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노동계 "노동청은 팔짱만 끼고 있나"

광주지역 노동계 '집중투쟁' 선언...10개 사업장에서 '시끌'

등록 2004.05.19 17:09수정 2004.05.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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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분규를 겪고 있는 민주노총광주전남지역본부 산하 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19일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분규를 겪고 있는 민주노총광주전남지역본부 산하 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19일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국언

해고와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광주지역 노동계가 '집중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본부장 신중철)는 19일 오전 10시 50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규사업장에 대한 노동청의 적극적인 감독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노조가입과 노조활동을 이유로 조합원만 선별적으로 부당해고 되고 있다"며 "사업주의 일방적인 위장휴업과 폐업으로 생존권을 박탈당한 투쟁 사업장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악덕사업주들은 노조를 깨기만 하면 된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악덕 사업주들을 감시 감독해야 할 노동청은 악덕사업주의들의 부당한 노동탄압행위에 대해 팔짱만 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사업자 편들어주기 식 근로감독 중단" 요구

현재 광주지역에서 노사분규를 안고 있는 사업장은 10곳으로 최근 들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환경위생, 시립예술단, 상무직업전문학교 등의 사업장에서는 29명의 조합원이 해고되기도 했다. 특히 이중에는 광주시청(시립예술단, 환경위생), 전남대병원 등 공공부분 사업장에서 분규가 장기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는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정권 이후 100여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구속되고 10명 남짓한 노동자들이 자결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악덕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악덕사업주와 노동청의 비호로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a 광주지역 노동계는 20일 오후 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6월 임단협 시기집중 투쟁과 연계해, 집중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광주지역 노동계는 20일 오후 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6월 임단협 시기집중 투쟁과 연계해, 집중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 오마이뉴스 이국언

아울러 이들은 "노동청은 사업주 편들어주기식 근로감독을 중단하라"며 "노동자들이 왜 투쟁하는지, 어떻게 탄압을 받고 있는지를 가리는 실질적인 근로감독에 주력하라"고 주장했다.


신중철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장은 "사업장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인 해고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노동청이나 지방노동사무소 누구 하나 나서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며 "관청이 직접 관리·감독해야 할 사업장에서 해고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노동계는 이들 10개 사업장을 중심으로 20일 광주지방노동청 앞 집회를 시작으로, 6월 중순까지 집중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6월 중순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6월 시기집중 임·단협 총력 투쟁과 연계하여, 해당사업주와 노동청,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응징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광주지역에서 해고 등 분규를 겪고 있는 사업장은 공공연맹(광주시립예술단, 환경위생), 보건노조(전남대병원 원내 하청, 목포 가톨릭병원), 금속연맹(기아사내하청), 일반노조(상무직업전문학교, 조선이공대), 화학(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비정규직 교수노조(조선대), 민주택시(영신) 등 10개 사업장이다.

분규사업장...어떤 사안인가?

광주시의 분뇨비리를 스스로 고발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바 있는 노조는 그뒤 부당 해고와 분뇨 수거업체의 일방적 휴업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M 수거업체 대표는 노동청의 출석요구에 아직까지 응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광주시는 19일 시청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이들에 대해 스피커의 소음이 기준치를 넘었다며 사법당국에 고발키로 해 또 다른 마찰이 일고 있다. 농성 조합원의 화장실 출입까지 막아 항의 과정에서 유아무개 조합원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광주시립예술단 노조는 오디션을 명목으로 노조간부 3명을 해고해 마찰을 빚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말살시키기 위해 오디션을 핑계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연일 광주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전남대 병원은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이들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으로부터 사실상 지휘감독을 받아 온 노동자"라며 불법파견을 주장하고 있다. 광주지방 노동청은 재진정이 접수된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80명에 대한 결과를 21일 밝힐 예정이다.

기아자동차 사내 하청 노조 3명은 복직을 주장하며 17일부터 광주공장 정문에서 1인 시위을 벌이고 있다. 기아자동차 측은 2002년 올해 5월 복직을 재 논의키로 합의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상무직업전문학교가 노조 가입을 이유로 8명의 조합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했으며, 보건의료 노조 목포 가톨릭병원 조합원들은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폐업으로 2년이 넘게 길거리에 나앉아 있는 상태다. 전남대 병원 사내하청 노조원은 지난 달 전남대병원 측이 파견업체를 바꾸면서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 이국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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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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