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수해 현장에 사랑 실은 피자 대령이요"

피자회사가 수해 현장에서 사랑나누기 실천

등록 2004.08.27 15:03수정 2004.08.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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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수해 현장에 사랑을 나눠준 대형 피자 제조 차량

수해 현장에 사랑을 나눠준 대형 피자 제조 차량 ⓒ 박미경

지난 26일 태풍 메기로 수해를 입은 화순군 도곡면 수해 현장에 난데없이 피자가 배달됐다. 서울의 모 피자회사에서 '사랑나누기'행사의 하나로 피자맨들이 수해 복구에 연일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 지역민들을 위로하러 내려온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피자맨들은 갓 구운 따끈따끈한 피자에 사랑을 담아 수해현장에서 복구를 위해 애쓰고 있는 400여 명의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나눠줬다.

화순군 도곡면 천암리 일대는 파프리카(피망)와 방울 토마토 등 특용작물 시설 하우스가 많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지난번 태풍으로 천암교일대 하천이 범람해 수확을 앞둔 파프리카와 방울토마토가 모두 물에 잠기고 시설 작물 재배에 필요한 고가의 기계들도 물에 젖어 가동할 수 없게 됐다.

a 진압섭씨 농장엔  수확을 앞두고 수해로 버려진 파프리카가 한 가득 쌓였습니다.

진압섭씨 농장엔 수확을 앞두고 수해로 버려진 파프리카가 한 가득 쌓였습니다. ⓒ 박미경

흙탕물을 뒤집어쓴 작물들은 먹을 수도 내다 팔 수도 없다. 자식같이 아끼고 키웠지만 눈물을 머금고 모두 버려야 한다. 그러나 피해를 입었다고 마냥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주민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수해로 엉망이 된 시설들은 아무리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우스에서 버려지는 작물 만큼 농부의 마음에는 주름이 패이고 답답함과 절망이 쌓여만 간다. 지역 사회단체와 인근 군부대, 전투기동대 소속 전의경들, 멀리 파주와 마산에서 달려온 공무원들이 자기일처럼 나서 도와 주고 있어 그나마 마음에 위로가 된다.

a 복구작업을 하느라 몸은 힘들지만 피자 한조각에 웃음이 핍니다.

복구작업을 하느라 몸은 힘들지만 피자 한조각에 웃음이 핍니다. ⓒ 박미경

흙탕물로 질퍽질퍽한 시설 하우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에 나선 이들에게 배달된 피자는 단순한 피자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수해로 자식같이 키우던 작물들을 모두 내다버려야 하고, 고가의 기계가 망가져 쓸 수 없게 되어도 주위의 관심이 있기에 그들에겐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a 손에 든것은 단순한 피자가 아니라 우리의 관심과 위로입니다.

손에 든것은 단순한 피자가 아니라 우리의 관심과 위로입니다. ⓒ 박미경

아직 치워야 할 것도 많고 일손이 없어 복구를 시작하지 못한 곳도 있다. 많은 이들이 나서서 돕고 있지만 일손은 턱없이 모자라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아픔을 털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격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주위에서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웃들이 있기에 오늘도 수해를 당한 주민들은 희망을 잡고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a 넓은 하우스 안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엇으로 이 넓은 공간을 채울까요?

넓은 하우스 안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엇으로 이 넓은 공간을 채울까요?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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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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