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화가 나서 서명하러 일부러 나왔다"

네티즌들, 시청 앞서 '이 시장 퇴진 서명운동' 벌여

등록 2004.07.04 20:35수정 2004.07.06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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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7월 1일부터 시행된 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에 대해 서울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중인 인터넷 카페 '서울버스 집단소송' cafe.daum.net/antiseoulbus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이명박 시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단소송을 위한 오프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에 대해 서울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중인 인터넷 카페 '서울버스 집단소송' cafe.daum.net/antiseoulbus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이명박 시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단소송을 위한 오프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서울 광진구 모진동에 사는 시민 차영숙씨(왼쪽)가 바뀐 대중교통체계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항의하러 일부러 왔다"며 이명박 시장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 모진동에 사는 시민 차영숙씨(왼쪽)가 바뀐 대중교통체계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항의하러 일부러 왔다"며 이명박 시장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3신 : 5일 오후 2시 20분]

네티즌들, 시청 앞서 '이 시장 퇴진 서명운동' 벌여


"너무 화가 나서 서명하러 일부러 나왔다. 서울시민 세금 가지고 자기 맘대로 다 바꾸나."

5일 낮 12시 서울시청 앞에서는 포털사이트 다음·네이버 카페 회원이라고 밝힌 10여명의 시민들을 중심으로 "서울시의 무리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와 서명운동이 이어졌다. 점심식사를 하러 나왔던 직장인들도 이번 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며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우리의 주장은 이명박 시장이 퇴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중인 '서울버스집단소송' 다음 카페(cafe.daum.net/antiseoulbus) 설립자 최모씨는 소송의 목표가 이 시장의 퇴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씨는 "서울시에서는 조금만 기다리면 바뀐 교통체계가 정착할 거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변화가 어디 있느냐"며 "그동안 시민들이 겪을 불편과 고통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을 묻겠다"며 소송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서명에 동참한 시민들이 지적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문제점은 크게 ▲폐지되거나 변경된 노선으로 인한 혼란과 ▲적지 않은 요금 인상에 모아졌다. 그리고 서울시가 충분한 시행준비기간 없이 이를 성급하게 추진했다는 비판도 많았다.

장이동에서 시청 앞까지 버스를 이용한다는 문효옥(66)씨는 "시청 앞까지 오는 버스가 없어진 것 빼고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바뀐 건지 모르겠다"며 "있는 양반들이야 승용차 타고 다니니까 상관없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요금만 오르고 불편해진 버스 때문에 속상해 죽겠다"며 항의를 표시했다.


a 7월 1일부터 시행된 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에 대해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 카페(cafe.naver.com/recallseoul.cafe) 회원인 김영선씨가 5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에 대해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 카페(cafe.naver.com/recallseoul.cafe) 회원인 김영선씨가 5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5일 오후 전동휠체어를 타고 서울시청 앞에 나온 이현준씨가 "언제까지 일반인들의 편리를 위해 사회적 약자가 희생해야 되느냐"며 "서울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저상버스를 도입,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5일 오후 전동휠체어를 타고 서울시청 앞에 나온 이현준씨가 "언제까지 일반인들의 편리를 위해 사회적 약자가 희생해야 되느냐"며 "서울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저상버스를 도입,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교통체계 개편 이외에도 이명박 시장의 시정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 카페(cafe.naver.com/recallseoul.cafe) 회원인 김영선(28, 쇼핑몰 운영)씨는 "버스교통체계 개편 이외에도 청계천 공사·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등 이 시장의 무리한 시정행위 전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특히 김씨는 "이 시장의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서울시민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대권욕을 위한 것"이라며 "마치 서울시를 사유화하려는 듯한 이 시장의 행보는 시민들의 집단적 반발만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모진동에 사는 차영숙(51)씨는 이명박 시장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바뀐 대중교통체계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항의하러 일부러 왔다"고 밝힌 차씨는 "돈 한푼 아끼려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는 서민의 심경을 이 시장이 아는 줄 모르겠다"며 "시민의 세금을 가지고 시민을 불편하게 하는 이 시장이야 말로 탄핵 대상"이라고 항의했다.

이날 집회에는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조기 도입'을 주장하는 시민 이현준(40)씨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나와 "언제까지 일반인들의 편리를 위해 사회적 약자가 희생해야 되느냐"며 "서울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저상버스를 도입,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2신 : 5일 낮 12시20분]

네티즌, 이명박 시장 퇴진운동 본격화
온라인 이어 오프라인 서명 전개...1인 릴레이 시위 계획도


a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4일 서울시청 상황실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개편 혼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4일 서울시청 상황실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개편 혼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 연합뉴스

네티즌들은 이 시장이 대중교통체계 개편 문제와 관련,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와 함께 보완책을 발표했지만 '안티 이명박' 여론은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집단소송을 위한 서울시청앞 서명운동과 1인 릴레이 시위 등을 전개하는 등 이명박 시장 퇴진운동을 더욱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중인 인터넷 카페 '서울버스 집단소송'(cafe.daum.net/antiseoulbus)은 5일 낮 12시 서울시청 앞에서 집단소송을 위한 오프라인 서명 운동을 벌인다.

'서울버스 집단소송'측은 이 시장의 사과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세금을 낭비하는 행정 정책을 만들어놓고 기껏 사과라고 한 게 그 내용이냐, 서울시장에게는 우리 힘이 너무 우스운가보다"며 오프라인 서명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또 온라인상에서 이 시장의 국민소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터넷 카페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cafe.naver.com/recallseoul.cafe) 역시 1인 릴레이 시위 등으로 활동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개설 사흘 만에 7000명 이상의 서명자를 확보한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은 5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시민들의 항의의 뜻을 천명하는 1인 시위에 동참할 네티즌을 모집하고 있다.


[제1신 : 4일 오후 8시 40분]

이명박 시장 "교통체계 개편 혼란 사과"
지하철 정기권 15일부터 도입 등 보완책 내놔


이명박 서울시장은 4일 저녁 7시 시청별관 13층 강당에서 서울시민들이 버스체제 개편으로 인해 교통난 등 불편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사과했다. 애초 이 시장은 5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이 시장은 먼저 “지난 1일 시행된 대중교통체제 개편 과정에서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버스노선과 운영방식, 요금체제 등이 전면적으로 변화되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현재 시민 여러분이 겪고 계신 불편을 생각하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머리를 숙였다.

"치밀하고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다"

그는 “단 4시간여 동안 7백개의 집계기와 2만5000여개의 단말기를 새로운 운영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현장 전수실험이 불가능했다”며 “기존 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없는 지하철 신설노선의 경우에도 요금징수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데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개편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첨단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시행업체의 보다 치밀하고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던 점도 있었다”고 말해 이 시장은 ‘준비부족’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불편과 혼란 과정을 겪으면서 버스개혁을 꼭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서울의 교통은 도시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지금 개혁을 미룬다면 글로벌 경쟁체제하에서 세계 일류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어버린다”고 버스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지하철 정기권 조기도입과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운영 개선 등 몇가지 향후 보완대책을 제시했다.

먼저 대중교통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시민의 요금을 1회 승차기준 800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하철 정기권을 조기에 도입해 거리비례제로 인해 요금 인상폭이 커진 시민들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서울시는 오는 7월 15일부터 정기권제를 서울지하철에 도입한 뒤 철도청과의 협의를 거쳐 이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다. 서울지하철 정기권은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3만5200원(800원×22일×2회)이며 승차횟수와는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버스는 환승하지 않을 경우 기본요금으로 다니고 있다"며 버스에는 정기권제도을 도입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 시장은 “강남대로의 경우 일부 버스 노선을 가로변 차로로 분산함으로써 속도를 높이겠다”며 “도봉·미아로와 수색·성산로의 경우 비교적 장거리를 운행하는 초록버스도 함께 통행할 수 있도록 해 차로변 차로의 혼잡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는 내일(5일)부터 ‘대중교통불편신고센터’를 운영해 버스개편에 따른 불편사항을 청취한 뒤 향후 보완책 마련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대중교통은 공익적 요소...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했다"

다음은 이명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 강남대로의 경우 일부 노선을 가로변 차로로 분산한다는 것은 결국 두개의 차선을 운영한다는 얘기인가.
“아니다. 중앙차로를 이용하는 경기도 버스를 비롯한 일부노선만을 가로변차로로 분산시키기로 했다. 강남대로의 경우만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경기도민도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 너무 급작스럽게 보완책을 제시한 것은 아닌지.
“서울지하철 정기권 도입 등 몇가지 안을 검토했다. 사실 서울시가 부담해야 하는 지금의 요금으로는 안된다.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 서울지하철 정기권 도입으로 인한 적자폭은 계산했나.
“사실 적자폭이 크다. 차액은 정부와 협의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서울시가 (차액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 수익자부담원칙을 폐기하는 것인가.
“대중교통은 전적으로 수익자부담으로 할 수는 없다. 공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서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중교통은) 공익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 준비부족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너무 밀어붙이는 것 아닌가.
“6월 30일까지 과거 시스템을 쓰고 7월 1일 새벽 4시부터 첨단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종합연습을 할 시간이 없었다. ‘완벽하게 했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 버스에 대해서도 정기권을 도입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생각은 없나.
“버스는 환승하지 않을 경우 기본요금으로 다니고 있지 않나.”

- 적립금액을 요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할 생각은 없나.
“일단 누적된 쇼핑몰 마일리지를 끌어다 쓰도록 하고 항공권과 같은 사용금액에 대한 마일리지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쓸 수 있도록 하겠다.”

- 내일이 고비일 것 같은데 단말기 오작동 등은 언제쯤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문제점은 다 나왔다. 오늘밤이면 대폭 개선돼서 내일이면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번 교통시스템이 성공하면 이 노하우는 세계 대도시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조건으로 수출해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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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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