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난 21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 말미에 눈시울을 붉히고 목이 메이는 모습을 보였는데.
"약간 감정이 격해지더라. 알게 모르게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느낄 때가 있었다. 지나가면서 '파이팅' 소리도 듣고, '힘내세요'라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 감정이 나고) 그렇다. 그것이 밑바탕이었다. 항상 그것을 생각하면서 일했다."
- 수사를 시작하면서 어떤 다짐을 갖고 임했나.
"언제든지 직책을 그만 둘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다. 수사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 열심히 하되 책임질 수사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자꾸만 국민들 핑계를 대서 미안하지만, 국민들 바람대로 수사가 되게끔 해야 한다.
이번 수사팀이 역대 수사 중에서 가장 팀웍이 좋았다고 한다. 수사중에는 담당 검사와 지휘부의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수사는) 지휘부하고 다 맞았다. 그래서인지 보안도 잘 지켜졌고 잡음이 없었던 것 같다. 큰 수사를 하다보면 일치단결돼야 하는데, 이번이 그랬다. 목적이 순수했기 때문이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국민들이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 지난해 전면적인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선언했을 때 어느 정도 단서가 확보돼 있었나.
"그 당시로선 (수사를) 안 할 수가 없었던 것이 이상수씨와 관련해 민주당 캠프를 수사하다 보니까 SK수사에서 선이 넘어갔다. 형평성 문제도 있고, 어렴풋이나마 약한 의미의 단서가 한나라당 수사에 잡혀 있었다.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기업에서 받았을 가능성도 잡혀 있었다.
또 당시 분위기도 국민들이 이왕 하는 김에 다 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런 것을 느끼고 수사를 시작했다. (보통 수사를 시작하면) 수사의 '성공 가능성'도 판별해야 하는데, 당시 51% 성공할 것이란 판단이었다. 수사는 확실한 것만 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흐름을 감으로 보는데, 굉장히 강하게 국민들이 (수사를) 원하고 있었다. 우리가 의지를 가지고 (수사를)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수사 개시한 후 처음 20일 동안은 고생했다. (그리고나서 수사가) 결국 잘 진행됐다. LG측에서 (150억) 진술이 나왔고, LG가 무너지니까 계속 진술이 뒤따라 나와서 수사를 잘 진행시킬 수 있었다."
- 약 10개월 동안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나 고비가 있었다면?
"수사 외적인 환경을 이야기하면 지난해 가을에 특검 논의가 되고, 수사에 대해 여러가지 정치권에서 논란이 있었다. 또 우리가 보기에는 근거 없는 것이 국회 본회의에서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봤을 땐 '증권가 찌라시'와 같은 내용이었다. 한 예로 (내가) 부산의 이영로씨를 안다는 등 이런 것들과 함께 정치적 성향이 '한나라당' 성향이니 '노' 성향이니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같이 하고 그랬다.
수사자체를 말하면, 전면수사를 시작한 이후에 대기업 관련 (진술이) 잘 안나올 때 힘들었고, 막판에 노 캠프 정치자금과 관련해서 (진술이) 잘 안나오고 할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 지난 21일 수사 결과 발표 뒤에 이회창 전 총재를 건드리면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칼을 들이대야 하기 때문에 검찰이 모두를 봐줬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1차적으로 우리가 발표 내용에서 삼성채권 154억원 보관 부분에 대해 불입건 조치한 것을 두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나 기본적으로 수사는 증거법상 제약을 받는다. 밑에 있는 서정우씨나 최돈웅씨, 최도술씨 같은 사람들이 '자기가 한 일'이라고 한 상황에서 정황만 가지고 (처벌)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또다른 문제점을 잉태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검찰만 있는 나라도 아니다. 비판받을 점은 비판을 받겠지만, 그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비자금 문제나 지배구조 문제점 적발되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