지지 사이트인 서프라이즈에게 보낸 「"보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라"」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11순위인 소설가 송경아씨가 선배문인이자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연제구 후보로 나선 노혜경씨에게 「"선생님, 어떻게 철새와 같이 노시나요?"」 등이다.


각 회별로 발신자와 수신자가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시리즈는 각각 5천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고, 게시판에 수십개 이상의 댓글이 올라와 즉석 토론이 이루어졌다.

7회는 민주노동당 법률지원단장인 김정진 변호사의 「대법원 판결인가, 경총 보고서인가 - 대법원장, 헌재소장께」다. 김 변호사는 이 글에서 대법원에 대해 "파업을 이유로 한 가압류 남발이 원인이 되어 배달호, 김주익, 이해남 등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며 "법원이 법을 만드는 기관은 아니지만, 폭넓은 해석권한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에 대해서도 "부자에게 불리한 세법에 대해서는 너무도 쉽게 위헌결정을 하였고, 교사의 정당가입과 선거운동 금지는 합헌이라는 결정 또한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6일자는 배우 오지혜씨가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에게 보낸 「제발 입 좀 다물고 계세요」다. 오씨는 "강금실 장관과 문 수석의 만남에 대해서 망언을 하는 것을 보고 난 당신이 미친 게 아닌가 싶었다"며 "앞으로는 진보야당이 잘 할테니까 좀 조용히 해달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두 차례 더 연재 뒤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에게 보내는 정책서신'으로 바꿀 계획

민주노동당은 이후 '심상정이 정동영에게', '단병호가 노무현에게'를 더 내보내면서 일단락을 짓고, 이후부터는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에게'라는 제목으로 정책서신을 띄울 계획이다.

'진보가 보수에게'라는 연재 아이디어를 낸 이광호 <진보정치> 편집국장은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서 수구정당, 차떼기 정당이라는 것을 감추고 박정희 전 대통령를 끌어내는 이미지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처음 아이디어였다"며 "심상정 후보와 최순영 부대표를 놓고 고민을 했었다"고 전했다.

이광호 편집국장은 "1회성으로 생각했다가 열린우리당 쪽과 노사모 등에 대해서도 방향을 맞추기로 하면서 시리즈가 됐다"며 "일방적인 공격보다 소통의 형식을 취하기 위해 필자들에게 경어체로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최순영 부대표와 김영길 위원장의 글에 이어 송경아씨와 오지혜씨의 글 전문을 소개한다. (아래 박스기사 참고)

"선생님, 어떻게 철새와 같이 노시나요?"
[민주노동당 '진보가 보수에게' ⑥] 송경아가 노혜경에게

▲ 송경아씨
남녘의 들판에선 벚꽃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아마 이 편지를 읽고 계실 즈음이면 서울에도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필 것입니다. 어느 시인이 "기다리지 않아도 너는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고 노래했듯이 신생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한국정치에도 "기다림마저 잃었던" 진보정치의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노혜경 선생님,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겨레21> 좌담에서 뵙고 난 후 이제야 제대로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당시 선생님과 저는 노무현 지지자와 권영길 지지자로 만났고, 이제 다시 열린우리당 총선 후보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의 자격으로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진보를 얘기하는 서로 다른 입술들

그때 선생님과 저는 똑같이 진보를 이야기했지만 같은 단어를 바라보는 시선은 서로 판이했지요. 이제는 그 간격이 더 벌어졌습니다. 그때는 문학에서 출발했고 진보를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꼈지만, 어느덧 그 동질감보다는 각자가 선택한 정치적 입장에 대한 이질감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저는 1980년대의 막바지에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에 1987년 6월항쟁을 겪었지요. 제가 대학 문에 들어섰을 때, 그 당시 대학은 80년대 문화의 잔영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당시의 대학은 80년대의 마지막 불꽃을 피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입학하기 직전에는 울산현대중공업에서 식칼테러가 터졌고, 입학식을 치르고 난 다음에는 조선대생이었던 이철규 열사가 저수지에서 시체로 떠올랐습니다. 이듬해인 1990년에는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골리앗 고공 농성을 벌였지요. 1991년 고(故) 강경대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피어올랐던 '거리의 정치'는 그후 급속하게 시들어 갔습니다.

학생운동은 활력을 잃어버렸고, 보수정치권은 도무지 변화할 줄 몰랐고, 한국사회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1987년 대선이 기억납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본 백기완 선생의 거침없는 일갈은 어린 제게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만인 앞에 진보정치의 존재를 알렸던 백기완 선생과 사회운동권은 그해 겨울 처참하게 패배했습니다.

그 후로 보수정당 독점체제에 도전했던 많은 진보정치의 시도들은 계속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그 흐름은 결국 민주노동당으로 이어졌고, 이제 민주노동당은 여의도에 진보의 희망을 심으려 하고 있습니다.

'비판적 지지' 뼈아픈 오류를 왜 반복하십니까

여기서 저는 노 선생님과 이른바 노사모의 주축이었던 386들에게 하나의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대학 1·2학년 때 거칠게나마 운동권 커리큘럼 안에서 한국 현대사를 일별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때 인상깊었던 것은 87년 대선 때 이른바 '비판적 지지'론의 오류에 대한 선배들의 뼈아픈 자성이었습니다. 그것은 분열의 기억이 주는 아픔이라기보다 오히려 원칙을 지키지 못한 두 가지 선택 모두에 대한 아픔이었습니다.

2002년 제가 그리 잘 알지도 못하는 정치판에서 민주노동당에 과감한 '올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너희는 그런 일을 되풀이하지 말라던 선배들의 당부가 귓가에 메아리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87년 항쟁의 영욕을 저보다 훨씬 강렬하게 맛보았던 바로 그 선배들이 그리 쉽게 다시 한번 '비판적 지지'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리 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멀리는 50년대의 진보당에서부터 시작해 백기완 선대본부에서 오늘의 민주노동당에 이르기까지 숱한 좌절과 실패 속에서도 진보정치의 싹을 틔우려던 많은 선배들을 생각하면 눈물겹기 그지없습니다. 역사에 비약이 없듯이 진보정치가 걸어온 길도 이들이 앞서서 그 길을 터왔기 때문일 겁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경선에 나서면서 가슴이 벅차오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단병호, 심상정, 최순영, 이문옥 등 우리나라 진보운동을 위해 경력과 희망과 몸과 마음을 바쳐오신 분들과 같은 경주로에서 달릴 수 있었다는 것만 해도 저에게는 영광스러웠습니다.

소외를 비추는 문학과 소외계급을 위한 정치

노 선생님의 칼럼집은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라는 제목을 달고 있더군요. 열성 노사모 회원이면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선생의 행보를 보며 저는 그 칼럼집 제목이 좀 의아했습니다. 이 파시스트적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에 천천히 걷는다는 것은 꽤나 의미있는 일일 겁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계신 건가요. '악랄하게'는 무엇을 위한 결기인가요. 당명에 아무런 지향도 없이 그저 개방성과 동류의식만을 강조한 '열린우리당'처럼 선생의 발걸음은 참으로 애매하기 그지없습니다. 문학이 소외를 비추는 빛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는 정치적 소외계급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 <한국일보> 고종석 편집위원이 김대중 대통령의 최대 공적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최대 공적도 대통령 당선이지 않을까 합니다.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노사모 회원들의 열망이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제가 선생님과 한겨레21 대담을 하면서 뚜렷하게 느꼈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선생님의 거의 '종교적 믿음'이었습니다.

한 개인에게 정치적 열망을 투사하는 것이야 그리 흠잡을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 열망은,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숱한 노무현 지지자가 지지대열에서 이탈했듯이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그도 역시 보수정당의 후예이자, 정치적 기득권 세력의 울타리 안에서 서식해왔던 존재였던 것입니다.

저는 대선 당시 노무현 개인에게 열광했던 모습이 이번 총선에서 다시 열린우리당이라는 또 하나의 인격에 투사되고 있는 것을 봅니다. 현재로서는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마도 총선 후에는, 대선 후에 그랬던 것처럼 많은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썰물처럼 지지를 철회하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대체 열린우리당이 표방하는 '개혁'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떠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온전한 의미에서 '개혁'은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온갖 기득권을 철폐하고 그것이 주어지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그 과실을 돌리는 것일 터입니다.

그게 민주노동당이 말하는 정치의 '판갈이'일 겁니다. 그러나 탄핵 가결 이후 지지도가 상승하자 열린우리당은 갑작스럽게 철새도래지로 변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한나라당 의원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인물도 있었고, 호남에서 지역주의에 기생해 정치적 성공을 거뒀던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너무 열려버린 우리'당에 희망은 없습니다

저는 새로운 세상을 열 희망에 차 있었던 2002년의 노 선생님과 그 철새들이 어떻게 한 정당에서 나란히 공존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또한 그런 인물들이 자유로이 드나드는 '너무 열려버린 우리' 당이 '판갈이'를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이미 접은 지 오래입니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제도정치권에서 성공을 거두자마자 한국 정치사에서 그 의의를 잃어버릴 운명을 타고난 정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노 선생님께 갖는 마지막 바람은, 노 선생님이 열린우리당 안에서 진보적인 가치에 대한 고뇌와 희망을 잃지 않고 그 힘으로 열린우리당이 조금이라도 더 민중을 위한 정치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그래서 제가 우려하는 것처럼 열린우리당이 제1당을 차지하자마자 자신의 의의를 잃어버리는 정당이 되지 않도록 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제가 말하지 않아도 절감하고 계시겠지만, 이제 정치에 나서신 이상 열린우리당의 행보에 대한 책임은 노 선생님의 양어깨에도 지워져 있습니다. 물론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의 행보에 대한 책임도 저와 당원들의 등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 짐은 각자의 선택에 대한 믿음이고 자신이겠지요. 훗날 노 선생님과 다시 뵙게 될 때는 서로 자신이 져온 짐의 무게에 대해 한점 부끄럼 없는 만남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발 입 좀 다물고 계세요"
[민주노동당 '진보가 보수에게' ⑧] 오지혜가 전여옥에게

▲ 오지혜씨
이 편지는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연재되고 있는 '진보가 보수에게'라는 곳에 실릴 글입니다.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이죠. 제가 원고 청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 글을 쓰고있긴 하지만 정말 당신에게는 이런 글을 쓰는 것조차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곳은 분명 '보수'에게 편지를 쓰는 곳인데, 당신은 진정한 보수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수구정당, 지역주의 정당의 대변인이니 더더군다나 아무 말도 하기 싫군요. 당신 같은 철없는 사람들한테는 그저 무관심이 제일 큰 회초리이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당신의 양심에, 아니 '머리'에 자극이 될까 해서 몇 마디 적습니다.

수구정당 대변인 '머리'에 자극 주기 위해 몇 마디

제 홈페이지에는 저더러 방송국에서 당신을 만나거든 당신의 입을 좀 꼬집어 주라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당신도 귀가 있고 눈이 있으니 당신이 요즘 우리 인민들을 탄핵정국 못지 않게 열 받게 했다는 건 알고 있겠죠. 그 분들은 당신이 자기들과 다른 '생각'을 말했으니까 입을 꼬집어 주란 얘길 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뱉어내는 말들의 '수준'과 '방법' 때문입니다. 몇 일 전 그 유명한 인큐베이터 발언을 할 당시 탄핵포를 맞아 몸과 마음이 쇠할 데로 쇠해있던 유시민 의원이 당신을 경멸에 찬 눈으로 쳐다보는 데 정말이지 민망해 죽을 뻔했습니다.

유시민 의원은 한참 전에 어느 토론프로에서 한나라당 모의원이 거의 조폭 수준의 발언을 하니까 시청자들을 향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게 우리 국회의 모습입니다. 제발 대화가 되는 사람 좀 보내주십시오"라고요. 그래서 한나라당은 '대화'가 될 거란 기대로 당신을 대변인 자리에 앉혔던 모양입니다.

헌데 누구 말대로 '최고' 학부를 나오고 방송전문 기자이며 무엇보다도 아직은 젊은, 게다가 당신 말대로 한 때는 학생운동을 했었다는 당신의 토론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습니다.

혹시 미치지 않으셨나요?

그게 어디 지식인의 토론하는 모습입니까? 거의 동네 찜질방에서 아줌마, 아저씨들끼리 싸울 때나 볼 수 있는 모습이더군요. '말을 잘 한다'라는 건 일사천리로 끊기지 않고 떠들어 대고 상대를 어이가 없어서이건 어쨌건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강금실 장관과 문 수석의 만남에 대해서 망언을 하는 것을 보고 난 당신이 미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래도 명색이 유명칼럼니스트라는 사람이, 게다가 자칭 페미니스트란 사람이, 그것도 사석도 아닌 한 당의 대변인으로서 하는 말이 그렇게 상스럽고 상식 밖일 수가 있는지…. 내 귀를 의심하는 순간 당신 자신도 '너무 나갔나?' 싶었는지 피식 웃는 모습을 보고 뒷목이 뻣뻣해옴을 느꼈습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당신이 그러고도 언론인이라 할 수 있습니까? 당신의 대학 후배들은 당신 때문에 졸업장을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진보는 '가방 끈'과는 상관이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는 순간입니다.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생각'을 안하고 있다고요? 열린우리당의 감성적 쇼에 속아서 이성을 잃었다고요? 탄핵의 이유와 과정을 '생각'좀 하라고요? 바쁜 일상을 쪼개서 나와 광화문 그 차가운 바닥에 앉아있던 20만 인민들이 다 탄핵드라마를 보고 감상적인 슬픔에만 쌓여 '생각 없이'나온 사람들로만 보인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혈액형이 '네거티브형' 아닌가요

이 땅의 인민들을 그렇게 무시하다간 당신이야말로 언젠가 아주 톡톡히 망신당할 일이 있을 겁니다. '생각'좀 하고 살라니요…. 그 분들은 너무 '생각'이 깊고 강해서 뛰쳐나온 거라는 걸 굳이 설명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슬플 뿐입니다.

한나라당만이 중세 암흑기에 빛나던 별 같은 존재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신가요? 구제불능당이라면서요? 완전 부패 당이고 매수정당이며 특정지역 편애에 안주하는 당이라면서요? 이거 다 당신이 직접 한 얘기들이에요. 그것도 아주 최근에….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이 한나라당의 대변인이 되기 바로 직전에….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에 나오는 순간 기억상실증에 걸린 물고기도 아니고….

혹시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고 말하는 건 아닌가요? 당신은 마치 네거티브의 피를 받고 태어난 사람 같아요. 그리고 상대가 누구건 자신의 세계관이 어떻든 간에 무조건 씹기만 하고 '급료'를 받는 것이 당신의 밥벌이 같아 보여요. 어렸을 때부터 말 잘한다 소릴 너무 많이 들어서 오로지 그거 자랑하려고 정치판에 나온 사람 같아요.

진보야당이 잘 할테니까 좀 조용히 해주세요

대표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뀐 것만 봐도 한나라당이 진정한 개혁 정당이라구요? 무조건 여성을 앞세우는 것이 개혁이라니…. 도대체 페미니즘 공부를 어떻게 한 건가요?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는 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수구'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며, 그것이야 말로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이거늘….

얼마 전만 해도 박근혜씨더러 박정희씨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찌 정치를 하려 하느냐고 꽤 그럴싸하게 비판하지 않았던가요? 그런데 이젠 그녀가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고요? 하긴 김문수씨 같은 사람도 있는데 당신이 그러는 건 '변절'축에도 못 끼겠죠. 당신이 하는 건 '변절'이란 거창한 단어까지 쓸 것도 없이 그저 '변덕'이라 해야겠어요.

1당 독재는 '당근' 안되죠. 개혁정당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데나 열린'우리 당이 독식을 하면 안되죠. 건전한 정쟁, 건강한 견제를 하는 제대로 된 야당이 반드시 필요하죠. 그래요, 당신 말대로 '어두운 밤하늘의 별'이 필요하죠. 하지만 윤민석씨 노랫말처럼 "너희는 아니야" 입니다.

전여옥씨. '어두운 하늘의 별' 노릇은 진정한 야당, 확실한 대안을 갖고 있는 우리 민주노동당이 알아서 잘 할테니까요. 더 이상 우리 인민들 열 받게 하지 마시고, 제발 그 입 좀 다물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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