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사립학교법 개정운동 본격화

전교조 교사들 전국 200여 곳에서 유인물 20만장 배포

등록 2004.06.11 11:54수정 2004.06.18 10:49
0
원고료로 응원
a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 ⓒ 박정훈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의 사립학교법 개정 예고로 사립학교법 개정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본격적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운동에 나섰다.

서울지역 전교조 소속 교사 1천여명은 10일 퇴근길에 1~8호선 지하철 100개 역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유인물 10만장을, 경기도 지역 교사 500여명은 50개 주요 역과 터미널에서 유인물 5만장을 배포한 것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200여 곳에서 유인물 20만장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이날 교사들은 '잘못된 법이 사립학교를 부패와 비리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통해 "학교 교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학교가 수십억을 횡령해도 갚으면 무죄가 되고, 온갖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2년이 지나면 다시 학교로 복귀하며, 친인척 족벌운영으로 합리적 운영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또한 "국민의 88%가 찬성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립학교법 개정 없이 교육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기만 행위"라고 규정하고 "17대 국회가 사립학교법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전교조는 12일 저녁 8시에 방영되는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사립학교법, 대학을 망친다' 프로그램을 시청한 후 조합원들이 대대적으로 사이버 시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교조는 19일 오후 3시에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 본부'와 함께 사립학교법 개정 촉구 결의대회에 참여하는 등 17대 국회 초반기에 반드시 사립학교법 개정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6대 국회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교육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사립학교는 이사장 왕국, 권한 축소해야"

다음은 서울 경복궁역에서 유인물을 배포한 김희석 교사(서울예고·54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왜 사립학교법 개정 유인물을 배포하러 나왔나?
"사립학교는 이사장 왕국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학교운영을 위해서는 이사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교사, 학부모, 학생의 권리를 신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 교사로서 사립학교법 개정은 모두의 바람이다."


- 최근 동해대의 300억대 비리 사건과 사립학교법이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는가?
"사립학교법만 문제가 아니다. 동해대의 비리를 온존시켜온 교육부에도 큰 책임이 있다. 그런데 사립학교법은 그런 교육부 관료들의 행태를 합리화시켜줄 정도로 사립학교에 대하여 제대로 된 처벌 규정이나 전횡 방지 장치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사립재단 이사장들은 계속 교육부 관료들과 한편이 되어 비리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 사립학교법과 학생들의 교육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사장의 절대적 권한 때문에 학생들을 위하여 소신 있게 가르치는 교사보다 이사장의 눈치나 보는 교사가 교장으로 승진하고, 학교의 비리에 항의하면 신분의 위협을 받는 조건에서는 교사들부터 참다운 인간으로 살기 어렵다. 그런 교사가 가르치는 교육이 어떻겠는가? 학생들을 사랑하고 밝은 학교를 만들려면 학교가 민주화되어야 하고, 그 핵심이 바로 사립학교법 개정이다." / 박정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5. 5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윤 대통령, 24번째 거부권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윤 대통령, 24번째 거부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