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교육부총리, 인권위 단식 농성장 전격 방문

장애인교육차별 단식농성 11일째...안 교육부총리 "새로운 안 만들 기회 달라"

등록 2004.07.16 14:12수정 2004.07.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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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교육차별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단식농성 11일째를 맞은 7월 15일 오후 예상치 못한 안병영 교육부총리의 방문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교육부총리 방문…긴장 속 기대감

장대비 속에서 진행된 '장애인차별철폐투쟁 교육주체(부모) 결의대회'를 마치고 농성장인 국가인권위원회에 돌아온 농성단에 안 교육부총리가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뜻밖의 소식에 농성장은 기대감과 함께 긴장감이 감돌았다.

a 농성단 대표들이 안 교육부총리와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농성단 대표들이 안 교육부총리와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 이철용

이 날 오후 6시 15분 안 교육부총리는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농성장인 국가인권위원회 7층 인권상담센터에 들어와 윤종술 공동대표, 도경만 집행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후 50여 명의 농성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안과 관련한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을 밝혔다.

안 교육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힌 뒤 "참여정부는 교육복지에 관한 관심이 크다"는 것과 자신도 개인적으로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밝히며 농성 대표들을 달랬다.

안 교육부총리 "지금부터 약속한 것은 지킨다."
농성단 대표 "무리한 요구 아니다."


a 안병영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안병영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 이철용

안 교육부총리는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불신과 관련해 "전에 교육부가 한 약속을 제 때 실천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금부터는 적어도 약속한 것은 잘 지키도록 하겠다. 현재 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뿌리 깊은 불신감 해소에 주력했다.


안 교육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농성단 대표들은 특수학급 설치 요구와 일반학교 통합학급 장애아동들을 위한 치료교사 배치 등 현안 과제와 실태를 전했다. 윤 공동대표는 자신도 현재 한 달에 110만원을 들여 치료교육을 시키고 있다며 부모들의 이러한 요구는 무리한 요구가 아닌 최소한의 기본적인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안 교육부총리는 예산과 관련해 한계가 있다며 농성단이 요구하는 장애인 교육예산 6% 확보는 어려우며 최소한 3%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 교육부총리는 또 장애인교육권연대의 8가지 요구사항은 적절한 요구라고 평가한 후 현재 지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 교육지원과 관련한 전담 부서에 대해 "특수교육과를 전담조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행정자치부 실무자와 협의를 하고 있으며 전담부서가 생긴다면 전국적으로 고무적인 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육부총리 "실태조사 후 절박성 감안해 교육부 계획 수정하겠다"

안 교육부총리는 "시도교육청을 방문하면 다른 것은 몰라도 특수교육을 어떻게 진흥시키겠는지 묻고 해답을 듣는다"며 평소에도 특수교육과 관련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밝힌 뒤 "장관을 얼마나 할지 모르지만 특수교육에 대해서 어떤 정성을 들였는지 어떤 성과가 나오는지 평가해 달라"는 말과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말로 이해를 구했다.

안 교육부총리는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요구사항과 관련해 전반적인 실태 조사를 통해 교육인적자원부의 계획들을 수정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안 교육부총리는 "절박성을 감안해서 취약 지역부터 시작해서 문제를 풀어가겠다. 확실한 실태조사를 다시 해서 그 결과를 갖고 같이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안 교육부총리는 현재 교육인적자원부가 마련하고 있는 새로운 안과 관련해 "여러분이 볼 때도 제대로 상황을 타결하려고 하는 거다 하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안 교육부총리 "정부 믿어달라"
윤종술 공동대표 "믿어달라는 말 수십 년 들어왔다"


안 교육부총리가 정부를 믿어달라고 하자 윤종술 공동대표는 "우리는 믿어달라는 말을 몇 십 년 들어왔다"라며 불만을 토로했고 안 교육부총리는 "나아질 것이다"라는 말로 거듭 이해를 구했다.

안 교육부총리는 "앞으로의 계획을 현실적으로 절박성에 근거해서 다시 짜겠다. 지켜질 약속을 하겠다"라는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새로운 안을 만들기까지의 시간에 대해서도 "두 달 정도면 믿음직한 방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농성단은 안을 만드는 과정에 교육수요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안 교육부총리는 "우리에게 맡겨 달라. 그 이후에 기대에 차지 못하다면 다시 항의하라. 어떤 정부도 정책 수요자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한 번에 할 수 없다"며 다른 정책과 비교해서 우선 순위에서 특수교육이 앞선다는 것을 느끼도록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농성단은 안 교육부총리의 제안에 대해 "우리의 요구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막연하게 기다릴 수는 없다. 정부가 부모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거듭 촉구했고 안 교육부총리는 교육인적자원부를 믿고 내일 아침에 꼭 철수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안 교육부총리 "두 달 후 새로운 안 제시하겠다."

20여 분 간 대화를 마친 안 교육부총리는 농성을 하고 있는 농성단과 악수를 나눈 후 농성장을 떠났다. 7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국장이 "오셔서 잘 해결될 것 같다"는 말을 하자 안 교육부총리는 "우리 일로 인해 인권위원회에 고생을 시켜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 부총리는 또 농성단에 대해서도 "부모들의 마음이 어떻겠냐"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안 교육부총리와 대화를 나눈 것과 관련해 집행부 논의 과정을 거쳐 농성과 관련한 공식 태도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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