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후폭풍...분당도 찬바람

이용업소·유흥주점 사실상 개점 휴업...매출 급감에 일부 업소는 폐업하기도

등록 2004.10.12 20:08수정 2004.10.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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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이용원을 중심으로 후폭풍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성남 분당 백궁지구에서 임시휴업한 한 이용원.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이용원을 중심으로 후폭풍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성남 분당 백궁지구에서 임시휴업한 한 이용원. ⓒ 이종구

경찰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시사하며 도입한 9·23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성남 분당지역 역시 매서운 한파가 한바탕 소용돌이치고 있다.

단속 대상에 포함된 이용원과 단란주점, 그리고 안마시술소 등 관련 업종들은 몸을 낮춘 채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일부 업소들은 임시휴업에 들어갔거나 아예 가게를 내놓은 곳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성매매 개연성이 높은 업소들은 모두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며 “수 차례에 걸친 특별단속을 통해 몇 군데 위반업소를 적발,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정식수사결과를 10월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제한 후 그 사이 불시단속을 벌일 방침이라고 강력한 단속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따라 분당지역 유흥 및 이용업소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거나 업종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등 단속 후폭풍에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다.

이용업소 분당지부 관계자는 “그야말로 철퇴”라며 “대부분의 업소에서 못살겠다는 아우성을 늘어놓고 있는 실정이고, 일부 업소들은 아예 문을 닫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분당 백궁지구에서 이용원을 운영 중인 A씨는 “가뜩이나 장사가 안됐는데, 특별법 시행이후에는 그나마 매출이 절반 이상 더 떨어졌다”며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수천명인데 이들을 다 굶겨 죽이려 한다”고 현재 심정을 털어놨다.


분당 서현동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B씨도 “이렇게 힘든 경우는 없었다”며 “손님들이 발길을 뚝 끊어 문만 열어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분당구와 분당보건소 등에 따르면 현재 분당지역에서 여성 종업원을 고용, 영업을 벌이고 있는 안마시술소와 이용원, 단란주점 등과 같은 업소들은 총 250여곳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업소들은 속칭 집장촌과 함께 ‘성매매 처벌 강화’와 ‘성매매 피해여성의 인권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정부당국의 단속대상에 포함, 찬바람을 맞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업소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수록 속칭 ‘노래빠’ 등 변종 영업이 더욱 기승을 부릴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용원 운영자인 A씨는 “업소 종사자들이 빠른 속도로 출장안마 같은 업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정부의 단속이 성매매를 근절시키기보다는 더욱 음성적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임시처방적인 단속이야말로 성매매 근절이라는 실효보다는 더욱 음성적이고 변종적인 성매매를 양산시킬 공산이 큰 만큼 경찰과 정부당국의 단속의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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