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대통령은 정신을 차리고..."
김용갑 의원, 국회발언 도중 쓰러져

[현장속보] 119 구조대에 실려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져

등록 2004.09.23 17:50수정 2004.09.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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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 이한기 박형숙 김태형 기자
- 사진 : 이종호 기자
- 동영상 : 김윤상 기자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23일 오후 5시46분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가보안법을 지켜야 한다"며 5분 발언을 하던 도중 단상에서 쓰러졌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23일 오후 5시46분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가보안법을 지켜야 한다"며 5분 발언을 하던 도중 단상에서 쓰러졌다.이종호

[3신 : 23일 저녁 8시50분]

박근혜 대표, 신촌 세브란스 응급실 찾아와 위로


김용갑 의원은 국회에서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안정을 되찾았다. 김 의원은 쓰러질 당시 혈압이 190까지 올라가는 등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현재는 혈압이 160으로 내려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응급실에 도착한 김 의원은 "부끄럽다, 괜찮으니까 너무 염려하지 말라"며 주위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응급실에는 박근혜 대표가 들러 김용갑 의원을 위로하고 대구로 향했으며 이재오 의원 등과 당직자들이 김 의원 곁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 의원은 MRI 촬영을 마친 후 이 병원의 별관 705호에 입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자세한 것은 촬영 결과를 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하루 정도 쉬면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갑 의원이 쓰러지자, 국회 직원과 동료의원들이 부축하고 있다.
김용갑 의원이 쓰러지자, 국회 직원과 동료의원들이 부축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23일 저녁 7시10분]

의식은 잃지 않아... 하루 정도 휴식 필요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무실로 긴급히 옮겨진 김용갑 의원은 의식을 잃지 않았고, 5분 발언을 통해 할 말을 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배 의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짧게 말했다.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동료 의원인 정의화·안명옥 의원도 의무실로 들어가 김 의원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이밖에도 안택수·송영선·이혜훈·고흥길·고진화 의원 등도 의무실로 찾아왔다.

정의화 의원은 기자들에게 "(김 의원의) 혈압은 180-110에서 170-100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고혈압성 뇌증으로 보이는데, 이는 급격한 충격과 흥분으로 인해 혈류가 뇌에 쏠려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고혈압성 내증'은 순간적으로 혈압이 상승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김 의원은 내출혈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국회 의무실에서 잠시 응급치료를 받던 김 의원은 본인의 주치의 김원호 박사가 있는 연대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사 출신 의원들에 말에 따르면, 김 의원은 병원에서 하루 정도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나면 집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넥타이를 풀어 상의 단추가 풀려진 상태에서 맨발 상태로 후송됐다.

고진화 의원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의원총회 분위기를 전하며 "그 때부터 흥분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의총에서 김용갑 의원은 5분 발언 기회를 달라고 따져 물었고, 애초 발언자였던 김기현 의원 대신 교체돼 이날 본회의장 단상에 선 것이다.

한편, 김 의원은 의무실에 머무는 동안 걸려온 부인의 전화를 받고는 "걱정 마라, 괜찮다"고 말했다고 이정현 부대변인이 전했다. 현재 김 의원의 부인도 뇌졸중으로 오랫동안 투병중이서 김 의원은 가급적 저녁 약속을 만들지 않고, 일찍 귀가해 부인을 돌보는 애처가로 소문나 있다.

김용갑 의원이 국회 직원과 동료의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의무실로 가고 있다.
김용갑 의원이 국회 직원과 동료의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의무실로 가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대체 : 23일 오후 6시19분]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23일 오후 5시46분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한다'는 요지의 5분 발언을 하던 도중 정신을 잃고 단상에서 쓰러졌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 경위들의 부축을 받고 국회 의무실로 옮겨진 후 저녁 6시15분께 119 구조대의 앰뷸런스를 타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을 통해 "(우리나라)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국가보안법은 지켜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누가 뭐라고 해도 김정일만 도와주는 것이다, 북한은 핵 개발 이어 노동호 미사일을 발사한다는데 우리는 국가보안법을 없애려 한다"며 "제발 대통령과 여당은 정신을 차리고…"라고 말한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단상에 서자마자 지난번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피켓시위용으로 썼던 '국가보안법 결사반대'라고 쓰여진 종이 플래카드를 단상에 붙이고 연설을 하려 했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김덕규 국회부의장이 "본회의장 안에서 자료 제시를 한 적은 있어도 플래카드를 만들어서 붙이는 일이 없었다"며 떼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김 의원은 플래카드를 떼고 발언을 시작했다.

다음은 김 의원의 5분 발언 요지다.

"국가보안법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체제를 지키려는 법이다. (국가보안법을) 칼집에 넣어서 박물관에 넣자?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발언이다. (국보법이) 잘못된 점도 있었지만 개정된 현재 국보법은 악법이 아니고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린 순수 보안 법률이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5분 발언을 하던 도중 단상에서 쓰러져 의무실로 옮겨지고 있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5분 발언을 하던 도중 단상에서 쓰러져 의무실로 옮겨지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보안법 폐지냐. 국민 80% 이상이 (국보법 폐지에) 반대한다. 그런데도 (국보법을) 악착같이 없애려는 사람들 누구냐? 김정일은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 우리나라 친북·좌파 인사들이 앵무새처럼 (국보법 폐지를) 반복하고 있다. 나라꼴이 이것이 뭐냐. 국민들 대부분은 국가보안법과 상관없다. (국보법을 폐지하면) 행복해 할 사람은 북한을 동경하고 찬양하는 극소수다. 이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폐지할 수는 없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간첩 잡기가 힘든데, 대체입법, 형법보완을 하면 허수아비법이 될 것이다. 국보법 폐지 논의 자체를 칼집 넣어서 창고에 처박아둬야 한다. '정부참칭' 조항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헌법정신에 따른 것이다. 국보법은 명백한 위협세력인 북한에 대한 대응수단이다.

'정부참칭' 조항을 없애면 국보법 폐지나 마찬가지다. (국보법) 명칭을 없애려는 시도도 안보의 상징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을 파란색에서 노란색으로 바꾸더니 빨간색으로 물들이려고 하는데 한탄한다.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보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김정일만 도와주는 것이다. (북한이) 핵 개발에 이어 노동호 미사일 발사한다는데 우리는 국보법을 없애려 한다. 제발 대통령과 여당은 정신을 차리고…."


김용갑 의원이 119구급대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지며 이재오 의원의 손을 꼭 잡고 있다.
김용갑 의원이 119구급대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지며 이재오 의원의 손을 꼭 잡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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