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 단독상정에 반발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15일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김희선 위원장과 권영세 한나라당 간사가 회의진행 문제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남경필 "어딜 도망가나"... 김희선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나"
개정안에 찬성하는 고진화 의원을 제외한 한나라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위원장실을 항의방문, 김희선 위원장을 상대로 의사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엄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남경필 의원은 "17대 최초의 날치기를 김희선 위원장의 이름으로 역사에 남기겠다는 것인가"라고 핏대를 올렸고, 김희선 위원장은 "날치기 위원장이 되었든, 역사적 책임을 지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대화가 격해지면서 김 위원장은 "막으시라,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고, 남 의원은 "어딜 도망가시냐"고 제지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냐"며 "나쁜 짓 한 게 없는데 무슨 도망인가"라고 흥분했다.
김희선 "협의가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럼 책임지는 위치의 위원장이 어떻게 해야 하나."
남경필 "17대 첫 날치기 위원장이 되겠다는 건가."
김희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결정 시점이 있는 것 아닌가."
남경필 "23일(본회의 상정)이라고 날짜를 박는 법이 어딨나."
김희선 "내 입으로 그렇게 말한 적 없다."
남경필 "그럼 노통(노무현 대통령)이 정했나. (강행 처리하면) 정식으로 문제삼겠다."
김희선 "어떤 책임이든 지겠다."
남경필 "어떻게 지겠나."
김희선 "내가 여당 의원이다. 여당 의원으로서 질 수 있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
한나라당은 현재 재계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의사일정을 문제삼고 있다. 간사간 합의를 거치지 않고 위원장 직권으로 회의를 소집했다는 것. 한나라당은 최종 법안심사소위에도 불참했다. 한나라당이 '날치기'라고 주장하는 근거다.
여기에 열린우리당은 정부법안이 제출된지 80여 일이 지났고, 또 지난 16대 때 다수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반대로 고배를 마셨던 터라 더 이상의 협의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청회 개최 주장은 '지연작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나라당의 국회법 절차를 어겼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은 "의사일정 협의가 안될 때에는 의장이 결정할 수 있다"(국회법 76조 3항과 71조 준용 규정)는 점을 들어 합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30분 넘게 계속된 한나라당 의원들의 위원장실 '점거농성'에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의원들은 16일 전체회의 일정을 취소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김희선 위원장은 "간사 협의를 해라,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