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흘린 사람이 더 골병드는 세상 바꿔야"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전남순회...현애자·강기갑 농민후보

등록 2004.04.10 17:29수정 2004.04.1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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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현애자, 강기갑 농민후보들이 10일 나주농민회 사무실에서 농민회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총선 결의를 다졌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현애자, 강기갑 농민후보들이 10일 나주농민회 사무실에서 농민회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총선 결의를 다졌다. ⓒ 오마이뉴스 이국언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농민후보인 현애자, 강기갑 후보가 9일부터 10일까지 전남지역 순회에 나섰다. 두 후보는 대표적인 농민단체 중의 하나인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조직적 결의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농민을 대표해 진보정치의 꿈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는 9일 순천, 보성, 장흥, 해남을 순회한데 이어 10일 무안, 나주, 영광, 담양지역을 차례로 방문해, 농민회 간부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정당명부 득표활동에 나섰다.

10일 나주지역 순회에 나선 현애자 후보는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벌써 국회의원이 될 것처럼 관심을 보내오더라"며 민주노동당에 대한 유권자의 높아진 관심을 전했다. 현 후보는 "진보정치를 바랐던 민중들의 마음들이 서서히 모아지고 있다"며 "쌀 수입반대의 결의를 담아 총선투쟁에 매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강기갑 후보는 지난해 한·칠레 FTA 체결 반대투쟁을 언급하며, 총선을 통해 쌀 개방 등 농업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자고 역설했다.

강 후보는 "작년에 농민들이 그렇게 국회 앞에서 싸움을 벌였지만, 중국의 만리장성보다 튼튼한 벽에 막혀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다"며 "직접적인 정치세력화로 썩은 정치판을 통째로 바꿔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가진 사람들은 부정부패만 저지르고, 열심히 일한 사람만 더 골병이 드는 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농촌에서 얼마나 득표하느냐는 농민의 위상이나 위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농민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쌀 수입 개방반대 농민 총투표를 진행해 오던 전남지역 각 시·군 농민회는, 이번 순회 간담회 등을 통해 남은 기간 정당명부 비례투표에 대한 홍보를 최대한 조직하기로 했다. 지난 2일 구례농민회와 구례 여성농민회가 민주노동당 지지를 표방한데 이어, 오는 12일에는 전남지역 여성농민의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이 있을 예정이다.


"농민 처지 아는 정치인 한 명이라도 있었나"
[인터뷰] 강기갑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 전국 농민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진보정치에 공식적으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총선에 임하는 각오가 있다면?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농민들이 아무리 나서봤지만 정부는 물리력을 동원해 차단하고, 계속해서 반 농업적인 정책결정만 해 왔다. 더 이상 정치권에 요구자로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정책입안에 농민이 직접 나서자는 것이다.

농촌은 생명창고이고 농민은 국가의 어머니이다. 또 경제의 기반산업이다. 외국에 생명줄을 맡길 수는 없지 않는가. 이제 땀 흘려 일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이 더 잘 살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 성장에만 매달려 농민에게 짐을 지울 것이 아니라, 쓰러지고 넘어지는 사람들과 함께 나가야 한다."


- 한·칠레 FTA체결로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경제단체 등에서는 농업개방은 이미 대세가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실상을 제대로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농업은 환경산업이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만 1년에 50조를 넘는다고 한다. 페놀사건으로 뒤늦게 물의 중요성을 알았듯이, 평소에는 모르다가 병이 들어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지 않는가. 자연재해가 빈번한 것도 농업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돈 좀 번다고 농민과 농업을 함부로 팔아 없앨 수 있느냐는 것이다. 16대 국회에서 진정 농업의 중요성을 아는 정치인이 한 명이라도 있었는지 의문이다."

- 농업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회의론적 시각이 만연한 것 같다.
"현재의 세계화 바람은 빈익빈 부익부의 강대국 이익만 배불리는 바람이다. 인류의 양심으로 막아야 한다. 수입개방을 막으면 당연히 수지가 맞아 소득보장이 되고, 놀리는 땅도 없어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겨우 식량자급율이 26.9% 밖에 되지 않지 않는가."

- 농업정책과 공약에서 민주노동당과 다른 당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민주노동당은 식량을 자급화하자는 것이다.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현재 자급율을 2015년까지 40%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최소한의 식량자급을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또 농가부채는 그동안 농업을 희생시켜 온 정책 부재에서 비롯된 것만큼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은 무분별한 도시자본을 끌어들여 농지를 비 농민의 소유로 전환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또 농촌을 식량창고의 개념이 아니라 주거환경 기지나 관광기지로 보고 있다. 근본적이 차이가 있다."

- 농촌은 단순히 농업소득뿐 아니라 인구감소와, 고령화, 교육문제 등 복합적 난제를 안고 있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노인복지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치매문제가 그렇다. 농촌 젊은이들이 의욕을 가져보다가도 자식들 교육문제 때문에 결국 농촌을 떠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소득보장이다. 농민이 업신여겨지고 외면당하지 않도록 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소득이 올라가면 농촌 노총각 문제도 해결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젊은 사람들도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 이국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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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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