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열체제 해소가 교육개혁의 핵심"

정진상 교수,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축 강의

등록 2004.07.13 02:11수정 2004.07.13 10:54
0
원고료로 응원
4·15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국공립대통합'을 핵심 교육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언론이나 교육관련 단체 등을 통해 국공립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입시 위주의 중등교육과 심각한 사교육비 문제, 사회 전반에 만연한 학벌주의 등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가 산재해 있는 가운데 경상대 정진상 교수의 대학평준화 주장은 교육개혁의 새로운 해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은 지난 12일 경남 김해시 보건사회복지관에서 전교조 김해초중등 지회 주최로 열린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축- 입시지옥 해소와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대안'이란 제목의 경상대학교 정진상 교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필자 주>


a 경상대 정진상 교수가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에 대하여 강의를 하는 모습

경상대 정진상 교수가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에 대하여 강의를 하는 모습 ⓒ 김현옥


중등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주범은 ‘대학 서열화’로, 현재의 대학 서열은 다양화되고 특성화되어 과별로 최고의 대학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입학생들의 수능 점수로 획일화되어 있다.

대학 서열체제는 대학의 교육과 학문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이 되었는데 가장 높은 서열에 있는 서울대 학생은 일단 경쟁의 관문을 뚫고 입학하기만 하면 서울대 졸업장이 보장되어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크지 않다. 반면 이른바 하위권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열심히 공부해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에 학습 의욕을 잃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기에 결정되는 단 한 번의 대학입시에서의 성패는 곧바로 사회계층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 학벌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입시 위주의 중등교육으로 사교육비 부담은 이미 전체 공교육비를 상회할 정도가 되었고 수도권과 지방간의 대학서열체제는 상위권 서열의 대학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이로 인해 주거 및 교통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대학 서열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개혁방안은 대학교육의 공교육화를 통한 교육의 공공성 강화의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수요가 커져 대학교육은 이미 엘리트 교육이 아니라 대중교육으로 전환했다고 정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의 핵심제도는 서울대학교를 포함한 기존의 국립대학들을 하나의 통합 네트워크로 구성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대학의 공교육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원칙에 따라 일정한 수준이 되는 사립대학들을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에 편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능시험을 폐지하고 대학입학자격시험으로 대체하고 대학입학 정원 중 30%는 별도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을 통해 대학입학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대학 서열체제의 정점에 위치한 서울대는 독자적으로 학부생을 모집하지 않는 대신 학부 강의를 개설하여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의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것이며 서울대를 대학원대학으로 전환하여 학문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하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부대적인 제도개혁이 필수적이다. 지역균형 인재등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하면서 현행 고시제도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우수한 인재를 수년간 묵히는 사회적 낭비를 막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대학교육을 공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부유세 등의 세제 도입을 검토해 볼만하며 또한 사립학교법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a 입시지옥 해소를 위한 정책대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교사들

입시지옥 해소를 위한 정책대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교사들 ⓒ 김현옥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입시위주의 교육이 지양됨으로써 중등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며 서열에 의한 대학평가가 교육 내용과 질에 의한 평가로 대체될 것이므로 대학교육의 경쟁력이 현저히 강화될 것이라고 정진상 교수는 밝히고 있다.

또한 학벌주의 타파 및 수도권 인구 집중이 해소되어 지역 균형발전은 물론 사교육비 해소 동등한 교육기회 등이 주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개혁안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기구는 국가이지만 현실의 국가는 충동하는 여러 사회세력들의 힘 관계 속에 있다면서 현재 사회세력들의 힘 관계를 분석하여 개혁안을 실행할 수 있는 주체세력을 형성시켜야 한다고 정 교수는 말한다. 그래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를 포함한 총체적 교육개혁을 지향하는 시민운동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