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85

숨겨진 비밀 (3)

등록 2004.10.25 13:54수정 2004.10.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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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이만하길 천만다행이군. 쯧쯧! 교토삼굴은 아무나 하는 것인지 알았어? 토끼가 아무리 교활하다 한들 여우만 못 하다는 걸 잊지 말았어야지.”

“저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너도 그렇다. 이 아이가 그렇게 되도록 보고만 있었다니… 하마터면 죽을 뻔하였다. 그동안 쌓은 신임이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할 일은 했어야지. 안 그래?”
“예에…?”


나이는 분명 무언공자가 많다. 하지만 자신은 엄연히 무천의방의 방주이다. 그렇다면 예의를 갖추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공자는 아랫사람 대하듯 하대하고 있었다. 하여 어이가 없었기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무림천자성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의 삼 푼만 감출 것이 아니라 삼 할은 감출 능력이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언제, 누가, 어떤 방법으로 깔아뭉갤지 모르거든.”
“……?”

“그나저나 이 녀석은 언제쯤 추스르고 일어날 수 있지?”
“저어, 공자께서 성주님의 자제이신 것은 알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하시는 것 아닙니까?”

계속된 노골적인 하대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 소화타는 눈을 똑바로 뜨고 무언공자를 노려보았다.


“뭐? 뭐가 너무한데?”
“뭐라니요? 말꼬리가 조금 짧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허어! 이 녀석 보게. 너, 내가 누군지 모르지?”
“너라니요? 아무리 성주님의 자제이시지만 너무하시는 것 아닙니까? 소생, 명색이 무천의방의 방주입니다. 말씀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아시겠습니까?”


“무어라? 호오! 이런 맹랑한 녀석이 있나? 이놈!”
“뭐라고요? 이놈이라니요? 이것 보십시오. 소생 분명히 무천의방의 방주라고 신분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놈이라니요?”

“그으래? 무천의방의 방주한테 어떤 대접을 해야 하는데?”
“그야. 마땅히 서로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존대를…”

“존대라… 이놈! 넌, 삼촌이 조카에게 존대하는 것 보았느냐?”
“삼촌이라니요? 누가 누구의 삼촌인데요?”

“내가 네 녀석들의 삼촌이다. 네 모친과 내 누이는 시누이와 올케사이이기 이전에 의자매지간이야. 그러니 내가 네놈의 외삼촌이 되지. 이제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예에...? 그, 그게 무슨…?”

“하아, 나 참! 이 녀석 말귀 되게 어둡네. 내가 삼촌이라면 그냥 삼촌인줄 알아. 알았어?”
“……?”

장일정은 대꾸도 하지 못하고 눈만 굴리고 있었다.

너무도 황당하였기에 순간적으로 무엇을 어찌 물어야 할지 전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언공자는 분명 구부시의 아들이다. 이는 세 살 짜리 코흘리개도 아는 일이다. 그리고 이회옥의 모친인 곽영아는 외삼촌의 부인이니 자신에게 있어 외숙모가 된다.

따라서 무언공자가 이회옥의 외삼촌이 되려면 곽영아가 구부시의 딸이 되어야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녀석!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구나. 하긴 이해가 쉽지 않을 거야. 그건 그렇고 이 녀석 좀 빨리 일으킬 방법은 없냐?”
“그, 그건 왜…?”

“내가 이 녀석에게 용무가 있어. 그러니 어서 정신 차리게 조치 좀 취해봐라.”
“저어, 지금은 안 되는데요.”

“왜?”
“지금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억지로 깨우려면 그럴 수 는 있지만 그러면 시료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알았다. 그럼 언제쯤이면 깨어나겠느냐?”
“흐음! 아무리 적게 잡아도 아흐레는…”

“뭐라? 아흐레? 으음! 그때는 조금 늦는데… 좋아! 아흐레 후 밤에 오지. 만일 그 전에 의식을 회복하면 즉각 연통을 넣도록!”

말을 마친 무언공자가 신형을 돌려 나가려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멈췄다.

“아참! 녀석이 깨어나거든 걱정하지 말라고 해라. 네 녀석들의 모친은 내가 안전한 곳으로 빼돌렸으니. 알겠지?”
“예? 그게 무슨… 어머니를 어디로… 치잇! 가버렸네.”

모친에 대해 물으려던 장일정은 입을 다물어야 하였다. 말을 다 꺼내기도 전에 무언공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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