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갈옷을 물들일 때 쓰는 떫은 푸른 감, 아삭한 맛과 단 맛을 간직한 딱딱한 단감, 치아가 없는 노인들도 부담 없이 후루룩 먹을 수 있는 홍시, 겨울철 별미 쫀득쫀득 곶감으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는 감은 참 다양하게 사용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감을 너무 좋아해서 먹고 싶은 대로 먹다 보면 변비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땅콩 같은 것을 먹어서 다스립니다. 설사가 날 때에는 감, 변비일 때는 콩 종류를 많이 먹으면 다스려진다고 합니다.
감은 호랑이보다도, 일본 순사들보다도 더 힘이 세죠.
아이들을 달랠 때 '호랑이가 온다거나. 순사가 잡으러 온다거나'하는 공포심을 심어주는 말보다도 '곶감 줄게 울지 마라'는 말이 훨씬 더 따스한 말이겠지요. 요즘 아이들이야 호랑이나, 순사, 곶감으로 달랠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가다'의 명사형이 '감'입니다.
우리네 삶도 오고 가는 것이니 어쩌면 감은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우리의 세상살이를 굽어보며 그 세상살이 맛을 담아 떫은 맛, 단 맛을 모두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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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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