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군, DMZ 부근에서 300일 실사격 훈련

주한미군, 스토리사격장 공식 입장 밝혀

등록 2004.08.20 18:49수정 2004.08.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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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민통선 북방·비무장지대(DMZ)에 불과 5백여 미터에 위치한 스토리 사격장에서 한·미 양국 군대가 연간 3백일 동안 포사격 등 각종 실사격 훈련을 벌여왔음이 공식 확인됐다.

또한 국방부, 환경부, 외교통상부 등 정부 관리들이 주한미군의 스토리 사격장 확장공사로 크게 논란이 일었던 지난 1월, 이 문제와 관련 주한미군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음에 불구하고, 문제 제기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이런 사실을 감춰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 폭발물 지역임을 알리는 스토리 사격장 입구.

폭발물 지역임을 알리는 스토리 사격장 입구. ⓒ 시민의신문

주한미군사령부와 미8군사령부는 지난 18일 <시민의신문>에 보내온 '스토리 사격장 및 다그마 노스 훈련장 관련 언론문의에 대한 답변'에서 "스토리 사격장은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사용하는 시설"로 "소총, 권총, 기관총, 수류탄, 경폭파, 박격포, 포병 포함 2003년 5월부터 2004년 5월까지 총 300일간 군사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2004년 1월, 한국 정부 관리들에게 미국의 문화 및 천연자원관리 정책에 따라 실시한 조사에 관해 브리핑을 했지만 한국 정부 관리들은 그 이후 구체적인 사안이나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주한미군의 스토리 사격장 확장 공사로 인해 생태 환경이 대거 파괴되고, 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대두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이 계속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주한미군사령부와 아무런 대책을 요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준 대목이다.

또한 스토리 사격장 내 문화재 지표조사와 관련, 한미SOFA협정상 문화재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당사국의 법령을 존중한다'는 선언과 달리 주한미군이 한국의 문화재보호법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미국정책의 환경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혀 주한미군 스스로 국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것을 시인했다.

생태계 파괴에 대해서 주한미군은 "스토리 사격장과 다그마노스 훈련장의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담의 디자인과 건설은 야생 생물의 이동을 가능케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최병철 환경부 정책총괄과 담당은 "스토리 사격장과 관련한 환경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야생 생물 이동통로 설치 계획 등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결과, 울타리를 통한 야생 동물의 이동은 불가능한 상태다.

수질 토양 오염 우려에 대해 주한미군은 "지난 2000년 실험 결과 임진강의 중금속과 유독성 화학물질 수치가 한국의 환경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 역시 부인했다.

a 스토리 사격장은 파주 민통선 북방, DMZ 남방한계선 5백여 미터에 위치해 있다. 사진은 사격장 내의 피탄지역 모습이다.

스토리 사격장은 파주 민통선 북방, DMZ 남방한계선 5백여 미터에 위치해 있다. 사진은 사격장 내의 피탄지역 모습이다. ⓒ 시민의신문

반면 주한미군은 스토리 사격장과 인근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을 미국과 한국 양국 군의 핵심적인 훈련 시설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수부대인 미 스트라이커 여단과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등의 훈련 여부에 대해서 "우발상황시 한국 방어 및 병력 강화에 참여한다"고 말해 한반도 투입 사실을 인정했다. 주한미군의 한강이남배치에도 불구하고, 휴전선에는 미군의 대규모 국제사격장이 여전히 운용되는 것이다.


한편, 주한미군은 답변을 통해 "한국 국방부에게 질의하라"며 수 차례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언론에 답변하는 방식이지만 국방부 등 한국 정부에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은 외교 관례상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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