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애들아.
제주는 여자와 돌과 바람이 많아서 삼다도라고 한단다. 그런데 왜 남자보다 여자가 많았을까? 그래, 전쟁이 잦으면 남자들이 전쟁터에 나가서 많이 죽게 되니 자연 여자가 많아지는 것이란다. 그러니 제주에 여자가 많았다는 것은 전쟁이 많았다는 이야기와도 연결이 될 것이다.
삼별초항쟁, 일제시대, 4·3항쟁 등등 제주는 늘 전쟁의 크고 작은 소용돌이 속에서 늘 남정네들은 싸움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었단다. 제 구실을 하는 남자들은 모두 전쟁터로 끌려가니 생계를 위한 일은 여자들이 도맡아 할 수밖에…. 그러면서 제주의 여성들은 점점 더 강해졌어. 제주의 항일운동하면 해녀를 떠올리는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란다.
척박한 땅이다 보니 밭일과 가까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해서 근근히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여성들이 생계의 무게를 더 감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주의 동쪽에는 오름이 많단다.
그 오름들 너머에 한라산이 있으니 어쩌면 제주의 동쪽은 천혜의 요새였고, 몸을 숨길 수 있는 좋은 곳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을 폭도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공격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결국 제주 중산간, 그것도 동쪽을 중심으로 수많은 이들이 오름에서 들에서 죽어갔단다. 이 제주 민중들의 피를 먹고 피어난 꽃이 피뿌리풀이라면 믿어지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