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교육권연대, 단식농성 9일째

학부모, 교사, 국회의원, 인권단체 활동가 방문, 17대 국회진출 장애인 의원 미온적 태도 아쉬움

등록 2004.07.13 13:34수정 2004.07.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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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의 장애인 교육 차별과 관련해 장애인교육권연대(집행위원장 도경만)의 국가인권위원회 점거 단식 농성이 13일로 9일째를 맞았다. 장마로 인해 비가 계속 오는 가운데도 농성장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a 농성장 사무국에서 전국의 상황과 언론보도 등 다양한 활동을 계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농성장 사무국에서 전국의 상황과 언론보도 등 다양한 활동을 계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 이철용

단식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인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 특수교육위원회 도경만 위원장은 9일째 계속되는 단식 농성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 없이 “누군가가 쓰러져야만 이 정부는 대책을 마련할 것 같다"며 정부의 무성의에 강한 분노를 내보였다.

장애아동 학부모, 대학생들 줄지어 농성단 방문

농성장에는 단식 농성을 진행하는 대표단 외에도 방학을 맞은 많은 대학생들이 함께 밤을 지새우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별히 전국의 특수교육학과 재학생들과 대학의 장애인권 동아리 회원들은 농성장에서 즉석 토론회를 벌이며 장애학생들의 교육권 차별과 학교 내의 장애인권 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나누기도 했다.

a 농성장에서 대학 장애인권 동아리와 특수교육학과 재학생들이 즉석 토론회을 열고 있다.

농성장에서 대학 장애인권 동아리와 특수교육학과 재학생들이 즉석 토론회을 열고 있다. ⓒ 이철용

농성장에 마련된 두 대의 컴퓨터는 각종 자료와 인터넷 검색, 전국의 활동보고와 지침을 전달하느라 24시간 꺼지질 않는다. 급기야 한 컴퓨터는 문제가 생겨서 급하게 수리를 할 정도였다.

농성장에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매일 2명씩 동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교사들은 오전과 정오, 하루 두차례씩 청와대 앞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도 계속적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생들도 매일 같은 시간대에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농성장에는 매일 각종 단체에서 지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장애 아동들을 대동한 학부모들이다.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에서까지 지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자신들이 나서야 하는데 대신 농성을 하는 분들에게 미안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애인 국회의원 미온적 태도 아쉬움

농성장에는 바쁜 회기 중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단식 농성 5일째인 지난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이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대표단을 격려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a 12일 오후 민주노동당을 대표해 현애자, 최순영 의원 일행이 농성장을 방문했다.

12일 오후 민주노동당을 대표해 현애자, 최순영 의원 일행이 농성장을 방문했다. ⓒ 이철용

단식농성 9일째를 맞은 12일에는 민주노동당 대표단의 공식적인 지지 방문이 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현애자 의원과 교육위원회 소속 최순영 의원이 당을 대표해서 농성장을 방문해 1시간가량 농성단의 요구 사항과 장애인 교육 차별 실태를 전해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 대표들은 당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물론이고 국회 내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원들과는 달리 지난 17대 국회에서 장애인의 기대를 모으며 국회에 진출한 장애인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장애인 국회의원들의 무성의에 대해 장애인교육권연대 대표단은 큰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 교육차별 철폐 열기, 전국적 확산

장애인교육차별 철폐를 위한 싸움은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의 단식농성뿐만 아니라 전국의 장애인부모 단체와 전교조 소속 특수교육 교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1일에 있었던 전교조의 장애인교육차별철폐 및 장애인교육권 쟁취 교사결의대회에는 전국의 특수교육 교사 300명이 집회에 참가했고, 오는 15일에는 전국의 장애학생 부모 1000여명의 대규모 집회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a 김해장애인부모회가 보내온 격려의 글

김해장애인부모회가 보내온 격려의 글 ⓒ 이철용

장애인교육차별 철폐와 관련한 싸움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단체는 경남장애인부모회(회장 윤종술)다. 창원과 김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경남장애인부모회는 그동안 지역에서도 조직적인 운동을 통해 장애인 관련 조례개정 등 활발한 활동과 성과물을 거두고 있는 단체이다.

이 단체의 윤종술 회장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함과 동시에 경남장애인부모회도 모든 상근자들이 서울의 단식농성에 동조하며 릴레이 단식을 진행한 바 있다. 경남장애인부모회 서은경(45) 사무국장은 서울의 단식 농성과 관련한 소식과 지침을 산하 16개 지부에 매일 내려 보내 조직적인 대응을 하고 있고 부모들과의 간담회와 교육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사무국장은 이러한 교육의 성과로 현재 장애학생들의 부모들도 자발적으로 릴레이 단식을 진행하고 있고, 15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학부모 집회에 대형버스 4대를 동원해 2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 학부모 집회, 전국에서 1000여명 참가 예정

이러한 장애인교육차별 철폐에 대한 열기는 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이다. 충북장애인권연대도 지난 10일부터 릴레이 단식을 진행하고 있고 단식을 통해 마련한 기금을 중앙의 단식농성단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도 전국 지부를 통한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a 장애인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계속적으로 격려 방문을 하고 있다.

장애인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계속적으로 격려 방문을 하고 있다. ⓒ 이철용

단식농성과 관련해 후원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지방문단의 격려금과 거리 선전전, 집회에서 동시에 이루어진 모금액은 현재 500만원 정도다. 지난 11일 집회에서 즉석모금으로 100여 만원이 모금되기도 했다.

단식 9일째를 맞는 윤종술 공동대표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지난 11일 집회에서 의료진의 검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의료진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지만 매일 찾아오는 방문단을 맞는 일로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고 있어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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