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 돈선거' 함평군의원 4명 구속

등록 2004.09.13 23:59

수정 2004.09.16 22:05

지난 7월 치러진 전남 서남권 일부 기초의회 의장선거가 금품수수 등 돈 선거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나 지방의원들에 대한 도덕성 시비를 낳고 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13일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함평군의회 이모(53), 백모(64), 정모(47) 의원 등 3명을 각각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말 같은 혐의로 모모(63) 의원을 구속해, 함평군의회는 전체 의원 9명 가운데 4명이 의장단 선거와 관련 금품을 받은 혐의로 사법 처리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기초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둔 지난 7월 초 사업가 이모(47·구속 중)씨로부터 각각 2000만원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모 의원은 2000만원을 이씨로부터 받았다가 되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함평군의회 의원 9명 중 4명 구속

검찰은 정모 의원 등 3명을 지난 10일 긴급 체포해 사업가 이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추궁한 뒤, 이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아 무안 일로교도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의장단 선거 금품수수 의혹와 관련 그 동안 함평군의회 의원 9명 전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에 앞서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지난 7월 22일 무안군의회 이모(56), 김모(48) 의원을 뇌물공여 및 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7월 7일 치러진 무안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6월 말경 자신의 지지를 부탁하며 김 의원에게 3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무안군의회 의장단 선거와 관련 금품살포 의혹이 제기되자 함평군의회와 마찬가지로 9명 의원 전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또 전남 장흥경찰서는 지난 7월 장흥군의회 의장 선거에서 동료 의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금품을 건넨 혐의로 김모 의원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하고 의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따라서 지난 7월 치러진 전남 서남부 시군 의회 가운데 장흥, 무안, 함평군의회에서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의원이 7명에 이르게 됐다.

인근 의회도 금품수수설 끊이지 않아

이밖에도 지난 8월 중순 S군의회 의장단 선거 금품수수 주장 등 해당 자치단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 의장단 선출비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수사기관에서는 구체적인 물증이나 정황, 제보자 등을 확보하지 못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지는 못했다.

이처럼 뇌물수수 혐의로 줄줄이 사법 처리되자 기초의원들의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지역 농민회 등 사회단체에서는 “지역의 봉사자로 선택해 준 주민 기대를 배신하는 행위”라며 군의회의 자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후보 등록 절차가 없을 뿐 아니라 전체 의원이 후보가 되는 지금의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후보등록과 정견발표를 거치는 등 지방자치법과 관련 규정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동료의원들간 담합과 매수행위 등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