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대중교통 개편인가?"

서울시민들, 대중교통 불편·서울시 봉헌 발언 등 이명박 시장 규탄 확산

등록 2004.07.07 09:57수정 2004.07.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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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중교통의 일방적인 개편에 따른 시민들의 혼란과 불편함은 6일째 계속 이어졌다. 일부 버스 노선표지판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곳도 있었다. 한동안 노선표를 보고 망설이다가 버스타는 것을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a 어떤 버스를 타야할 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시청주변 버스정류장 버스노선 안내 표지판

어떤 버스를 타야할 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시청주변 버스정류장 버스노선 안내 표지판 ⓒ 박철홍


6일 오후 서울 도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일주일 동안 버스노선 안내를 해오고 있는 이원기(대학생)씨는 "버스노선 안내를 맡은 아르바이트생들도 한 시간 교육을 받고 각 정류장에 배치되었다. 시민들에게 버스노선 개편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어디서 갈아타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으며 환승에 따른 버스와 지하철의 요금체계를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청 앞을 오가던 시민들은 즉석에서 대중교통개편과 요금인상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였다. 정릉에서 두 번이나 버스를 갈아타고 온 어떤 할머니는 "교통비와 물가 인상으로 서민들은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 700원이면 서울시내 어디든지 갈 수 있었다. 지금은 버스 요금 800원을 내고도 타고 다니기 힘들다"며 서울시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아무개씨는 "너무나 분해서 나왔다. 시민을 실험 대상으로 한 요금인상과 노선개편으로 불편하다"고 말하며 일부 노선은 원위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순(56)씨는 "이틀 전 교보문고 앞에서 버스를 타고 구기동에서 내릴 때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지 않고 내리며 다른 버스로 환승했는데 1100원이 나왔다. 어제는 용산에서 남대문시장으로 오는 버스를 타고 바로 갈아탔더니 800원이 더 부과되었다. 교통카드 오작동으로 인한 부당요금 징수에 대해 환불받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a 교통카드의 부당징수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박정순씨

교통카드의 부당징수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박정순씨 ⓒ 박철홍


6일 오전 11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는 '이명박 서울시장 서울시 봉헌 관련 불교단체 대표자 기자회견'이 열렸다. 손안식 중앙신도회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특정 종교의 제단에 제물로 서울시를 바쳤다는 것은 서울시민을 비롯하여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행위이다"라고 회견문을 낭독했다.

서울시청에 불교단체 대표자 연석회의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나온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 최연 사무총장은 "오는 8일까지 서울시장의 서울시 봉헌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a 이명박 서울시장 “서울시 봉헌” 관련 불교단체 대표자 기자회견

이명박 서울시장 “서울시 봉헌” 관련 불교단체 대표자 기자회견 ⓒ 박철홍


이어서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recallseoul.cafe) 회원들은 시민들에게 '이명박 시장 국민소환운동'에 동참을 호소하며 서명운동을 벌였다.

a '이명박시장 국민소환운동'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네이버 카페(cafe.naver.com/recallseoul.cafe) 회원 김영선씨

'이명박시장 국민소환운동'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네이버 카페(cafe.naver.com/recallseoul.cafe) 회원 김영선씨 ⓒ 박철홍


a 대중교통요금인상을 반대하며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시민들

대중교통요금인상을 반대하며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시민들 ⓒ 박철홍


점심시간에 시청광장 잔디밭 주변으로 휴식을 취하러 나온 시민들은 대중교통개편과 요금인상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가두 서명운동에 참여하였다.


김현아(회사원)씨는 "응암동에서 서대문으로 출퇴근하는데 버스 배차간격이 길어져서 30분 지각했고 세 번이나 갈아타서 힘들다. 오늘 아침에 버스요금이 4700원이 나와서 직장 일을 잠시 접어두고 환불 신청하러 간다"며 불만을 토로하였다.

a '이명박 서울시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양연수씨

'이명박 서울시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양연수씨 ⓒ 박철홍

오후에 양연수씨는 서울지방법원에 '이명박 서울시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가처분 신청자 양연수씨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재임하면서 지난해 청계천 복원공사를 강행하여 문화유산이 일부 훼손되었다. 7월 1일에 대중교통 개편으로 교통대란을 야기하여 시민들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서울시를 봉헌하는 발언을 하였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자 한다. 앞으로 본안소송은 집단소송을 통해서 전개해 나아갈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가처분신청에 대해 법원이 어떠한 판단과 해석을 내릴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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