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홍어를 놓고 설명듣고 취재 당하고...홍좋사모공동취재단
신혼여행 때 비행기를 한번 타보지 못하면 기약할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마는가. 혼례를 올리고 전라남북도 답사여행을 후배 녀석이 승용차를 몰아 이레 동안 다녀왔다.
비행기를 타는 기분은 어떨까? 큰 애와 아내는 지방에 내려가 있는 나를 만나러 올 때 국내선을 타보았지만 나는 아직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촌놈이다. 그래서 뱃길을 따라 다도해로 가는데도 설레는가.
2002년 홍어 글 하나 썼다가 홍어 대장이 되어버린 내 인생사가 즐겁다. 뜻하지 않은 영광이다. 뭐 하나 손대면 기자들을 줄줄이 달고 다니는 터에 늘 주변 사람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때론 귀찮다고 한다. 단출한 모임이나 여행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하루하루 살기도 정신없는데 쉬고자할 때도 카메라가 돌아가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을 게다.
섬 여행은 작년 4월에 다녀왔으니 이번이 두 번째다. 어느덧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훌쩍 회원이 늘어 2천명이 넘었다. 그 중 몇 명만을 골랐다. 조촐히 다녀오자는 심사다. 각자 회비로는 부족해 홍어책 발간을 위해 모아둔 돈을 1인당 5만원씩 지불하였다.
이번 여행은 남다른 계획이 있었다. 홍도 유람에 홍어잡이 배를 직접 타서 파닥거리는 홍어를 가까이서 볼 기회를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출발하기 전날 쉬 잠이 오지 않았다. 전화가 걸려왔다.
“야심한 시각에 웬일이세요?”
“고량주 갖고 갈 겁니까?”
“주시면 감사히 먹겠습니다.”
“근데 이 늦은 시각에 구리에서 안암동에 오실 거예요?”
“차로 가면 금방인데 뭘….”
밤 11시가 넘어서 고량주를 건네주러 오는 회원이 있어 행복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도 아이들 깨워 밥 한술 뜨고 나니 약속 시간에 대기가 촉박했다.
연세대 정문에서 20여분 늦게 발효식품 다큐멘터리 방송 제작 차량과 내 차에 나눠 타고 흑산도, 홍도를 향해 출발하였다. 홍어배를 탄다고 하니 다들 중무장을 한 상태다. 한 분은 대전에서, 다른 분은 광주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미리 가 있겠지.