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힘드시다고요? 그곳에 가면...

길가엔 예쁜 꽃이 심겨져 있고 아이들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등록 2004.07.29 17:02수정 2004.07.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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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도로 옆에는 작은 개울이 흐른다. 여기서 잠시 흐르는 땀을 닦을 수도 있다.

도로 옆에는 작은 개울이 흐른다. 여기서 잠시 흐르는 땀을 닦을 수도 있다. ⓒ 박미경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더워도 이렇게 더울 수가…."


요즘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한낮의 뙤약볕을 향해 내뱉는 말이다. 한낮의 기온은 연일 30~36도를 오르내리고 더위에 몸과 마음은 지쳐간다. 밤이라고 다를 바 없다. 한낮에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아스팔트 열기며 땅에서 내뿜는 지열은 밤이 돼도 쉽게 식지 않는다.

겨울 저녁에 땅이 이리 뜨겁다면 난방비라도 줄이련만 한여름 밤의 더운 열기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전문가들은 열대야를 이기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잠들기 전 30분 정도 가벼운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가벼운 운동을 위해 일찌감치 저녁을 챙겨먹고 지난 달에 개통한 전라남도 화순읍 우회도로를 찾는 건 어떨지.

a 화순 우회도로 모습, 건너편엔 사루비아가 심어져 있다

화순 우회도로 모습, 건너편엔 사루비아가 심어져 있다 ⓒ 박미경


화순읍 입구 교리IC에서 시작해 신기리 만연폭포 입구를 지나 화순전남대학교 병원 앞을 지나는 3km가 훨씬 넘는 우회도로는 우리에게 아이들과 함께 무난하게 산책할 새로운 장소가 되었다. 저녁 무렵이면 이미 많은 주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유모차를 밀며 혹은 아는 이들과 짝을 지어 산책도 하고 걷고 달리며 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널직한 인도는 아이들이 뛰고 달리기에 부족함이 없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인라인스케이트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재미를 만끽할 수도 있다. 요즘 도심 어디서 아이들과 같이 인라인을 즐기고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마는 여기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a 도로옆 밭에 심어진 콩이며 옥수수들

도로옆 밭에 심어진 콩이며 옥수수들 ⓒ 박미경


도로 주변의 논과 밭에선 완두콩의 꼬투리가 달린 모습이며 옥수수가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영글어가는 모습, 벼가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저녁엔 개굴개굴 개구리의 힘찬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고, 혹 운이 좋다면 인도를 가로지르는 땅강아지도 볼 수 있다.

a 인도를 따라 심어진 '메리골드'

인도를 따라 심어진 '메리골드' ⓒ 박미경

화순군에서 언제부턴가 인도 가장자리를 따라 심어놓은 사루비아와 메리골드를 심어 예쁜 꽃길도 만들었다. 빨갛고 노란 빛깔을 뽐내며 활짝 피어 있는 꽃들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아이들과 활짝 핀 꽃들도 보고 어렸을 적, 사루비아 꽃대를 뽑아 뒤에 맺힌 꿀물(?)을 빨아먹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다.


아이들이 지치거나 힘들어 하면 잠깐 도로 옆에 자리한 전남대병원을 찾는 것도 좋다. 도로 옆에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시원한 물줄기를 뿜고 있는 분수를 보면서 병원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피곤한 다리를 쉴 수도 있다. 친환경주의를 외치며 지어진 건물답게 조경이 뛰어나 감상하는 것만으로 피로가 풀리는 걸 느낄 수 있다.

a 시원한 물줄기를 뿜고있는 분수대

시원한 물줄기를 뿜고있는 분수대 ⓒ 박미경

도로가 지나는 주변엔 아직 상가나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유지하고 있고 차량 통행 또한 아직 많지 않아 차가 지나가면서 내뿜는 배기가스를 맡을 일도 없다. 길게 뻗은 도로는 여름밤의 더위와 상관없이 시원하다.

더운 여름밤에 잠도 쉽게 오지 않고 더운 열기에 짜증 날 때면 우리는 시원하고 확 뚫린 화순 우회도로로 나간다. 도로 전 구간을 다니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주변을 둘러보며 걷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어느새 더위도 멀리 도망가 버린다.

a 멀리 오성산이 보인다

멀리 오성산이 보인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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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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