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적 교육 파행 이대로는 안 된다”

전교조 27일 ‘강제 보충·자율학습 등 거부투쟁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04.04.27 15:41수정 2004.04.27 17:58
0
원고료로 응원
전교조가 불법적인 강제 보충·자율학습과 0교시 수업에 대해 전면 투쟁을 선포했다.

전국교직원노동교합(위원장 원영만·이하 전교조)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대회의실에서 ‘강제 보충·자율학습, 0교시수업, 중학교 보충수업 거부투쟁 기자회견’을 열고 달라지지 않는 학교의 강제교육실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a 전교조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대회의실에서 ‘강제 보충·자율학습, 0교시 수업, 중학교 보충수업 거부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대회의실에서 ‘강제 보충·자율학습, 0교시 수업, 중학교 보충수업 거부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정은

전교조가 지난 3월 22일 전교조 홈페이지에 개설한 ‘보충수업 파행사례 신고센터’에는 4월 27일 현재 1200여 건에 이르는 파행 사례들이 접수되었다. 신고 내용은 주로 ‘자율’이란 미명하에 비교육적 방법으로 자행되고 있는 보충·자율학습, 0교시 수업에 대한 고발 사례들이다.

원영만 위원장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4월 9일 ‘강제타율학습·0교시 수업 반대, 입시구조 개혁 촉구 교사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수업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화·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학생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교육청과 교원단체,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동감시기구 즉시 운영 ▲학생 의사 무시하고 보충·자율학습을 강요하는 사립학교에 대해 ‘재정지원 삭감’, ‘징계요구’ 등 강도 높은 대책 마련 ▲보충학습 시간을 고교 1~2학년은 주당 5시간, 고교 3학년은 입시를 고려해 주당 10시간으로 제한 ▲학습 부진아에 대한 추수학습을 제외하고는 초·중학교 방과후 교육활동에서 정규 교과목을 일체 다루지 말 것(중학교 보충학습 일체 금지) 등을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이어 원 위원장은 “이는 학교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이 학교의 불법 파행들을 방치한다면 교사들의 집단적 실천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입시경쟁 해소와 입시제도 개혁을 위해 교육·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공교육 개편운동’을 전면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교육당국이 학교의 불법 파행들을 방치할 경우 ▲0교시 수업과 강제적 보충·자율학습 거부한다는 교사들의 집단적 결의를 학교장과 학부모에게 알리고 ▲5월 10일부터 심하게 자행되고 있는 학교부터 집단적 거부 실천에 들어가며 ▲5월 23일 전국교육주체결의대회를 열고 ▲5월 24일부터는 전국적인 거부 행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리 학교를 신고합니다!”
전교조 홈페이지에 신고된 불법 보충·자율학습 파행실태

전교조 홈페이지(www.ktu.or.kr) ‘보충수업 파행사례 신고센터’에는 27일 현재 1200여건의 파행사례 글이 올라 있다. 파행 운영의 유형 별 중 대표 사례를 소개한다.

◎ -1교시 운영: 경기도 ㄱ 고등학교
“EBS를 보기 위해서 -1교시, 0교시까지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고통 주는 -1교시, 0교시 없애주세요. 아침에 개운한 마음으로 학교가고 싶습니다. 바보처럼 멍하게 학교가고 싶지 않습니다.”

◎ 강제실시: 경기도 하남 ㄴ 고등학교
- 동의서·희망원 형태의 형식적 희망조사
- ‘야간자율학습’을 ‘자기주도학습’이라고 말만 바꿔 편법 운영
“작년만 해도 희망자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해 왔지만 올해부터 강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서 항의가 들어오자 ‘야간 자율학습’을 ‘자기주도학습’이라고 말만 바꿉니다. ‘자율학습 희망신청서’를 배부하지만 그것 역시 억지입니다. … (중략) … 게다가 정규수업 후에 특기적성이란 명목으로 또 보충수업을 합니다. 이것도 개별적으로 문제집 사야하고, 전교생 모두 강제입니다. … (중략) … 0교시에, EBS, 정규수업 후에 강제학습, 강제자율학습 모두 강제입니다.”

◎ 성적우수자 특별관리: 강원도 원주 ㄷ 고등학교
- 특별반 편성/자율학습 추가실시/심야 보충수업 실시
▲등교시간 6시 55분(스쿨버스) ▲0교시 수업 ▲보충수업 2시간 ▲하교시간 9시 30분(야간 자율학습 1교시 실시) ▲성적 우수자 뽑아 11시까지 추가로 자습 실시

◎ 보충수업시간에 교과진도 진행하고 정기고사에 반영, 방학 중 보충수업을 이용해 다음 학년 진도 나가기: 경기 ㅂ 고등학교
“저희 학교는 야간 자율학습과 0교시를 강제로 시키고 있고, 0교시에 문제집으로 배운 것을 시험으로 낸다고 하며, 어쩔 땐 학교 수업진도까지 나가고 있습니다.”

◎ 토요일 오후 및 공휴일 자율학습 실시: 경기도 안산 ㅊ 고등학교
“우리 학교는 0교시는 물론, 야간에 10시 30분까지 강제로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 (중략) … 또한 일요일도 의무적으로 학교를 가야하고 토요일도 오후 늦게까지 남아야 합니다. … (중략) … 심지어 투표일인 4월 15일도 강제로 학교에 갑니다.”

◎ EBS 시청료, 불법 찬조금 등 각종 잡부금 징수: 경기도 부천 ㅅ 고등학교
“부천 ㅅ 고등학교 학부모입니다. 학부모 총회 후 한 학부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각 반마다 130만원씩 걷어야 한다구요. 아이 학교 학급 계산을 해보니 6천만원이 넘는 돈입니다. 학부모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학교에 기부하는 건 상관없다고 보는데, 각반에 할당량을 정해주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