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합성에 금품살포까지...한 후보의 파렴치

경찰 "마산갑 한나라 김정부 후보 미등록 운동원 6명 검거"

등록 2004.04.13 19:12수정 2004.04.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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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검찰청은 13일 오후 마산갑 한나라당 김정부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며 수천만원을 살포해 긴급체포된 6명 중 4명을 '공직선거와 선거부정방지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a 마산동부경찰서 관계자가 김정부 후보측 관계자의 금품살포 혐의와 관련한 수사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마산동부경찰서 관계자가 김정부 후보측 관계자의 금품살포 혐의와 관련한 수사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경찰은 12일 오전 마산 해운동 두산아파트 앞 공원에서 현금 500만원을 주고받던 김아무개(49)씨와 또 다른 김아무개(47.모 부녀회장)씨를 검거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정아무개(44. 건설업)씨와 최아무개(43.유류배달업)씨를 긴급체포했으며, 13일에는 김아무개(52.건설업)씨와 박아무개(49.여)씨를 추가로 체포했다.

창원지방검찰청은 13일 오후 5시30분경 이들중 4명은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2일 체포된 김아무개씨는 단순한 자금 전달자로, 13일 체포된 김아무개씨는 수사 미진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 신청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 경찰은 추가로 2명이 더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이 있어 이들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금까지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살포금품의 규모는 4300만원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아무개씨와 최아무개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금을 김아무개씨 등에게 전달했으며, 이들은 이를 건네받아 동창회 모임 등에 살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검거된 6명이 한나라당 김정부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등록된 사람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거된 이들은 현재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경찰, 어떻게 잡았나...첩보영화 연상

마산동부경찰서는 이들의 돈 살포 사실을 어떻게 알았으며 어떻게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었을까?

경찰이 밝힌 내용을 토대를 자금살포에서 검거까지 상황을 재구성해 보면, 마치 첩보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경찰은 지난 7일 모처로부터 제보를 받고 비밀리에 수사를 진행했다. 자체적인 분석 결과 제보 내용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9일부터 수사전담반을 꾸렸고, 3개조로 나누어 잠복근무에 들어갔다. 경찰에 잡힌 정씨와 최씨, 김씨가 김정부 후보 선거사무실에 드나드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던 것.

12일 오전 10시30분경. 마산 해운동 두산아파트 앞 공원에 이들 3명이 승용차를 타고 왔으며, 김씨만 내렸다. 김씨는 김아무개(47. 여)씨를 만나 스쳐지나 가면서 아무 말 없이 종이가방을 전달했는데, 잠시 멈추지도 않고 가방만 전달한 채 걸어갔던 것.

승용차를 추적하던 경찰은 아파트 인근에서 김씨를 검거했으며, 그가 든 가방 속에는 현금 500만원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승용차를 타고 있던 3명도 곧바로 검거했다.

김정부 후보 "피의자와 관련 없다...법적 대응하겠다"

a 한나라당 김정부 후보.

한나라당 김정부 후보. ⓒ 경남도민일보

이와 관련 한라라당 김정부 후보는 이들과의 관련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후보는 13일 오후 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돈선거' 조작과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에 분노하며, 피를 토할 심정"이라 말했다.


김 후보는 "선거를 불과 이틀 남긴 상황에서 특정세력의 음해와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은 나는 물론 내 아내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 김 후보는 "나를 낙선시키려는 일부 세력의 명백하고도 추악한 조작극"이라며 "관련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a 김정부 후보는 합성사진을 선고공보물에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정부 후보는 합성사진을 선고공보물에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 자료사진

사진 합성사건까지 불거져... 지역사회 술렁이기도

김정부 후보의 선거공보물 사진이 인위적으로 합성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일부 선거운동원들이 금품을 살포하다 경찰에 붙들리는 등의 사건이 벌어지자 지역민심은 술렁이고 있다. 13일 지역신문들은 이번 사건을 1면과 사회면 톱기사로 대서특필하고 있다.

한편 마산시선관위는 김정부 후보 선거공보물의 사진합성과 관련해, 13일 저녁 전체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15일 투표소와 투표구에 "해당 사진은 합성한 것"이라는 안내문을 붙이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마산갑은 총 5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한나라당 김정부 후보와 열린우리당 이만기 후보, 민주노동당 주대환 후보, 무소속 김호일 후보, 무소속 장철규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이만기 후보측 관계자가 후보 경선과정에서 금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고, 김정부 후보 부인은 지난해 방한복을 구입해 주민들에게 나눠주다 선관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재선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주대환, 김호일, 장철규 후보는 "김정부 이만기 후보가 당선되면 재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주대환 후보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만약 재선거를 할 경우 그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아예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할 정도다.

경남총선시민연대 조유묵 집행위원장은 "사법기관은 불법선거운동을 철저히 수사해야 하고, 재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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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선관위 "김정부 후보 사진합성은 허위사실 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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