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무너진 뒤 대선자금 진술 '술술'
무서운 검사 많아야 나라 바로선다"

[단독인터뷰] 불법 대선자금수사 총지휘한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등록 2004.05.25 11:48수정 2004.05.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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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인터뷰가 24일 오후 3시부터 서초동 대검찰청사 중수부장실에서 진행됐다.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인터뷰가 24일 오후 3시부터 서초동 대검찰청사 중수부장실에서 진행됐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출범 6개월밖에 안 된 참여정부의 '살아있는 권력', 이른바 권력실세 다수를 구속시켰다.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최도술·강금원씨를 비롯해 이상수 의원과 이재정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측근비리는 이후 특검과 탄핵사유로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피해'를 본 건 비단 여권만은 아니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거액의 불법자금 수수가 드러나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차떼기 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고, 급기야 4.15 총선에서 '기호 1번'을 내놓고 말았다.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일선에서 지휘한 총사령탑은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지난 21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 건에서 '손을 턴' 그는 24일 <오마이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당시 뚜렷한 증거를 갖고 시작한 수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11월 3일 수사 개시 선언 이후 20여일간 무지하게 헤맸다"고 털어놨다.

그러다가 강유식 LG그룹 부회장의 '150억 전달' 진술이 확보된 이후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는 것. 이후 잠복근무 끝에 도피하려는 서정우 변호사를 전격 체포함으로써 수사팀은 이번 수사의 최대성과인 삼성이 한나라당에 건넨 대선자금 340억원을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수사 기간 인터넷 정치패러디물 '대선자객'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표정 없이 창을 휘두르는 무사로 그려졌던 그의 실제 모습은 위압적이거나 권위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안 중수부장은 "검찰은 무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사람들이 조심하고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검사의 칼은 국민의 칼이기 때문에 (검사가) 칼잡이와는 다르다", "함부로 (칼을) 써서는 안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주로 예정된 검찰 인사를 감안, "서울 중앙지검장에 안대희를 앉히는 걸 겁내는 사람이 많더라"고 운을 떼봤다. 그랬더니 그는 "(그거) 좋은 거 아닌가, 무서운 사람이 있어야 된다, 내가 어느 자리로 가느냐를 떠나 검찰이 모두 그래야 나라가 깨끗해지는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재계는 지금 그의 다음 보직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막강한 수사권을 가진 서울 중앙지검장에 그가 앉을 경우 재벌들은 또다시 긴장을 늦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불법대선자금 최종 수사결과 발표 때 재벌에 대한 수사가 아쉬운 대목이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안 중수부장은 이밖에도 수사중인 거물정치인의 잇따른 자살과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인간적 고뇌, 청와대의 외압 여부, 수사과정에서의 어려웠던 점들과 몇몇 일화 등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털어놨다.

안 중수부장과의 인터뷰는 24일 오후 3시부터 50분 동안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7층 중수부장실에서 가졌다. 애초 안 중수부장과 <오마이뉴스>의 인터뷰는 지난 3월 8일 대검의 '불법대선자금' 중간 수사결과 발표 후에 예정돼 있었으나, 노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인해 연기됐었다. 다음은 안 부장과의 인터뷰 요약.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난 21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 말미에 눈시울을 붉히고 목이 메이는 모습을 보였는데.
"약간 감정이 격해지더라. 알게 모르게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느낄 때가 있었다. 지나가면서 '파이팅' 소리도 듣고, '힘내세요'라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 감정이 나고) 그렇다. 그것이 밑바탕이었다. 항상 그것을 생각하면서 일했다."

- 수사를 시작하면서 어떤 다짐을 갖고 임했나.
"언제든지 직책을 그만 둘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다. 수사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 열심히 하되 책임질 수사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자꾸만 국민들 핑계를 대서 미안하지만, 국민들 바람대로 수사가 되게끔 해야 한다.

이번 수사팀이 역대 수사 중에서 가장 팀웍이 좋았다고 한다. 수사중에는 담당 검사와 지휘부의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수사는) 지휘부하고 다 맞았다. 그래서인지 보안도 잘 지켜졌고 잡음이 없었던 것 같다. 큰 수사를 하다보면 일치단결돼야 하는데, 이번이 그랬다. 목적이 순수했기 때문이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국민들이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 지난해 전면적인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선언했을 때 어느 정도 단서가 확보돼 있었나.
"그 당시로선 (수사를) 안 할 수가 없었던 것이 이상수씨와 관련해 민주당 캠프를 수사하다 보니까 SK수사에서 선이 넘어갔다. 형평성 문제도 있고, 어렴풋이나마 약한 의미의 단서가 한나라당 수사에 잡혀 있었다.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기업에서 받았을 가능성도 잡혀 있었다.

또 당시 분위기도 국민들이 이왕 하는 김에 다 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런 것을 느끼고 수사를 시작했다. (보통 수사를 시작하면) 수사의 '성공 가능성'도 판별해야 하는데, 당시 51% 성공할 것이란 판단이었다. 수사는 확실한 것만 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흐름을 감으로 보는데, 굉장히 강하게 국민들이 (수사를) 원하고 있었다. 우리가 의지를 가지고 (수사를)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수사 개시한 후 처음 20일 동안은 고생했다. (그리고나서 수사가) 결국 잘 진행됐다. LG측에서 (150억) 진술이 나왔고, LG가 무너지니까 계속 진술이 뒤따라 나와서 수사를 잘 진행시킬 수 있었다."

- 약 10개월 동안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나 고비가 있었다면?
"수사 외적인 환경을 이야기하면 지난해 가을에 특검 논의가 되고, 수사에 대해 여러가지 정치권에서 논란이 있었다. 또 우리가 보기에는 근거 없는 것이 국회 본회의에서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봤을 땐 '증권가 찌라시'와 같은 내용이었다. 한 예로 (내가) 부산의 이영로씨를 안다는 등 이런 것들과 함께 정치적 성향이 '한나라당' 성향이니 '노' 성향이니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같이 하고 그랬다.

수사자체를 말하면, 전면수사를 시작한 이후에 대기업 관련 (진술이) 잘 안나올 때 힘들었고, 막판에 노 캠프 정치자금과 관련해서 (진술이) 잘 안나오고 할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 지난 21일 수사 결과 발표 뒤에 이회창 전 총재를 건드리면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칼을 들이대야 하기 때문에 검찰이 모두를 봐줬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1차적으로 우리가 발표 내용에서 삼성채권 154억원 보관 부분에 대해 불입건 조치한 것을 두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나 기본적으로 수사는 증거법상 제약을 받는다. 밑에 있는 서정우씨나 최돈웅씨, 최도술씨 같은 사람들이 '자기가 한 일'이라고 한 상황에서 정황만 가지고 (처벌)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또다른 문제점을 잉태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검찰만 있는 나라도 아니다. 비판받을 점은 비판을 받겠지만, 그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비자금 문제나 지배구조 문제점 적발되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오마이뉴스 권우성
- 검찰이 노 대통령측에 대해서는 잘못 이상으로 가혹하게 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보기에 '조금 혹시 봐주지 않나'는 의혹은 항상 있기 때문이다. 우리(검찰)는 더욱더 엄정하게 하다보니까…. 농담으로, 농담이라는 말 꼭 넣어달라. 특검 포함해서도 최도술씨와 안희정씨는 거의 표적수사 당했다는 말도 있다. 처벌은 안했지만 한나라당은 용처 부분과 관련해 매우 철저하게 했다. 결국 여러가지 면에서 보면 철저히 수사했다고 볼 수 있다."

- 재벌총수들에 대한 처리를 두고 검찰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많다.
"이번 수사는 본질적으로 '정치개혁' 수사였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본질적인 수사를 안 했다. 처음에 (여론에서) 이탈리아의 '마니폴리테'를 이야기 많이 했다. (나는 그 내용은) 잘 모르고, 비교 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탈리아에서는 2∼3년 동안 계속 수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총장님도 말씀하셨지만 1년간 (한 사건만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만약에) 2∼3년 동안 (우리나라의) 전 검사를 동원해서 하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번 수사에서 기업들에게) 자발적인 협조와 자수·자복한 기업에 선처한다고 약속했다. (검찰 수사에서) 어느 기업의 비자금이 뭉텅이로 나오고 그랬다고 하더라도 (대상이) 말을 안 하면 할 수 없다. (결국 이번 기업수사는) 수사 방법상 선택하고 그런 것이니까,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

대신 앞으로 대기업에서 그런 본질적인 비리와 관련된 문제점이 생기면, 즉 비자금 문제나 지배구조 문제 등이 적발되면 엄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첨언하면 동부그룹과 경성에 대한 수사는 (기업의 본질적인 문제를) 터치한 것이 그런 예로, 재벌기업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다. 그 흐름은 계속 있다. 또 계속 가고 있다."

"청와대, 검찰독립 철학 있는 것 같다"

- 이번 사건 수사를 통해 이후에 진행할 수 있는 수사와 관련, 재벌 수사의 본질적인 문제들, 특히 부의 편법적인 세습 문제 등을 수사할 수 있는 자료는 많이 확보됐나.
"그것은 아니다. 나와있는 것은 (수사) 했지 않나. 다만 앞으로 국민들이 공감대를 갖고 있는 부분이고, 앞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특별하게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다."

- 수사결과 발표문의 중점단속대상에 '▲비상장주식의 부당내부거래를 통한 변칙적 부의 세습 및 오너의 지배권 유지행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의 전환가격을 부당하게 책정, 발행하여 기업의 지배권을 헐값에 넘기는 행위'를 1·2순위로 꼽았다. 삼성그룹 이건희-이재용 부자에게 딱 떨어지는 부분 아닌가.
"예전에는 관련법이 없었다. 지금은 그렇게 안된다."

- 과거 저질연탄 사건과 관련, 검찰이 청와대로부터 도륙을 당했던 상황을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안다. 현재 검찰은 청와대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나.
"외압을 받은 적이 없냐는 것인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 것이 허용될 분위기가 아니다. 평검사의 대화 이후에 천명한 바 있지 않나. (간섭을) 자제한 바 있고, 그(검찰독립)에 대해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하다 부산지검으로 이첩했던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소식을 듣고 상당히 우울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인과는 인척간이라는 얘기도 있던데.
"인척간은 아니고, 종친회에서 더러 뵙고 했던 분이다. 마음이 아프다. 그 분 뿐만 아니다. 수사 대상자 가운데 존경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 국회의원도 좋아했고…. 그러나 개인적으로 안다고 해도 (수사를) 하지 말라는 말을 못한다. 이것이 지금 검찰의 모습이다."

- 중수부와 특수부에서 조사받던 사람들이 4명(정몽헌·안상영·남상국·박태영)이나 자살을 했다. 책임자로서 특수부와 특수수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말하면 적법 절차를 엄청나게 지키고 있다. (피의자에게) 반말도 하지 말고 고성도 높이지 말라고 (수사검사에게) 지시한다. 그것이 지켜지고 있는데…. 그 부분은 참 아픈 부분이라 말씀드리기가 그렇다.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아픈 부분이기에 뭐라 말할 수 없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특가법 형량이 너무 높은 것이 피의자 자살의 한 이유"

- 왜 그렇게 자살이 잇따랐다고 보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가법의 형량이 너무 높다. 5천만원 이상이면 10년 이상 징역이다. 5년을 최소한 살아야 한다. 앞으로 (특가법이) 반드시 맞는지 입법론적으로 봐야 한다. 5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무서운 것이다.

또 하나는 그동안 시대가 바뀌어 엄정하게 법적용이 되다보니 봐주는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희망이 없어지고, 그렇게 되다보니 안타까운 현실이 생긴다고 할까. 그런 것이 작용되지 않았나. 돌아가신 분들을 놓고…. (한숨) 이 정도만 이야기하자."

- 검찰은 이상수 의원에 대해 16억5천만원에 대한 유용의혹을 제기했으나 기소되지 않았다. 박지원 전 실장에 대해서도 공소내용과 관계없는 호텔 무료사용료가 몇 억이라는 얘기를 흘린 적이 있다. 도덕적인 치명타를 가함으로써 수사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는 의도 아니었나.
"내가 말했던 부분은 아닌 것 같은데….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부적절한 것이라고 본다."

-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해 정치인들에게 이런 점을 조심하라고 충고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나.
"(웃음) 감히 그런 부분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이래라 저래라 충고할 수도 없는 분들일 뿐더러 (스스로) 국민들의 흐름을 알아서 잘하지 않겠나. 이번에 새롭게 (국회에) 들어간 분들도 그런 각오하고, 또 그런 분들 들어간 것이 아닌가."

"대통령 탄핵안 기각은 잘 된 일"

- 노 대통령 탄핵안에 측근비리 부분이 들어 있었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됐을 때 대통령 측근비리 사건 담당자로서 심정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탄핵이 발의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탄핵이 되니까 당황스러웠다.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고,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개인적으로는 '대통령 직무집행 이전의 문제는 탄핵사유가 아니지 않나'고 생각했다. 헌법재판소에서도 그렇게 생각했고, 또 증거도 없는 상태였다. 정치적으로 보일까봐 함부로 말 못하겠다. (결국) 잘 된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다. 다행이다."

- 사채시장에서의 채권추적 성공이 이번 수사에서 큰 몫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업비밀'을 지키는 선에서 그 방법을 좀 공개한다면?
"채권 수사가 본격화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검찰이 현대 비자금을 겪으면서 사채시장 업자들을 접촉했다. 그것을 보면서 (채권의) 흐름과 매카니즘을 이해하고 추적하다보니 전두환씨 자금도 나오고, 삼성채권도 새롭게 부각돼 수사가 진척됐다.

이번 수사에서 우리가 많이 그런 방면에 관심 가졌고 노하우가 생겼지만, 부작용도 생겼다고 하더라. 사채시장 얼어붙었다고 한다. 채권이 입고가 안되고, 유통 안시키는 채권 많아지고, 돈이 융통이 안 돼 부작용이 있다."

- 검사로서 좌우명이나 삶의 원칙이 있다면?
"군 법무관 3년, (검사) 임관 24년, 약 27년 동안 검사로 일해왔다. 맡은 일은 무결점으로 처리하고 싶어하는 결벽증이 약간 있다. 중수부장을 할 때 뿐만 아니라 특수부장할 때도 '일의 성취 이외에 아무 것도 보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어릴 때부터 적법절차를 굉장히 많이 생각했다. (어쩌면) 수사검사의 수명이 이만큼 온 것은 적법수사에 대해 혼자 많이 생각하고 지켰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버려야 산다'고 하지 않나. 후배 검사에게도 이야기했는데, 공명심도 버리고, 일 성취욕도 버려야 한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검사는 칼잡이 아니다... 검찰의 칼은 국민의 칼"

- '대선자객'이라는 인터넷 패러디 만화에서 안 부장이 무사로 등장했었다. 거기서는 검사를 무사 칼잡이로 풍자했는데 검사가 '칼잡이'가 맞나.
"아니다. 검사는 법률가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검사가 쥔 칼이 검사 칼이 아니다. 또 손에 칼이 쥐어졌다고 해서 맘대로 막하고 그러면 안된다. 자기 칼이라고 막 휘두르다가 자기가 찔리기도 한다. (검찰의) 칼은 '국민의 칼'이다."

- 검찰 인사를 앞두고 '안대희는 무서워서 서울지검장 못 맡길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무서운 검사가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조심한다. 그럴 경우 법에 어긋나는 일로 (검사에게) 걸리면 '죽었구나'라고 생각할텐데 그런 것이 좋은 것 아닌가. 전체 검찰이 그렇게 갈 때 나라가 바로 선다. 물론 함부로 검찰권을 행사하거나 마구잡이로 수사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은 전제다."

-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하는 마지막 인터뷰인 것 같다. 네티즌과 국민들께 한 말씀 남긴다면?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인터넷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과 냉정한 비판, 모두 고맙게 생각한다. 국민들의 정서를 읽는데 도움이 됐다. 과거에는 (인터넷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수사하면서 많이 봤다. 기사 밑에 이상한 댓글도 많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발전을 원하는 순수한 댓글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검찰이 원칙을 지켜나가려고 하니까 앞으로도 지켜보면서 잘못된 점은 비판도 해달라. 검찰은 (국민들의) 신뢰가 있을 때 센 힘을 가진다. 검찰의 칼은 그런 칼(국민의 신뢰를 받아 주어진 칼)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법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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