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조 타기 무섭다, 그렇다고 팔 수도..."

[반론인터뷰] GM대우 상대로 소송 제기한 원고인단

등록 2004.06.19 19:10수정 2004.06.22 14:41
0
원고료로 응원
a 레조의 엔진 결함을 이유로 GM대우에 소송을 제기한 원고인단은 지난 16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소송은 단순한 불만 사항의 시정이 아니라 소비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운동이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위 사진은 소송 원고인단이 인터뷰가 끝난 뒤 대책을 숙의하는 모습.


서울 강남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 모여 대책

레조의 엔진 결함을 이유로 GM대우에 소송을 제기한 원고인단은 지난 16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소송은 단순한 불만 사항의 시정이 아니라 소비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운동이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위 사진은 소송 원고인단이 인터뷰가 끝난 뒤 대책을 숙의하는 모습. 서울 강남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 모여 대책 ⓒ 오마이뉴스 이성규


"불만을 얘기는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살려달라는 얘기예요."

"엔진 점화시기 설정 부적절로 엔진 손상"
레조 왜 리콜 조치 받았나

지난 3월 17일 건설교통부는 99년 12월 17일부터 올해 3월 1일까지 제작된 레조 차량 16만3977대에 대해 리콜 조치를 내렸다.

당시 리콜 사유는 "엔진 점화시기가 부적절하게 설정돼 연소실내 연소압력(온도)이 높아져 피스톤과 링이 손상되고 실린더 벽면에 윤활유막이 형성되지 않아 엔진이 손상되는 결함" 때문이었다.

이러한 제작결함 때문에 윤활유를 대거 소진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결국 차량이 운행 도중 멈춰서게 된다는 것이 건교부 쪽의 설명이었다. 따라서 전자제어장치용컴퓨터(ECU, Electronic Control Unit)의 설정값을 변화시켜주면 문제가 시정될 수 있다고 건교부는 내다봤다.

하지만 건교부의 시정조치 대로 리콜을 통해 ECU 설정값을 변경시켰더니 더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레조리콜 동회회 쪽의 설명이다.

한편, 올해 GM대우 차량에 대해 건교부가 리콜을 지시한 사례는 총 8건. 1월 5일 다마스, 라보와 라보의 리콜을 시작으로 라세티, 레조, 마티즈, 씨에로, 넥시아, 에스페로 등이 줄줄이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 이성규 기자
GM대우의 대표적 RV(Recreational Vehicle) 모델인 레조 소비자들이 절규에 가까운 원망을 쏟아내고 있다. 차량 결함으로 '불편'을 겪는 정도가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라는 말을 수차례 꺼내놓을 정도로 이들의 분노와 울분은 취재기자가 쉽게 가늠하기 힘든 수준에 이미 도달해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인터넷 동호회 '레조리콜'(www.rezzorecall.com) 회원이자 소송 원고인 이상돈·이진희·이경재·김광호·이경배씨 등 5명과 만나 레조의 제작결함에 따른 피해사례를 직접 들어봤다.

기자가 약속된 시간에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원고인단 가운데 한 명인 이상돈씨는 100쪽에 이르는 두터운 서류 뭉치 한 권을 기자에게 내밀었다. 이 서류에는 법원제출용으로 작성된 40여명의 피해자 진술서가 차량 정비 내역서와 함께 묶여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시동 꺼짐 현상을 경험했던 피해자부터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이 폭발했다고 진술한 피해자까지 사례도 다양했다.

원고인단은 "닉 라일리 사장과의 인터뷰를 본 이후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며 GM대우를 향한 누적된 불만을 토해내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자신들을 마치 '비이성적인 소비자'로 몰고가는 듯한 닉 라일리 사장의 발언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닉 라일리 사장은 지난 5월 2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소송을 제기한 일부 소비자를 "개인적인 목적이나 다른 목적으로 주류와는 다른 길을 가는 분"으로 규정하며, 소송제기 배경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레조 리콜소송 다른 목적 있는 듯 부평 해고자 정규직 복직시킬 것"

하지만 정작 이들이 울분을 주체할 수 없게 된 것은 라일리 사장의 발언보다 GM대우의 무성의한 리콜 조치와 리콜 뒤 점증하고 있는 피해사례 때문이라고 했다. 원고인단 가운데 한 명인 이진희씨는 "리콜을 받은 이후에 오히려 출력이 떨어지고, 차량이 흔들리고,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GM대우의 리콜 조치는 근본적인 결함을 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리콜 여부 관계없이 시동 꺼짐 현상은 여전..."생명 위협 느낀다"

심지어 일부 회원들 가운데에는 리콜 여부에 관계없이 운행도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 때문에 죽음의 문턱에까지 다녀온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고속도로에서, 고가 위 등에서 갑작스럽게 시동이 꺼져 핸들과 브레이크 작동이 멈춰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극단적 상황에 노출된 사례가 수십·수백건에 이른다는 것이다.


현재 소송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돈씨 자신이 대표적인 피해자라고 했다. 레조를 몰고 서울 사직터널을 빠져나올 때 갑작스럽게 시동이 꺼지는 바람에 중앙선을 침범,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한 뻔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사람의 심장이야 멈추면 자신만 죽으면 되지만, 차량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이 멈추게 되면 자신뿐 아니라 그 차에 타고 있는 가족, 그리고 주변 차량에 타고 있는 운전자까지도 죽게 되는 것 아니냐"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는 "내가 이 차를 사면서 10만원을 깎았나, 타이어를 바꿨나. 할부금을 덜 냈느냐"고 반문하며 "나야 수십년을 살았다고 치자. 그런데 왜 내 가족까지 죽어야 하나"고 울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절박한 호소에 돌아오는 대답이 "다른 목적으로 주류와는 다른 길을 가는 분"이었다는 사실에 이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러한 GM대우 쪽의 태도 때문에 이들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업체가 다시는 한국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이들 원고인단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공짜에서 150만원까지 고무줄 수리비용...정비소마다 기준도 달라

사회자 "먼저 어떤 피해사례들이 있는지,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어 소송을 제기하게 됐는지 듣고 싶다."

a GM대우를 상대로 한 소송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돈씨.

GM대우를 상대로 한 소송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돈씨. ⓒ 오마이뉴스 이성규

이상돈 "리콜이 실시되기 전에 똑같은 부분을 고쳤는데 어떤 사람은 15만원에, 어떤 사람은 30만원에 수리를 받았다. 돈을 적게 낸 분은 정비소 관계자로부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진희 비일비재하다. 수리 비용으로 150만원을 낸 분도 있고 무료로 고친 분도 있다."

이상돈 "그냥 일반 사람인데 GM대우의 직원코드로 넣어서 30%를 할인해 준 경우도 있다. 전국 사업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여기 첨부한 진술서에 모두 들어있다. 특히 수십차례 GM대우와 소비자보호원에 제작결함을 시정해 달라고 요청해 온 현역 군인 한 분이 있다. 김승남 대위(가명)라는 분이다.

이 분의 경우 소비자보호원에서 홈페이지에 더 이상 글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한다. 심지어 대우 사업소 쪽에서 김 대위가 근무하는 상사 쪽에 라인을 대,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진술서를 첨부했다. 김 대위 사례는 가장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진희 "자동차 때문에 주목받는 현역 군인이 직장을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다. 자기가 돈을 주고 산 자동차 때문에…."
이상돈 "김 대위는 결혼을 했고 애도 있다. 가족과 함께 타고 가고 있는데 시동이 꺼져버리니까 얼마나 위험하게 느꼈겠나. 대위라는 신분에 차를 두 대 가질 수도 없지 않나. 자신의 가족의 생명도 있지만 타인의 가족의 생명도 있다."

"GM대우 CEO가 피해자에 '다른 목적' 지닌 사람이라니…"

a 인터텟 동호회 '레조리콜' 회원이자 원고 가운데 한명인 이진희씨.

인터텟 동호회 '레조리콜' 회원이자 원고 가운데 한명인 이진희씨. ⓒ 오마이뉴스 이성규

이쯤에서 화제는 지난 5월 29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던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과의 인터뷰 기사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이진희 "닉 라일리 사장 인터뷰를 봤다. 나와 같은 보편적인 당사자가 보게 된다면 잠이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나. 이제 레조를 산 많은 수의 소비자들이 자기 차에 식구를 못 태운다. 게다가 1년만에 차값이 반토막이 난다. 차량 수리 때문에 수도 없이 월차를 내고 정비소에 들락날락 해야 하고…. 정비소에 가더라도 소리를 치면 수리비가 공짜가 되고, 소리를 치지 못하는 마음이 약한 사람은 비싼 비용을 치르고 고쳐왔다.

하지만 라일리 사장은 극소수의 사람이라고, 기껏해야 수십대의 문제라고 했다. 정말 잠이 안 온다. 책임있는 CEO가 어떻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생산된 레조가 16만대이다. 그 16만대에 타고 있는 사람은 자기 가족이 위험이 처해 있는지도 모르고, 자신의 차량이 가치가 하락된 것을 모르고, 모든 위험을 자기가 부담하는 상황인데…."
이경재 "이 기사가 나간 이후에 소송에 참여한 사람들이 훨씬 늘었다. 사람들이 분개한 것이다. 사장이라는 사람이 상황 파악을 못하는 것인지 호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회자 "현재 소송 참여자가 얼마나 늘었나."

김광호 "1000여명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2000∼3000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진희 "처음 23명이 소송에 참여를 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직후 수백명으로 늘어났다. 차를 가진 분들이 이 기사를 보고 화가 났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것 아닌가."

이경재 "인터뷰에서 라일리 사장은 엔진에 결함이 발생해 엔진 자체를 교체한 경우는 40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운용중인 사이트에 엔진를 교체받았다고 올린 경우만 파악해도 90대가 넘는다."
이진희 "동호회 안에 있는 최근 사례만 파악해도 90대가 넘는다. 전체로 따진다면 0.2%가 아니라 99%라고 해도 될 것이다."

김광호 "라일리 사장이 제시한 통계에는 자비로 고친 분들이 빠져 있지 않나. 리콜을 하지 않고 자비로 고친 분도 많다. 그리고 자비로 고친 분 중에서도 지정사업소에서 수리를 한 경우가 아니면 GM대우에서 보상을 해 주지 않는다. 일반 정비소에 가서 예를 들어 실린더 교체를 받은 분에 대해서 GM대우는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진희 "라일리 사장이 말한 '엔진 교체를 해 줬다'는 40대의 근거가 뭔지 궁금하다. 본인이 '내 차 엔진을 교체했습니다'라고 얘기한 분만 해도 40명의 수십배가 나오는데, 40대라고 밝힌 근거가 궁금하다. 0.2%를 근거로 해서 99%가 결함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다. 우리가 엔진 명장이라는 분을 불러서 세 차례에 걸쳐 엔진 검사를 받았다. 심지어 내시경 검사까지 했다.

당시 40대 가량을 검사했는데 32개에서 엔진 결함이 진행되는 것으로 나왔다. 우리는 이를 근거로 최소 80% 이상의 차량에 엔진 결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략 10% 이상의 차량에 결함이 있어도 건교부에서는 리콜 대상이라고 한다. 사장이라는 분은 어떻게 해서 99%가 결함이 없다고 얘기하는지 근거를 밝혀야 한다."

"리콜 받으러 갔더니 5000㎞ 더 타고 오라더라" 무성의 리콜로 일관 주장

사회자 "여하튼 지금 리콜이 진행되지 있지 않나. GM대우 쪽의 태도는 어떤가."

김광호 "리콜을 통해 고쳐주는 방식도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 문제가 있어 정비소에 들어가면 오일이 새는 부분을 모두 봉인을 한다. 그리고는 3000㎞를 더 타고 오라고 하더라. 그러고 다시 가면 1000㎞를 더 타고, 또 1000㎞ 더 타고 오라고 한다. 총 5000㎞를 더 운행하고 오라는 거다.

그 뒤 오일이 줄었다면 엔진을 교체해 주겠다고 한다. 이 경우만 대략 3∼4개월이 소요된다. 소비자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그런 차를 3000㎞ 더 타고 오라? 사실 내시경만 넣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닉 라일리 사장은 인터뷰에서 성실히 수리를 해 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이진희 "기꺼이 수리를 해 주겠다는 말은, 들어오면 소비자를 만족시킬 만큼 수리를 해 주겠다는 것 아닌가. 막상 수리를 하러 들어가면 최소한의 수리를 해 주겠다면서 편법을 쓴다. 이처럼 3달을 더 타고 오라고 한다.

동호회에서는 이런 얘기도 나온다. 어느 정비소에 가면 비교적 쉽게 교체를 받을 수 있다, 어느 정비소에 가면 수리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어느 정비소로 가라는 그런 얘기. 회사 차원에서도 일정한 기준이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이런 정보를 가지고 몰려다닌다."

a 이경배씨가 소유하고 있는 레조 차량의 뒤부분. 시동 꺼짐 현상에 따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 뒷편에 '엔진이 멈춰서 전복될 수 있으니 뒤 따르지 마시오'라고 적어 놨다.

이경배씨가 소유하고 있는 레조 차량의 뒤부분. 시동 꺼짐 현상에 따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 뒷편에 '엔진이 멈춰서 전복될 수 있으니 뒤 따르지 마시오'라고 적어 놨다.


"두통 환자에게 아스피린 한 알 주고 두통 안 일어난다고 말하는 꼴"

이상돈 "차량에 시동 꺼져 견인해 가면 얘기도 없고, 교체하면서 돈 받고,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양평 정비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차가 다 그렇다, 외제차를 사라'고 하더라. 시동이 꺼진다는 것은 사람의 심장이 멈추는 것이다. 인간이야 심장이 멈추면 자신만 죽겠지만, 자동차의 엔진이 꺼지면 자기만이 아니라 가족, 주변 차량에 타고 계신 분들도 죽을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이런 경우가 한두 건 정도가 아니다.
김광호 "참고로 나보고는 순정 오일을 쓰지 않았다고 뭐라고 하더라."

이진희 "GM대우 자체에서도 순정 오일을 권하지 않는다. 즉 자신들도 문제를 안다는 얘기다."
이경배 "주행중에 시동이 꺼진다는 것을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시동이 꺼지게 되면 핸들이나 브레이크가 전혀 꿈쩍하지 않는다. 앞차와 충돌하든지, 커브길에서는 그대로 밀고나가 사고가 나든지…."

사회자 "이런 케이스들이 몇 건이나 되나. 여기 계신 분 외에도 이런 경험을 한 분이 많은가."

김광호 "레조 결함 때문에 우리 동호회 사이트에 피해사례가 접수된 경우만 1000건이나 된다. 사고 사례도 거의 비슷하다. 지금 말한 대로다."
이경재 "리콜을 하지 않나. 리콜 다음에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이상돈 "리콜을 받으러 가지 않나. 10∼13분이면 수리가 끝나버린다."
이진희 "리콜이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실제로 내용은 리콜이 아니라는 얘기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흔히 쓰는 얘기인데 두통이 있는 사람에게 아스피린 하나 주고 두통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리콜 뒤 차체 흔들리고, 연비 떨어지고, 시동꺼지고...부작용도 '각양각색'

사회자 "리콜을 하고 나더라도 증세가 동일하다는 말인가."

이경재 "엔진 오일이 새는 부분은 표시가 나지 않는다. ECU를 교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 엔진 출력이 떨어져서 나온다."
이진희 "휘발류 엔진을 급조해 레조 엔진으로 만드는 바람에 엔진 내부 온도가 높아져 발생한 문제라고 한다. 그래서 엔진 내부의 온도를 내려주겠다며 ECU 수치를 조정한다. 낮은 온도에서 폭발을 하도록 맞춘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생긴 현상은 첫째 출시 때의 105마력짜리 차가 전혀 아닌 차로 돌변하게 된다. 둘째 출력이 낮아지면서 가동력이 매우 떨어진다. 전자제어 장치를 건드리면서 다른 장치와의 부조화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시동이 꺼지고, 차가 흔들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이런 현상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장 보편적인 문제가 있다. 차량에 공기혼합비율을 맞추는 장치가 있다. 그 비율을 맞추려면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러한 기술을 가진 분이 많지 않다. 그런데 GM대우가 한번에 많은 차를 리콜을 해 주면서 전문가들이 부족해 정비소에서 임의대로 해 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차의 연비가 절반 정도로까지 떨어진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러함에도 엔진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 얘기도 없는 것인지. 우리는 리콜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니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고인단 "원인은 엔진 설계 결함...건교부서도 인정" 주장

사회자 "이 모든 원인은 엔진의 설계 결함에 있다고 보는 것인가."

이경재 "리콜을 건교부에서 명령을 하지 않았나. 그 조사를 한 건교부쪽 분이 실명을 밝히기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그 분도 엔진 결함, 설계의 결함 때문에 ECU 세팅을 다시 해야 한다고 하더라. ECU 장치의 조정이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되지는 못할 거라고 하더라. 우스갯소리로 하는 얘기로 레조를 샀다는 팔자로 타고 다니다가, 때가 되면 폐차를 시키라는 것이다."

사회자 "현재 소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소장을 접수시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진희 "이미 소장 접수를 했다. 현재는 GM대우 쪽에 송달될 것을 기다리는 중이다. 원고인단이 추가로 모집되고 있다. 피고측 답변이 오면 기일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상돈 "여기에 있는 분들은 자기가 죽을 뻔한 사람들이다. '불편했어요' 정도가 아니다.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사람들의 얘기다. 무서워서 차를 세워놓고 있다. 운전하는 분들은 도로에서 2차선에 가지를 못한다.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이 죽어야 하나 이런 말을 한다. 죽으면 GM대우가 움직이기나 할까. 죽음의 순간을 느끼지 못해서 그렇다."

이진희 "겨울에 스키를 타러 가다가 고가 위에서 시동이 꺼진 적이 있다. 정말 난감하더라. 길은 미끄럽고 앞에 고속버스는 가고 있고, 옆은 난간이어서 추락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 이렇게 죽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속도가 많이 나지 않아서 결국 살아난 것이지. 그 순간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경재 "그런 사고가 나도 결함을 밝히질 못한다. 졸음운전이니 이런 식으로 매도되기 때문이다."

"레조 사면서 10만원을 깎았나, 할부금을 덜 냈나...왜 내 가족까지 죽어야 하나"

이들 동호회 운영진들은 레조의 중고차 시세가 현격하게 떨어져 재산행사를 제대로 못한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시장에서 찬밥 대우를 받을 만큼 차량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크다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절박한 호소가 기사화되기를 바란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진희 "처음 차를 살 때 폐차할 때까지 계속 타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3∼5년 지나고 나면 식구가 늘거나 해서 차를 바꾸게 된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이 내 차는 얼마나 쳐줄까 아닌가. 내가 운전중인 레조 같은 경우 2년 전에 1500만원을 주고 샀는데 지금은 700만원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다. 그나마 엔진을 교체했기 때문에 이 정도이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받아주지도 않지만 시장에 내놔도 사갈 사람이 없다. 내 돈을 주고 재산행사를 전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돈 "중고차 시세를 알아봤다. 임시번호판 차도 중고차 시장에 나오는 것 알고 있지 않나. 1500만원짜리 차가 17∼24㎞밖에 달리지 않았는데 400∼500만원이나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더라. 시장은 정직한 것이다. 생명에 위협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시장이 받아들이지를 않는 것이다. 나도 레조에 참 돈을 많이 들였는데 지금은 차를 팔 수가 없다."

이진희 "결과적으로 제조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부도덕한 회사가 더 이상 대한민국 소비자를 우롱할 수 없도록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소명감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이상돈 "내 차를 타기도 무섭다. 차를 탄 사람만 죽는가. 팔아야 하나. 판다고 해도 내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나. 두렵다. 리콜까지 믿어봤는데…."

이진희 "나는 리콜을 믿지 않는다. 안 믿는 이유를 말하겠다. 다른 분은 주행거리가 6만㎞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던데, 나는 2만㎞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 이 문제가 이슈가 되기 전에 운이 좋게도 엔진을 통째로 바꿨다. 그 분이 이노다이징 엔진이라고 하더라. GM대우에서는 2003년 4월식부터는 절대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 개선됐다고 하는 엔진으로 바꾼 다음 5000㎞부터 다시 동일한 증상이 시작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오일량이 엄청 줄던 수준에서 이제는 조금 덜 주는 수준으로 바뀐 것. 그 당시 GM대우에서는 리콜 대상을 2004년 3월식까지라고 발표했다. 그들의 말 대로라면 이노다이징 엔진을 적용하기 전인 2003년 3월식 이전까지로 리콜 대상을 한정돼야 하는 것 아닌가. 개선 해 놓고 리콜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 도대체 신뢰를 주고 싶어도 어디에 신뢰를 줘야 할지 모르겠다."
이상돈 "불만이 아니라 살려 달라는 것이다. 정말이다. 살려 달라. 내가 이 차를 사면서 10만원을 깎았나, 타이어를 바꿨나. 할부금을 덜 냈나. 나는 수십년을 살았다고 치자. 그런데 왜 내 가족까지 죽어야 하나. 나만 느끼나. 우리들은 시간이 남아서 이러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2. 2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3. 3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4. 4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5. 5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