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한나라당 싹쓸이는 더 이상 안돼"

윤덕홍·김태일 두 후보, 지역구 선거운동 중단한 채 단식 돌입

등록 2004.04.11 19:33수정 2004.04.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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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열린우리당 윤덕홍·김태일 후보가 11일 오후 지역구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 채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있다.

열린우리당 윤덕홍·김태일 후보가 11일 오후 지역구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 채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번에도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한다면 대구경북의 미래가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을 찍지 않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일당 독재는 더 이상 안됩니다."


'박풍(朴風)'과 '노풍'(老風)으로 수세 국면에 처한 대구지역 열린우리당이 특단의 조처에 돌입했다. 교수 출신의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선거를 잠정 중단한 채 '한나라당 싹쓸이는 안된다'고 호소하며 단식에 들어간 것.

11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황금네거리에서 수성구 갑·을에 출마하는 김태일 후보와 윤덕홍 후보가 기자회견을 가지고 단식에 들어갔다.

두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 선거운동을 중단한 채 단식에 돌입하는 것이라 전체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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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날 김 후보와 윤 후보는 공동 명의로 발표한 긴급호소문을 통해 "지금 대구는 한나라당 싹쓸이라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은 이 때 한나라당 싹쓸이라는 반이성적 구태는 대구의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대구가 여당 견제한다며 지난 12년 세월 동안 한 정당에 몰아준 몰표는 결국 우리 살림살이를 거덜내고 말았다"면서 "아무런 책임도 못 지면서 무조건 여당 견제를 해 한 표를 달라는 그들이 결코 대구를 책임지지 못한다"고 한나라당 책임론을 거론했다.

또 "과연 대구의 지도자들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 싹쓸이로 여당을 견제할 때가 아니라 대구 경제를 망친 한나라당에 엄중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두 후보는 황금네거리에서 왕복 6차선을 사이에 두고 유세차에 올라 단식에 돌입했다. 이날 양 후보측 지지자와 주민들 60여명이 모여 두 후보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두 후보가 비장한 각오를 밝히자 일부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윤 후보는 "신인 정치인이기에 앞서 지역 사회를 걱정하는 대학 교수로서 대구경북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단식에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이대로 또 다시 한나라당 싹쓸이로 이어진다면 대구경북의 미래가 걱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굳이 대구시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찍지 않아도 좋고, 민주노동당과 자민련을 찍어도 좋다"면서 "이 지역이 두 번 다시 (한나라당) 일당 독재가 되지 않도록 대구시민들이 도와달라는 것뿐"이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두 후보의 단식 기자회견에는 김근태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김 대표의 방문은 당초 예정돼 있지 않았던 일정이다.

두 후보의 기자회견을 참담한 표정으로 지켜본 김 대표는 선거법상 문제로 마이크를 잡지 않은 채 "마음이 아프다, 오죽하면 두 후보가 단식까지 결행하게 됐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후보 "대구시민 우롱" 비난

한편 이날 열린우리당 두 후보의 단식과 관련 이 지역 후보인 한나라당 대구 수성을 주호영 후보는 "윤덕홍 후보는 대구시민을 우롱하지 마라"고 비난했다.

주 후보는 논평을 통해 "윤 후보의 단식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지 못한 데 따른 능력 부족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한나라당 싹쓸이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왜 표심을 얻지 못하는가를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특히 윤 후보에 대해 "대구의 경제발전과 미래를 기약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학자적 양심으로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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