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 그라운드, 12명의 악사들이 온다

첫 앨범 < Play.ers > 출시

등록 2004.06.24 13:22수정 2004.06.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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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그라운드의 공연 모습
커먼그라운드의 공연 모습JNH music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가 첫 앨범 < Play.ers >를 출시하고 지난 19, 20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첫 콘서트를 가졌다. 무려 12명으로 이루어진 커먼 그라운드는 한국 대중 음악계에서는 그 전례를 찾아 보긴 힘든 대형 밴드다. 좋은 연주자가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드문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커먼 그라운드의 탄생은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첫 콘서트에서 보컬 조대연을 제외한 11명의 악사들은 각자의 악기를 자기 몸의 일부처럼 다루는 묘기를 선보였다. '만장일치'를 의미하는 밴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11개의 악기가 완전한 화음을 이루며 관객을 압도했다. 한명의 가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주가 전면에 배치된 음악은 관객에게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커먼 그라운드는 애시드 소울(Acid soul)이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내세웠다. 애시드 소울이란, 정통 펑크와 소울 사운드에 애시드 재즈(Acid jazz)를 결합한 것으로 커먼 그라운드가 새롭게 이름 붙인 음악적 장르이다. 이러한 그들의 음악적 방향은 '인코그니토' '타워 오브 파워' '쿨 앤 더 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연주와 가창력과 같은 음악적 요소보다 외모와 춤과 같은 시각적 요소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요계에 이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의 연주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들의 악기가 뿜어내는 음악적 열기가 전해진다면 폭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니아들에게만 사랑 받는 밴드로 머물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일반 대중이 접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인상을 주지 때문이다. 게다가 열악한 한국 음악 현실을 돌아 보면 과연 그들의 연주를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무대가 얼마나 있을지 의심이 간다.

TV에서는 매일 같은 가수와 같은 노래가 끊임없이 재생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외우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게 되는 21세기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빠른 템포의 힘합이나 랩에 조금 신물이 난다면 4곡의 연주곡을 포함한 커먼 그라운드의 첫 앨범 < Play.ers >를 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그들은 립싱크를 하는 금붕어나 연주하지도 않는 기타를 들고 설치는 광대는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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